알렛츠 ALLETS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말런 브랜도는 영화 <대부>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상을 받으러 무대로 올라간 사람은 그가 아닌 원주민 옷을 입은 한 인디언 공주였다. 사친 리틀페더라는 이름의 이 여성 행동가는 “그는 이 상을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가 미국 원주민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이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야유가 동시에 나왔고, 시간이 흐른 후에도 말런 브랜도는 이때 수상을 거부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러한 견해를 표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 더욱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

이처럼 수상을 통해 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준 할리우드 스타들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영화 <보이후드>의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상 깊은 수상 연설을 남겼다. 주인공 소년의 어머니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퀘트는 수상 소감이 길게 적힌 종이를 들고 무대에 섰다.

아퀘트는 수상소감의 끝 무렵에 '여성'과 '미국 시민'들을 지목하며 "아이를 낳은 모든 여성 여러분, 이 나라에 세금을 내는 모든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워 왔습니다. 이제는 미국에서 평등 임금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라고 소감을 말했고 이에 장내가 환호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메릴 스트립은 기립해 발을 구르고 환호성을 지르는 등 절대적인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산드라 오는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 드라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시아계 여배우로서는 무려 38년 만에 이룬 쾌거이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산드라 오는 한국말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산드라 오는 이날 베벌리 힐스에서 미국 배우 앤디 샘버그와 공동 사회를 봄으로써 미국의 메이저 시상식에서 최초의 아시안 사회자가 되었다. 이에 산드라 오는 “나는 이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여기에 있고 싶었다. 내년에는 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은 현실이다”라며 아시아인으로서 할리우드의 중심에 서기까지 결코 깨뜨리기 어려운 장벽을 깨뜨렸음을 알리는 소감을 전했다.

이라크의 폭발물 제거반을 소재로 한 저예산 영화 <허트 로커>를 만든 캐서린 비글로우는 영화<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카메론을 제치고 감독상을 수상했다. 때는 2010년, 여성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때가 최초이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과거 “여성이 영화를 만드는 데 장애물이 있다면 나는 그걸 무시할 것입니다. 나는 내 성별을 바꿀 수 없고, 영화 만들기를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영화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영화에 반응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를 행동으로 증명해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지난 2002년, 74회 영화 <몬스터 볼>에서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인 할리 베리는 흑인 여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할리 베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예상치 못했다는 듯 눈물을 흘렸고, 이에 모든 관중들이 기립하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 더욱 감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수상 중 떨리는 목소리로 상을 받아야 마땅할 흑인 여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했다. 이어 그녀는 “이 순간은 제 자신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상을 모든 이름 없고 얼굴 없는 유색인종에게 바칩니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로 그동안 아카데미의 흑인 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