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온 비결? 바로 열등감"

조회수 2021. 4. 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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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화의 셀프브랜딩

어떤 열등감 때문에 성공한 것 같으세요?

지인들과 즐거운 모임을 가졌던 날, 누구나 부러워하는 글로벌 회사의 최고 임원에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임원은 아주 솔직하고 담담하게 열등감에 대해 고백했다.

"딸만 넷인 집의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던데 저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였어요. 다른 자매들과 외모가 아주 달라서 집에 온 손님들은 저만 빼고 용돈을 주시곤 하셨거든요. 놀러온 앤 줄 알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항상 부모님의 관심을 끌려고 했고, 가장 말 잘 듣는 딸이 되어 존재를 증명하려 했어요."

그는 "열등감은 직장생활에도 고스란히 연결됐다"며 "상사와 조직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빨라졌고,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헤아리고 지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열등감이 결국 자신감이 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협조하고 그들을 잘 따르고 섬기는 모습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거든요. 이 나이까지 일할 수 있게 해줬고, 제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열등감과 성공은 마치 샴쌍둥이 같은 존재다. 극복하고 싶은 것, 증명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사람은 더 구체적이고 집요해진다. 상실감과 열망이 속도를 더할 수 있게 도와주고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열등감과 자신감도 모습은 다르지만 뿌리는 같다. 무섭고 독재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그의 모습이 부끄러워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됐다면, 이는 그 사람의 장점이자 자신감이 된다.

열등감을 자신감으로

대학에서 불어불문을 전공하고 미국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나는, 학부 전공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영어 실력도 부족해 헉헉거리며 수업만 겨우 따라가던 처지라 더욱 그랬다. 어느 날, 학기 말 시험지가 뜻밖의 결과를 받게 되었다. 교수님은 내 답안지가 경영학을 전공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담고 있다며 "문학을 전공해 관점이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늘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동트기 전 가장 어두웠던 하늘이 말갛게 새벽 기운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뒷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았다. 몇 가지 귀중한, 평생 잊을 수 없는 깨달음인 열등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충격이었다.

이 열등감은 그동안 얼마나 무겁게 나를 짓누르고 있었던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데, 나만 과장해 혼자 끙끙거리며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무게는 얼마나 주관적이고 근거 없는 막연함이었던가. 더 중요한 건, 이 열등감이 내게 베풀어준 은혜다. 수많은 밤을 꼬박 새며 교과서를 달달 외워대던 그 가열참의 동력이 바로 이 열등감이라는 녀석이었음을 인정하게 됐다.

그리고 감사했다. 교수님이 알아봐준 그 순간은, 비전공자의 열등감이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마케터라는 자신감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첫 순간이었다. 나만의 차별성, 나만의 다름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열등감이 있었기에 남들과 다를 수 있었고, 차별적일 수 있었다.

열등감을 인정하는 마음

열등감을 인정하자. 숨기거나 외면하지 말고 나 자신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들여다 보자. 그리고 그 감정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그것이 있어 사람들은 더 애타게 나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걸음 더 옮겨, 적극적으로 브랜딩해라. 열등감에 이름을 붙이고 역할도 주고, 그것 때문에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알려라. 어쩌면 그 열등감 때문에 오늘날 내가 돈 벌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감사할 일이다.

결핍을 알았기에 나아지고 싶어 노력했던 결과가 오늘이므로, 그 열등감은 어쩌면 고마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오랫동안 당신을 괴롭혀온 열등감은 자신감, 나만의 차별성이라는 모습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정리 서정윤 ㅣ 디자인 김경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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