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는 소주 맛을 구별할 수 있을까?

조회수 2020. 12. 3.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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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로 보는 '알랑말랑' 소주 탐구생활 (13)]

비대면 시대에도 '술자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단순히 '만나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이유여서가 아니다. 모니터 너머 상대와도 술잔은 맞댈 수 있다. 핵심은 ‘주도(酒道)’를 알고 있느냐다. 술자리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예절이다.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를 마실 때도 나름대로의 예절이 있지만, 술자리에서 구전될 뿐 그 방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주도는 격식 있는 자리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편한 사이에도 주도를 지키면 서로를 배려하며 마실 수 있어 과음을 줄일 수 있다. 올바른 음주문화를 위해 '알랑말랑한' 소주 마시기 방법을 탐구해 본다. -필자 주-

소주를 무엇으로 만들까?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까? 마치 매일 마시는 공기의 성분이 산소를 포함한 다른 여러 기체들의 혼합물 임에도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소주를 자주 마시는 이도 소주의 뜻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재료는 말할 것도 없다. 대중적인 술이란 이유로 소주를 잘 알 것처럼 말하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소주도 나름대로의 제조 방법, 주성분, 적정 온도 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시면 한 번쯤은 음미하거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주 발효 주정의 주 원료는 무엇일까?

소주의 원료

소주는 주정에 물과 각종 첨가물을 혼합해 만든 술이다. 주정(酒精)은 무색, 무취, 무미의 알코올 성분 액체로 특유의 방향(芳香)과 자극성이 있다. 독성은 없으며 영어로는 에탄올(Ethanol), 에틸알코올(Ethyl Alcohol), 그레인 알코올(Grain Alcohol), 스피릿(Spirit), 에틸 수산화물(Ethyl Hidroxide)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주세법상 ‘주정은 전분이 함유된 물료 또는 당분이 함유된 물료를 발효시켜 알코올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주정의 원료는 녹말이나 탄수화물로 불리는 전분질 원료와, 단맛이 나는 당분 원료로 나뉜다. 식물의 종자나 뿌리 등에 많이 포함돼있는 전분질 원료는 쌀, 보리, 고구마 그리고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채취한 타피오카 등이 있다. 카사바는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 식물이다. 당분원료로는 단맛의 대명사인 설탕의 원료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탕무, 사탕수수, 당밀 등이 주재료다.

카사바 (타피오카)
사탕수수
고구마

국내 발효 주정 원료의 85.7%가 타피오카다. 동남아(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수입한다. 이외 나맥 9.5%, 겉보리 2.2%, 옥수수 1.2%, 생감 0.1%, 기타 1.3%가 주정원료로 쓰인다. 소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원재료는 타피오카다.

소주별 맛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든 이유는?

소주의 주정

한국에서는 9개 주정 제조회사인 ㈜창해에탄올 ∙ ㈜진로발효 ∙ 일산실업㈜ ∙ 서영주정㈜ ∙풍국주정공업㈜ ∙ ㈜MH에탄올 ∙ 한국알콜산업㈜ ∙롯데칠성음료㈜ ∙서안주정㈜ 만 주정을 생산할 수 있다.

주정은 원료-분쇄-증자-당화-발효-증류-검정-저장-출고의 9단계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각 회사가 생산한 발효주정은 주세법 시행령 제55조 및 주세사무처리규정 제 83조에 근거해 이 9개 회사가 참여해 만든 대한주정판매㈜에서 일괄 판매한다.

발효주정은 대한주정판매㈜에서만 판매하다가 2007년에 비주류용 발효주정의 판매는 3개 소매회사 ㈜대한주정라이프, 주정판매월드㈜, 우리주정㈜로 이관됐다. 주류용 발효주정과 비주류용 발효주정(식품보존, 식품원료, 살균소독, 의학 등에 사용)은 용도에 따라 구매방법이 다를 뿐 실제로 같다. 또한, 특정주정업체가 만든 발효주정이 특정 소주제조회사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주의 핵심원료인 소주마다 주정의 차의가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소주 제조사마다 물 이외 다른 첨가물을 조금씩 넣긴 하지만, 그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는 힘든 것이다.

주정의 생산과정



1. 원료 : 쌀, 보리, 타피오카, 옥수수, 고구마 등을 사용한다.

2. 분쇄 : 원료를 잘게 부순다.

3. 증자 : 90도 이상의 증기를 이용해 분쇄한 원료를 찐다.

4. 당화 : 찐 원료에 누룩(당화 효소)과 물을 혼합한 후,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 전분을 포도당으로 만든다.

5. 발효 : 당화시킨 원료에 효모를 이용해 10%의 알코올이 생성 되도록 발효시키고 여과해 침전물을 분리한다.

6. 증류 : 당화 발효 숙성된 알코올을 124회 연속 증류하고 정 제해 불순물을 완전 제거한 96~97% 알코올로 농축한다.

7. 검정 : 농축 알코올을 물과 희석해 95%로 알코올 도수를 맞춘다.

8. 저장 : 생산 완료한 주정을 저장고에 저장한다.

9. 출고 : 탱크로리로 출고한다.
필자 퍼니준(소주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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