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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쓴 말이 몸에 좋다? 듣기에도 좋게 하는 방법!

조회수 2021. 1. 20.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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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유명 과자의 광고 카피다. 이 카피처럼 사람들 사이에 이심전심의 매커니즘이 자동으로 생겨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오히려 말을 해도 제대로 못 알아 들을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말’이 중요해진다. 제대로 말하고 제대로 듣는 것, 쉽지만 어렵다. 특히 갈등 상황에서는 그 가치가 한껏 높아진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별 것 아닌 갈등이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큰 다툼이 훈훈한 화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을 수 있는 화술의 달인이 될 수 있는걸까. DBR 142호에 실린 기사를 통해 갈등 관리에 필요한 4가지 언어를 살펴보자.

상대방의 생각을 물어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갈등은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몰라서 생긴다. 이유를 물어보고 대화를 시작하는 게 갈등 해결의 출발이지만 사람들은 잘 묻지 않는다.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가 답을 할 동안 말을 하지 못하기에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은 내가 묻는 것에 대한 답변이다. 결국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말을 많이 하는 상대가 아닌 상대가 말하도록 질문한 사람이다.


단,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아침 10시까지 당신은 설계팀에서 자료를 받아 고객사와 미팅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돼서야 자료가 도착했고, 심지어 내용도 고객사와 원하던 방향이 아니다. 이때, "일 처리를 하면 어떻게 합니까?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커뮤니케이션학에선 이런 질문을 ‘부정 질문’이라고 한다. 이미 상대의 행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연스레 방어 기제가 작동해서 자신을 옹호하기 위한 변론을 하게 된다. 질문을 통해 생산적인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싸움이 될 위험이 있다. 회의 도중 누군가의 새로운 제안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와 같이 묻는 것도 부정 질문의 하나다.


이를 막으려면 주관적 판단을 버리고 상대의 생각을 묻는 ‘중립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제안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식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상대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갈 수 있다. 앞서 제시한 설계팀과의 대립 상황에서도 “설계를 이렇게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라고 물으면 어떨까? 질문을 이렇게 하면 당신은 미처 몰랐던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설계의 방향을 바꿨을 수도 있고, 고객의 요구사항에 큰 결함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바꾼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알면 소모적 논쟁에서 건설적 해결책 찾기로 대화가 바뀐다. 우리는 흔히 ‘나는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특히 리더일수록 더욱. 하지만 누구도 상대의 속내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렇기에 물어야 한다. 질문, 갈등 해결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경청하라

출처: 인터비즈 가공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다투고 있을 때, 한 사람이 말을 하고 있다면 다른 한 사람은 뭘 하고 있을까? 당연히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란 답이 떠오르는가? 틀렸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들으며 반박할 거리를 찾고 있다. 즉, 말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데다가 서로의 말도 제대로 듣지 않는 태도는 갈등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잘 듣는 게 중요하다. 그럼 그 방법은 뭘까?


답은 ‘적극적 경청’에 있다. 적극적 경청이란, 말하는 사람의 느낌, 감정, 생각까지 헤아리면서 듣는 것이다. 조직의 상황으로 생각해 보자. 일이 너무 힘들다며 팀장을 찾아온 부서원. “팀장님, 요새 너무 힘드네요.” 다음 중 적절한 답은 무엇일까?


(1) “난 더 힘들다. 직장 생활이 다 그런 거지 뭐.”


(2) “힘들어? 그럼 휴가 쓰고 좀 쉬어.”


(3) “그래, 요즘 힘들지? 일이 너무 많은거야, 아니면 맡은 일이 어려워서 그런 거야? 내가 뭘 도와주면 좋을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바로 3번이 적극적 경청이다.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위해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먼저, 섣불리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상대가 말을 하는 도중에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려 한다. 그래서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라며 상대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상대는 더 이상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잘 들으려면 일단 상대가 말을 계속 이어가도록 해 주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백트래킹(Back Tracking)이 필요하다. 상대의 말에 “그렇군요!” 같은 ‘추임새’를 넣거나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한다는 말씀이시죠?”처럼 ‘바꿔 말하기’가 백트래킹의 기본이다.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상대가 느끼는 감정에 적극적으로 공감만 해주면 된다. 이를 통해 내가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비언어적 경청도 중요하다. 쉽게 말하면 듣는 자세의 문제다. 말하는 상대와 눈맞춤을 하는 것, 팔짱을 끼거나 뒤로 기대지 않고 상대를 향해 몸을 기울여 듣는 것과 같은 작은 행동들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사소한 행동이지만 갈등 상대에겐 ‘나에게 집중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는 경청 방법이다. 사람은 상대의 말을 듣는 것보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어서 이같은 경청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을 해야 갈등 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

대화의 마중물을 부어라

출처: 사람인

집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의 껄끄러운 인간 관계는 조직 생활을 힘들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리더의 입장에서 부하직원이 자신을 피하려 한다거나 부하직원들 사이에 문제가 있는 걸 알게 되면 답답하다. 불러다 놓고 야단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 채 넘어가기도 찜찜하고.


