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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

조회수 2018. 7. 31.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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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정규 10집 발매
청춘·사랑·사회에 대한 자우림의 메시지
출처: 앨범 재킷

데뷔 21년, 가요계에 한 획을 그으며 '성인'이 된 완성형 밴드 자우림. 1997년 자줏빛 비가 내리기 시작한 숲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어느새 자연 그 자체가 됐고, 숲에서 울려 퍼지던 음악은 자연과 공생하는 인간의 감정을 매개체로 한 이야기가 됐다. 멜로디만 들어도 아는 히트곡 다수와 자신들의 소신이 담긴 음악을 적절히 섞어 12cm 크기의 CD로 탄생시켜온 그들은 지난 세월과 음악적 역량이 집약된 10번째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외모 말고는 변한 게 없어서 멤버의 존재가 곧 일상이고 삶이 됐다는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자 에너지로서 피보다 진한 자줏빛 전'우'애를 마음속에 키워오고 있다. 언제든 자신들의 음악이 도태되고 농밀한 사운드가 내는 쫀득한 힘을 잃는다면 해체하겠다는 말을 웃으며 던지는 멤버들이지만, 경솔함보다는 그만큼의 자신감과 그 이상의 진지함이 느껴졌다. 팀명과 앨범 명이 같은 10집은 이토록 단단한 자우림이 수없이 반복한 담금질을 통해 얻는 결과물이자 깊은 속 어딘가에서 힘겹게 꺼내놓은 진심일 것이다.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자우림'은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됐나.

김윤아

앨범 작업은 3단계 걸쳐 진행된다. 첫 번째로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혼이 빠지고 극도의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이 시기엔 압박과 불안감, 의심의 섞인 자기비하에 시달린다. 그러다 영혼이 탈탈 털려서 비로소 아무 생각 없는 단계에 다다르고 그때부터 기계적으로 몇 주를 보내고 나면 앨범이 완성된다. 마지막 단계는 자아도취다. 앨범이 완성된 후 세상에 공개되기 전까지 우리는 우리의 음악에 도취된다. 지금 우린 몹시 취해있다.

이선규

누군가 우리에게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해줄 때면 우리를 위한 듣기 좋은 말이라고 여겼던 때가 있다. 하지만 21년이 흐르며 정말 우리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고 믿게 됐다. 이 앨범이 그렇다. 그래서 앨범 명도 '자우림'이다.


Q. 자우림만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김윤아

우린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든 음악을 다시 거꾸로 돌려준다. 우리의 음악이 세상을 개혁할 수는 없지만, 세상을 비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작이 '뉴스'일 때가 많다. 우리에게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뉴스와 SNS는 인생의 낭비가 아닌 너무나 좋은 음악 소재다.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정규 앨범을 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선규

앨범을 만들면서 곡 순서를 정하는 즐거움이 크다. 그 순서가 큰 이야기를 만들고, 곡 사이 간격이 주는 우리의 호흡이 청자에게 다른 의미를 전달한다. 많은 이가 가수의 전곡을 듣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Q. 1번 트랙부터 '광견시대'라니 너무나도 강렬하다.

김진만

그렇게 느꼈다면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 거다. 1~3번 트랙을 연이어 듣고 나면 10번 트랙까지 멈출 수 없을 거다.

김윤아

2집의 '낙화' 5집 '광야' 9집 '디어마더'에 이어 이번엔 '광견시대'가 비슷한 맥락의 곡이다. 이 곡은 다른 사람을 짓밟고 승자가 되는 것을 부추기는 시스템이 팽배한 세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는 다들 삐뚤어진 분노에 짓눌려 타인을 먼저 밟지 않으면 밟힐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산다. 그러한 이야기를 시작부터 담아보고 싶었다.


Q. 홀수 앨범은 밝고, 짝수 앨범은 늘 어둡다는 의견이 있던데.

김진만 이선규

타이틀곡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모양새로 흘러왔다. 하지만 수록곡 모두를 듣는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우린 밝음과 어둠의 스펙트럼이 넓은 팀인 것 같다. 이번엔 밝음과 어둠의 균형을 맞춰 그 틈이 좁아진 느낌이다. 사운드 역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촘촘하게 응축돼 있다.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자우림이 변하지 않은 비결은.

이선규

우린 음악적 지향점을 가지고 만난 동료가 아니다. 친한 친구 사이로 좋은 음악을 하자고 모였기에 지금까지 한 번도 부딪히지 않았다. 외모 말고는 변한 게 없어 멤버들의 존재는 일상처럼 느껴진다.

