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진이형 다음은 용진이형?..기업이 스포츠에 뛰어든 이유

조회수 2021. 2. 6. 1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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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닷컴

'용진이 형'도 구단주가 됐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달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352억 원에 인수했다. 이전까지 신세계는 여자 축구 이외에는 따로 후원하는 스포츠팀이 없었다.

2010년 이후 스포츠 구단을 인수하거나 스폰서십 체결에 뛰어든 기업은 여러 건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9년 K리그의 대표적인 시민구단인 대전 시티즌을 인수했다. 2013년도에는 우리카드가 V-리그의 드림식스 구단의 새 주인이 됐다. 대한축구협회의 14개 후원사는 매년 8억 원의 후원금을 내면서도 스폰서를 포기하지 않는다. 기업은 왜 이토록 꾸준히, 스포츠를 향한 열망을 보이는 것일까.

스포츠 스폰서십의 성공 방정식

​1998년 박세리 선수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라운딩 내내 삼성 로고가 새겨진 골프 웨어와 함께였다. 당시 대회를 중계한 CBS의 광고 단가는 30초 당 약 40만 달러였다. 삼성은 전체 중계 시간의 6%인 1시간 정도 박세리의 경기모습이 비쳤다고 추정했고 그에 따르면 광고 효과는 약 4800만 달러다. 이외에 CNN, ABC 등 다른 방송 채널과 인터넷 신문들을 포함하면 무려 1억 5000만 달러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출처: 동아닷컴

스포츠 스폰서십은 스포츠 단체, 팀, 선수 외에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대회 후원도 해당한다. 1999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월드컵 본선 64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200개 이상 나라에서 누적 시청자 600억 명 이상에게 브랜드를 노출한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는 프랑스 축구 영웅 티에리 앙리, 독일의 축구 스타 포돌스키가 자신이 겪은 월드컵을 회상하는 장면이 현대차 로고와 함께 전세계로 방송됐다.

당초 미국에 포니 브랜드로 첫선을 보였을 때는 '싸구려' 이미지였던 현대차는 월드컵 마케팅 덕분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다. 코카콜라, 아디다스, 비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들과 함께 FIFA 월드컵의 후원사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매 월드컵마다 세계에 H를 각인시킨 덕분이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2007년 삼성 수퍼컵 대회 중 아일랜드 데니스 린치 선수의 장애물 경기 장면

1997년부터 10년 간 국제승마연맹(FEI)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삼성은 물품 후원을 넘어 적극적 스폰서십을 보여줬다. 승마대회 고급화를 위해 각 대회의 우승 상금을 기존의 2~3배로 올리고, 최상위 8개국을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등 직접 혁신을 주도했다. 그 결과 대회 인지도는 56% 향상됐다. 삼성은 총 스폰서십 비용의 6.1배에 이르는 TV 노출 효과를 거뒀고, 개최 국가에서 제품의 연 매출액은 평균 약 200% 늘었다.

강력한 브랜드 노출 넘어
사회적 메시지까지

​스포츠 스폰서십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스포츠는 감성적 요소, 이벤트의 고객 접점성 등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의 필요조건을 모두 가진다. 게다가 팬들은 경기 승패와 무관하게 항상 자신의 팀을 응원하며, 좋아하는 팀이 바뀌는 경우도 거의 없다. 높은 고객 충성도를 통해 매출 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뿐더러 내부 고객을 통합하는 효과도 얻는다. 기업들은 스포츠 스폰서십을 통해 강력하게 브랜드를 노출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신세계가 새로 인수한 야구단 이름에 'SSG'를 붙일 것이라고 전망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마트나 신세계보다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SSG를 홍보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스포츠 구단의 경기 내용이 뉴스를 통해 전달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브랜드는 자연스레 노출되지만 사람들은 딱히 광고라고 느끼지 않는다.

출처: 동아닷컴
(왼) 현대·기아차의 아프리카 어린이 축구공 전달 (오) 삼성전자의 중남미 유소년 스포츠대회 후원

나아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넘어 기업 메시지와 가치를 전할 수도 있다. 2014년 현대·기아자동차는 브라질 주요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2년간 브라질 어린이들에게 축구공 100만 개를 기부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부터 제품과 브랜드 노출을 넘어 '축구공 전달'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다. 어린이들의 희망을 키우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전하고, 기업의 책임감 있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제일기획 또한 2014년 인터뷰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유소년(미래 고객), 다문화 수용(포용성), 교감(사회 연대감 형성)을 강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 팀 후원에서 점점 사회공헌 메시지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옮겨간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한 결정이 스포츠 스폰서십의 핵심
명암은 구분해야

​스포츠 스폰서 유치에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이해와 결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현대자동차는 FIFA 월드컵 후원사 유치 협상이 진행되던 1998년 전체 광고 예산 2억∼3억 달러 가운데 5000만 달러를 스폰서 대가(Fee)로 과감히 투자한 경영진의 결단이 있었기에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출처: 기아

낮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고전하고 있던 기아자동차는 금강기획이 호주오픈 테니스 메인 스폰서 유치를 제시하자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결국 이미지 변신 효과를 얻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FIFA 후원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금강기획의 제안을 과감히 받아들여 매년 10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따내고 있다.

단, 스포츠 스폰서십이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오스트리아 세베스크 성 대학교 라인하르트 교수 연구진은 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스폰서 기업에 대해선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라이벌 팀의 스폰서 기업에 대해선 더욱 부정적 태도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팬심이라고 하는 일체감이 라이벌 팀에 대한 적대감으로 연결되고, 이런 적대감이 라이벌의 스폰서 기업까지 전이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2010년 단국대 전종우 교수, 이서용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다른 구단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특정 구단의 후원 기업 제품 구매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팀이 아니라 스포츠 경기나 리그를 후원하거나, 또는 각 종목에 한 팀 등의 방법으로 여러 팀을 후원하면서 특정 팀에 대한 후원 효과를 완화할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점이다.

제작 조지윤 김재형 ㅣ 디자인 김경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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