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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도박빚에 허덕이던 그가 '라스베이거스 황제'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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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미술품 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어떤 투자자들은 단순히 차익을 넘어 그 이상의 성과를 이뤄내기도 한다. 구매한 작품을 비즈니스에 접목해 투자적 가치를 극대화하거나,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모색해 경험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 한가운데 '공간'이라는 매개체가 존재한다.

'라스베이거스 황제'가 된 슈퍼 컬렉터

데일 치훌리의 <Fiori di Como>로 장식된 벨라지오 호텔 (출처: dailymail.uk, 필자 제공)

잠들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 화려하기는 하지만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이 도시가 세계를 사로잡은 비결은 스티브 윈의 아트 마케팅 덕분이다.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하고도 아버지의 도박 빚 때문에 게임장 사업을 물려받아야 했던 그는 1970년대 후반 카지노 사업에 진출하며 라스베이거스를 주도하는 거물로 떠올랐다.

특급 호텔과 화려한 쇼로 사람들을 물러모은 그가 1998년 세 번째 호텔을 준비하며 선택한 전략은 바로 예술품을 통한 명품화였다. 윈은 새롭게 오픈하는 벨라지오 호텔에 아트 갤러리를 만들고 고흐·마티스·세잔·모네 등 이름만으로도 이슈가 되는 미술품을 구입해 전시했다. 전시 가이드도 직접 녹음했고, 호텔 홍보도 작품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

"르누아르, 세잔, 모네가 찾아옵니다. 특별 손님은 마티스와 피카소!" 총 3억 달러 상당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벨라지오 호텔은 세계 최고의 명품 호텔 이미지를 굳히며 가족 단위의 손님까지 사로잡았다. 라스베이거스의 이미지도 '고급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왼쪽) 스티브 윈의 가장 유명한 소장품, 피카소의 <꿈(Le Rêve)> (출처: National Sleep Foundation, 필자 제공)

(오른쪽) 윈 호텔의 <Le Rêve Show> (출처: Las Vegas Review-Journa, 필자 제공l)

2002년 오픈한 윈 호텔의 '르 레브 쇼(Le Rêve Show)'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늘날 라스베이거스 3대 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공연은, 윈의 컬렉션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피카소의 '꿈'을 모티프로 한다. 199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800만 달러에 구매한 '꿈'으로 한차례 홍보 효과를 누렸고, 호텔의 시그니처 공연을 탄생시켰으며 지난 2013년에는 헤지펀드 거물인 스티브 코언에게 1억 5500만 달러(약 1711억 2000만 원)에 작품을 되팔았다. 윈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거래였던 셈이다.

그러나 아트 비즈니스로 '라스베이거스의 황제'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하던 윈은 지난 2018년 성추문에 휘말려 모든 자리에서 사임했다. 아름다운 작품들로 운영했던 비즈니스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세계적 갤러리가 된 '같이의 가치'

예술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가봐야 한다고 손꼽히는 뉴욕 현대미술관과 로스코 채플은 모두 컬렉터 부부로부터 탄생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을 설립한 건 록펠러 2세 부부다. 미국의 컬렉터들과 미술관이 고전 회화에 집중하던 1920년대, 애비 록펠러는 현대미술의 가치에 주목했다. 조지아 오키프 등 젊은 미술 작가의 작품과 유럽 모더니즘 작품을 수집하던 그녀는 뉴욕에도 현대미술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컬렉터 친구 두 명과 직접 미술관 설립을 추진했다. 그 신념에 남편인 록펠러 2세가 건물 부지와 지원금을 투자한 결과가 바로 뉴욕 현대미술관이다.

개관하자마자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뉴욕 현대미술관은 현재 15만 점 이상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만 16세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뉴욕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 지금까지 매년 300만 명 이상이 풍요로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게 된 것 모두 록펠러의 신념 덕분이다.

(왼쪽) 록펠러 2세 부부가 설립한 뉴욕 현대미술관 (출처: ArtNexus, 필자 제공)

(오른쪽) 드 메닐 부부가 설립한 로스코 채플 (출처: Designboom, 필자 제공)

생애 꼭 방문해야 할 가장 평화롭고 신성한 장소로 평가받는 로스코 채플이 움튼 계기는 1968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피살 사건이다. 흑인 지도자를 후원하고 빈민 구제에 힘쓰던 존 드 메닐과 도미니크 드 메닐 부부는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짓기로 결심했다.

명상의 통로로 미술품을 선택한 드 메닐 부부는 처음에는 채플을 크고 화려하게 지을 예정이었으나, 화가 마크 로스코에게 작품을 요청하며 생각을 바꿨다. 로스코는 작품이 전달하는 근원적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원했다. 부부는 이를 받아들여 창문이나 종교적 상징물 하나 없이 오직 마크 로스코의 작품으로만 채워진 예배당으로 방향을 변경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로스코가 개관을 1년 앞두고 목숨을 끊자 헌정의 의미로 채플에 그의 이름까지 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로스코 채플은 매년 전 세계에서 10만 명 이상이 찾아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공간이 됐다.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들의 강연이 열리기도 한다.

새로운 시대, 진화하는 미술 투자

이 밖에도 수익성에 주목해 데미안 허스트·제프 쿤스 등 화제작만 구매하는 '헤지펀드 거물' 스티브 코언, 예술 그 자체의 의미에 주목하며 아티스트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프라다 재단 등 수많은 비즈니스맨과 기업이 미술투자를 통해 저마다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처럼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이상, 투자를 통한 가치 추구는커녕 미술시장에 뛰어드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 '가치 소비'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미술시장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분할소유권을 통해 누구나 블루칩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테사TESSA는 사용자들에게 경험적 가치를 제공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재 작품을 모티브로 한 테템을 제작하고 있으며, 소장 작품이 전시된 전용 공간도 오픈할 예정이다. 하나를 소비하더라도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MZ세대가 투자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만큼, 앞으로 투자적 가치와 경험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투자적 환경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참고 자료

이영란, <슈퍼 컬렉터>, 2019, 학고재

<라스베이거스를 개조한 ‘카지노 전설’… 스티브 윈>, 프레시안 뉴스

<위대한 아트 컬렉션을 완성한 엉뚱한 컬렉터>, Luxury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장소’ 로스코 채플>, 위키트리


필자 ㈜테사 브랜드 마케팅팀 에디터 전하영

정리 인터비즈 서정윤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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