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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왜 깔별 스트랩 워치를 내놓았나

조회수 2018. 7. 18. 17: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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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십, 백, 천, 만···.’ 굳이 자릿수를 세어보지 않아도 ‘헉’ 소리 나는 가격을 자랑하는 콧대 높은 워치 메이킹 업계가 ‘시곗줄’을 파는 이유에 대하여.

출처: 에르메스

여심을 저격하라.


최근 몇 년간 바젤월드(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시계∙주얼리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여심을 사로잡으려는 움직임이다. 상대적으로 남성 제품이 주를 이루는 하이엔드 시계 시장에서 여성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는 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창립 이후 시계의 정확성과 기능성에 집중해온 콧대 높은 하우스가 색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뜻이니까. 시계업계는 단 0.1초의 시간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완벽성과 수천, 수백 개의 작은 부품이 인도하는 다양한 기능성으로 그 혁신의 세계를 펼쳐왔다. 이를테면 전 세계의 시간을 하나의 다이얼로 확인할 수 있는 월드 타임, 날짜 조정이 필요 없는 퍼페츄얼 캘린더, 벨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 기능 등이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시계를 작동시키는 심장, 즉 무브먼트다. 이 때문에 시계업계는 줄곧 무브먼트가 완벽해야 훌륭한 시계라고 믿으며 기술력 향상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진리처럼 여겨왔다.

출처: 에르메스, 샤넬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이 ‘실용성’과 ‘디자인’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는 시계 시장의 불경기를 보여줌과 동시에 시계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 2030여성들은 더 이상 시계를 예물로만 인식하지 않아요. ‘나에게 주는 선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죠.” “명품시계는 감성이 담긴 물건입니다.” 오메가의 CEO 레이날드 에슐리만의 말이다. 또한 그는 여성 전용 컬렉션 ‘트레저’를 출시하며 앞으로도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 설명했다. 에르메스, 샤넬 등의 명품 패션 브랜드 역시 이 흐름에 맞춰 자사 무브먼트를 개발하며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여성 시계의 강세는 특히 미학적인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스트랩’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경향이다. 신소재 개발에 힘쓰거나 더블 스트랩, 트리플 스트랩 등 감는 맛을 더해 손목 위 스타일링까지 고려하는 등 가죽 스트랩과 체인 브레이슬릿으로 이분화됐던 시곗줄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출처: 까르띠에, 오메가, 부쉐론

감는 맛, 스트랩의 무한 변주


바젤월드 2018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되었다. 착용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더해 교체 가능한 스트랩으로 그 트렌드를 발전시켜 이어 나가고 있다. 샤넬, 불가리, 예거 르쿨트르 등 많은 브랜드에서 교체 가능한 스트랩 워치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오메가는 바젤월드에 ‘나토 스트랩(군용 시계에서 유래한 패브릭 소재 스트랩)’을 위한 팝업 부티크를 열어 고객이 시계와 스트랩을 스스로 교체해볼 수 있는 디지털 플레이 시스템을 선보였다. 한편 까르띠에와 부쉐론을은 각각 스트랩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퀵스위치(QuickSwitch)’ 시스템과 ‘인비저블 클래스프(Invisible Clasp)’를 고안했다. 별다른 도구 없이 퀵 스위치를 누르거나 인비저블 클래스프에 스트랩을 밀어 넣기만 하면 된다.

출처: 티파니앤코, 쇼메, 불가리

가성비와 가심비 사이


재미있는 사실은 스트랩 트렌드에 열을 올리는 건 비단 시계업계뿐만이 아니라는 것. (가방의 필수적인 부속품인 스트랩을 하나의 독립적인 액세서리로 탈바꿈시킨 백 스트랩 열풍처럼!) 이처럼 워치 메이킹 업계가 경쟁적으로 스트랩 판매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스트랩은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구매 동기를 제공한다. 크게 두 가지 소비 맥락이 결합되어 있는데, 그중 첫째는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타임피스의 특성상 인생의 동반자처럼 평생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스트랩을 교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하나의 다이얼을 다양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니 매력적일 수밖에! 두 번째는 D.I.Y를 통해 탄생한 단 하나뿐인 타임피스라는 희소성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유구한 역사, 자부심 넘치는 장인 정신을 뒤로하고 개인의 취향대로 변형할 수 있게 했다. 스트랩의 스티치 간격 하나 섣불리 결정하지 않을 콧대 높은 워치 메이킹 업계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은 실로 놀랍다.

출처: ALL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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