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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스타벅스 명예회장이 '귀리 우유'에 투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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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우유업계 1, 2위 기업의 파산 신청이 이어졌다. 2019년 1위 기업인 '딘푸즈'에 이어 2020년 2위 기업인 '보든'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우유 소비가 감소하며 지난 10년간 매출액이 40% 가까이 줄어든 탓이다. 2000년 197 파운드였던 미국 1인당 우유 소비량이 2018년 146 파운드까지 감소하는 등 미국 우유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식물성 우유'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특히 귀리 우유를 판매하는 '오틀리(Oatly)'는 미국 유명인들의 투자로 관심을 모아, 지난해 7월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주도 하에 2억 달러(약 2,400억)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로 스타벅스의 명예회장 하워드 슐츠를 비롯해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힙합 가수 제이지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출처스타벅스·오틀리
스웨덴에서 탄생한
비건 브랜드 '오틀리'

오틀리는 1993년 스웨덴의 리커드 아스티(Rickard Oste) 교수가 설립한 비건식품 브랜드다. 귀리 우유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당 불내증을 연구하던 그는 스웨덴의 풍부한 작물인 귀리에 효소를 더한 공법으로 귀리 우유를 개발했다. 스웨덴 소비자들은 웰빙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오틀리는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초기 판매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2012년 토니 피터슨(Tony Peterson)이 새로운 CEO로 취임한 후 오틀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힘을 쏟았다. 현재 25개국에 진출해있으며 국가별 매출 점유율은 1위 스웨덴(24%), 2위 영국(23%), 3위 북아메리카(19%) 순서이다.

미국 거물급 투자자들은
오틀리에 주목할까?

귀리 우유가 속한 식물성 우유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환경 이슈와 맞물려 대체육 시장과 함께 주목받은 덕분이다. 영국 BBC는 식물성 우유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 우유보다 30배 가량 낮으며 사용하는 물의 양도 적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 또한 식물성 우유의 주요 성장 요인이 친환경 이미지로 인한 높은 선호도라고 분석했다. 2014년 대비 2018년 제품별 성장률을 보면, 젖소로부터 얻는 일반 우유는 -2.7%를 기록한 반면 식물성 우유 시장은 7.7%를 달성했다. 귀리, 아몬드, 캐슈넛 우유가 20%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식음료 분석기관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Innova Market Insight)'는 2019년 식물성 대체품 시장의 발전을 이끌 원동력으로 식물성 우유를 선정했다. 아마존의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 마켓'은 2020년 미국 식품 시장 트렌드로 식물성 우유를 기반으로 한 웰빙 식품의 다양화를 언급했다. 미국 우유 시장에서 식물성 우유의 비중은 아직 10%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성 우유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귀리 우유다. 데이터 분석 기업 '닐슨(Nielsen)'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미국 전역 슈퍼마켓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가장 급증한 제품은 귀리 우유였다. 전년 대비 208%의 성장률로 식물성 우유 제품 중 유일하게 TOP 5에 진입했다.

출처닐슨(Nielsen)

대형마트가 아닌 '카페'에 집중한
유통 전략

오틀리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공략한 유통 채널은 '스페셜티 카페'였다. 경쟁사와 같이 대형마트에 입점해서는 제품 인지도를 높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카페란 Bar를 콘셉트로 한 고급형 카페이다. 새로운 음료에 대해 거부감이 낮은 소비자와 만날 수 있고, B2B 거래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적의 유통 채널이었다.

 

특히 오틀리가 강조했던 타겟은 '바리스타'였다. 카페가 우유 거래처를 결정할 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새로운 우유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당시 오틀리의 초기 목표는 대형 식료품점이나 마트에 진출하기 전 바리스타 커뮤니티에서 제품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었다. 오틀리는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앞두고 '바리스타용 에디션' 제품을 개발했다. 커피 레시피에 잘 어울리도록 질감과 맛을 조정한 제품이었다. 이후 오틀리는 소규모 영업팀을 만든 후 뉴욕 상권에 위치한 스페셜티 카페를 방문하며 제품을 홍보했다. 카페를 꾸준히 방문하며 무료 샘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

오틀리 바리스타 에디션

출처오틀리(oatly)

당시 바리스타들은 오틀리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틀리와 첫 번째로 계약한 스페셜티 카페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 에 따르면 10개 지역 매장에서 주문되는 음료 중 오틀리 제품을 활용한 음료의 비중이 13%로, 기존에 활용하던 식물성 우유들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카페 X'는 오틀리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 전체 주문량 중 오틀리를 활용한 음료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오틀리는 카페에 진열된 제품과 바리스타의 추천을 통해 손님들에게 알려졌고, 인스타그램 리뷰가 이어지며 바리스타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주목받았다. 2017년 1월만 해도 12개에 불과했던 거래 매장 수는 같은 해 12월 2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인지도 확보에 성공한 오틀리는 2018년 미국 시장에서 6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9년 기준 3,500개 이상의 거래처를 확보한 후 작년 초 미국 중서부 지역의 스타벅스 매장과 귀리 우유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 카페 업계는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다. 바리스타 사이에서 좋은 브랜드라고 인식되면 그 다음은 애써 홍보할 필요가 없다.

메스미스(Messersmith)
오틀리 북미 사업 담당자
사회적 캠페인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 확보

오틀리는 패키지를 활용해 메시지를 노출하고,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등 사회적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했다. 경쟁사들이 식물성 우유라는 새로운 이미지만을 강조할 때 '환경 친화적인 우유'로서 포지셔닝한 것이다. 오틀리의 대표적인 사회적 캠페인으로 'Hey Food Industry'가 있다. 제품마다 패키지 옆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시하며, 식품 산업 전체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캠페인이다. 2019년부터 오틀리는 제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표기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사회적 캠페인으로 확대한 후에는 "Hey Food Industry, Show Us Your Numbers"라는 메시지를 제품 패키지와 장소별 옥외 광고에 활용했다. 변경된 패키지를 본 미국 소비자들은 #Foodindustry #Climatefootprint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해 SNS 리뷰를 작성했고, 옥외광고는 유럽 시장에서만 진행했음에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많은 리트윗을 달성했다.

Hey Food Industry 옥외광고

출처오틀리(Oatly)

캠페인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이유는 오틀리의 행보 덕분이다. 오틀리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환경 친화적인 생산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이를 SNS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왔다. 기존 작물과 귀리의 교대 재배를 희망하는 농부들과 함께 귀리를 재배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토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2019년 4명의 농부들과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작년에는 15명으로 규모를 확대했고 참여한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을 홈페이지에 발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틀리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공식에서 벗어난 행동'이라고 비유했다. 제품군 자체의 인지도가 없는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경우, 핵심 유통 채널에 입점하거나 대규모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틀리는 정반대의 전략을 펼쳤다. 타깃과의 주요 접점을 유통 채널로 활용했고,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든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미국 귀리 우유 시장은 2027년까지 연간 9.8%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틀리는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올해 투자금을 활용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비즈니스 모델의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 이한규 박은애 ㅣ 디자인 홍지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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