김진만

언제 들어도 후회나 찝찝한 느낌이 없는 앨범을 만들고자 한다. 우린 매번 앨범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최대한 치밀하고 농축된 사운드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꽉 찬 사운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김윤아 이선규

자우림의 음악은 세 개의 시기로 나뉜다. 1~3집은 당시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들어보면 뭘 몰라서 만들 수 있던 음악이다. 4집부터는 밴드로서 할 수 있는 날 것의 사운드를 만들고자 했고, 이는 8집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시도가 9집에서 완성형으로 구현됐고, 9집을 토대로 조금 더 다양한 방향, 정제된 스튜디오 사운드, 음악적 장치가 더해지며 10집이 탄생했다. 만약 이후 앨범이 나온다면 10집을 토대로 더 농밀하고 계산된 사운드가 담길 것 같다.

김진만

늘 '전작보다 이번 앨범이 더 잘 나왔다'고 느끼니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11집을 냈는데 10집보다 낫다고 느낄 수 없다면 12집을 녹음하다 팀 해체를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하하하.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멤버별 최애곡은.

이선규

'슬리핑 뷰티'는 자우림이 아니면 누구도 못 할 것 같은 음악의 결정체다.

김진만

'있지'를 좋아한다. 처음 데모를 듣고 가슴이 축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김윤아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도태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만든 음악이 '아는 아이'다. 우리의 음악적 변화와 성장이 집대성된 곡이 아닐까 싶다.

출처: JTBC

Q. 자우림에게 '나는 가수다' '비긴어게인'의 의미는.

이선규

음악적 피로가 쌓이거나 나태해질 때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났다. '나가수'를 통해 우리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졌고, '비긴어게인'은 윤아가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을 위해 노래하게 된' 인상적인 계기가 됐다.

김윤아

자우림에 대한 기대나 고정관념이 없는, 우리를 전혀 모르는 이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은 굉장한 자유를 선물해줬다. 동시에 '삶에서 음악을 필요로 하는 건 국경을 떠나 모두 같구나'라는 것과 멤버들의 소중함을 크게 느꼈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우린 낯을 가리고 타인과 잘 친해지지 못한다. 날 무섭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번 방송을 보며 내가 친해지기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더라. 하하하.


Q. 자기 관리 능력이 대단하다.

김윤아

성별과 파트 나이를 떠나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목 관리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과음과 과로를 절대 안 하는 것, 기본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주 3~4회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하하하. 나는 괜찮은데 아무리 얘기해도 건강 검진을 받지 않는 형님들이 늘 걱정이다.


Q. 자우림 혹은 김윤아가 가진 보컬의 특별함.

김윤아

좋은 보컬엔 좋은 호흡과 발성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걸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까칠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내가 내는 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을까 평생을 고민하며 살고 있다.

출처: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Q. 김윤아의 남편 김형규가 자우림의 매니저로 일한다던데.

김진만 이선규

정말 좋은 사람인 데다 윤아의 내·외조를 완벽히 해주기에 늘 감사하고 있다.

김윤아

멤버를 만난 것처럼 내가 얻은 값진 삶의 동반자다. 다재다능한 사람이라서 많은 일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의 매니지먼트다. 음악 방송 출연도 그가 성사시켰다.


Q. 오랜만에 음악 방송 무대에 오른다.

이선규 자우림 김진만

장르와 연차, 나이를 떠나 후배 아이돌 가수를 보며 '나도 저 연차였을 때 저렇게 목숨 걸고 열심히 했었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곧 나 자신이 부끄럽고, 큰 자극을 받는다.


Q.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는지.

김윤아

밴드 새소년과 혁오, 선우정아와 옥상달빛을 사랑한다.


Q. 후배에게 조언한다면.

김윤아

'나나 잘하자'라고 다짐할 따름이다. 누구든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면 뭐든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긴다. 그럴 때 더더욱 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선배가 앞에 있으면 좋지 않겠나. 그러니 결국엔 '나나 잘하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다. 후배가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가수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7월 콘서트도 앞두고 있는데.

이선규

늘 하던 광란의 무대와 어둡고 축축 처지는 노래는 물론 '비긴어게인'에서 선보인 작은 무대 음악을 모두 담을 예정이다.


Q. 이번 앨범으로 팬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김윤아

팬들이 해주는 '음악을 듣는 동안 나를 잊을 수 있었다'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이번 앨범을 들으며 청자가 시공간을 떠나 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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