이럴 때는 대화의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이란 펌프질을 시작할 때 물을 쉽게 끌어올리기 위해 부어주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말한다. 대화가 끊긴 갈등 상황에서는 이런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 대화법은 3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 상대의 감정 읽기. 앞서 얘기한 것처럼 사람에게는 감정이 먼저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건 상대편 마음의 문을 여는 노크와 같다.


두 번째, 질문하기. 갈등 해결을 위해선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문제라고 느끼는 이유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그러니 질문해라. 그래야만 알 수 있다.


세 번째, 마중물 붓기. 방법은 간단하다. 나 스스로 상대와 나의 관계를 힘들게 한 이유를 추측해 물어 보는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예를 들어 보자. 갑자기 업무가 많아져 지쳐 있는 한 직원. 표정도 어둡고 팀장인 당신을 피하는 듯하다.


첫째, 감정 읽기. “지난 주에도 나흘이나 야근을 했지? 요즘 일이 많아져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아.”


둘째, 질문.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물어라. “어떤 점이 제일 힘들어? 뭐가 좀 바뀌면 나아질 것 같아?”


하지만 여전히 답이 없다면 마지막으로 마중물을 부어라. “혹시 내가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끌고 간다고 생각하나?”


그럼 적어도 상대는 이에 대해 “Yes or No”의 답은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이 앞으로의 대화를 끌고 나가는 불씨가 된다. 마중물을 부어주려면 엄청난 고민이 필요하다. 상대와 나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이유가 무엇일지 내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해야만 마중물을 부어줄 수 있다. 나와 갈등하고 있는 동료가 있는가? 그 사람이 왜 날 피하는지, 나에 대한 불만이 뭔지 듣고 해결하고 싶은가? 그러면 내가 먼저 고민하라. 그게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돼 줄 것이다.

제대로 사과하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갈등 상황에서 한쪽이 100% 잘못인 경우는 흔치 않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양측 모두 일정 부분 갈등에 대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미안하다’는 사과는 먼 나라 얘기가 되곤 한다. 하지만 사과하는 것은 지는 게 아니다. 사과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은 사과를 ‘하는’ 사람이다. 잘못을 용서받고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사과란 상대가 아닌 나를 위한 행동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사과법을 알아야 한다. 사과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상대가 나의 어떤 잘못때문에 화가 났는지 아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불필요한 접속사도 필요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데 내가 이번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이라며 자신을 변호한다. 하지만 이런 말은 상대로 하여금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꼭 필요한 얘기라면 상대가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인 ‘다음’에 해야 한다. 변명에도 타이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조건부 사과는 피하라. “네가 화가 났다면 미안해”와 같은 사과다. 많은 사과에서 이런 표현은 쉽게 발견된다. “적절치 않은 점이 있었다면”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과 같은 것이다. 이 말은 ‘내 생각엔 그렇게 기분 나쁠 일은 아닌데 속이 좁은 넌 화가 났구나. 그랬다면 사과할게’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어디에도 ‘내 잘못’은 없다. 진짜 사과를 하려면 일단 내 잘못이 뭔지를 명확히 알고 밝혀야 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얘기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출처: MBC ‘무릎팍도사’ 방송 캡처

누군가에게 사과를 한다는 게 민망할 수 있다. 하지만 메사추세츠 의과대학에서 수십 년간 창피함에 대한 심리 연구를 하며 <사과 솔루션>을 쓴 아론 라자르 교스는 이렇게 말한다. “창피함을 느끼는 건 스스로가 더욱 분발해 살아야 함을 알려주는 긍정적 신호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세상,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살기보다 부끄러움을 느끼며 사는 게 나을 것이다.”


사과는 무능함의 표현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고 개선하겠다는 책임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갈등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42호

필자 최철규

정리 인터비즈 조지윤 김재형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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