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인터비즈

소주는 언제 가장 맛있을까? 차가울 때? 따뜻할 때?

121,209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일러스트로 보는 '알랑말랑' 소주 탐구생활 (14)]

비대면 시대에도 '술자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단순히 '만나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이유여서가 아니다. 모니터 너머 상대와도 술잔은 맞댈 수 있다. 핵심은 ‘주도(酒道)’를 알고 있느냐다. 술자리에서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예절이다.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를 마실 때도 나름대로의 예절이 있지만, 술자리에서 구전될 뿐 그 방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주도는 격식 있는 자리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편한 사이에도 주도를 지키면 서로를 배려하며 마실 수 있어 과음을 줄일 수 있다. 올바른 음주문화를 위해 '알랑말랑한' 소주 마시기 방법을 탐구해 본다. -필자 주-

소주를 무엇으로 만들까?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까? 마치 매일 마시는 공기의 성분이 산소를 포함한 다른 여러 기체들의 혼합물 임에도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소주를 자주 마시는 이도 소주의 뜻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재료는 말할 것도 없다. 대중적인 술이란 이유로 소주를 잘 알 것처럼 말하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소주도 나름대로의 제조 방법, 주성분, 적정 온도 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시면 한 번쯤은 음미하거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주는 어느 정도의 '온도'가 최상의 맛을 낼까?

주점들 대부분은 소주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있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꺼내 준다. 또한 많은 한국인들은 소주를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집에서도 소주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마신다. 누구도 소주를 마실 때마다 온도계를 들이대며 온도를 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단지 ‘시원하게’, ‘차갑게’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소주의 최적화된 온도를 표현한다.

개인마다 취향이 달라 여기까지 읽고 자신은 냉장고에 넣지 않고 상온에 두었다가 마신다거나,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마신다고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드물겠지만 청주처럼 데워서 마실 수도 있겠다. 워낙 개인의 취향은 다양하니…

그렇다면 실제 어떤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까? 개인 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소주 브랜드 중에 최상의 온도를 알리며 표시한 경우가 있다.

지난 2003년 보해양조는 ‘잎새주’에 소주업계 최초로 온도감지센서를 부착해 판매했다. 가장 맛있는 소주 온도인 섭씨 7도가 될 때 잎새주 라벨에 있는 5개의 잎새 중 1개가 빨갛게 변한다고 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소비자들이 최적의 온도에서 소주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초록색 잎이 빨간색 잎으로 변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고 했다.

참이슬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수잉크인 ‘시온잉크’를 사용해 섭씨 10도 이하가 되면 라벨의 두꺼비 형상이 파란색으로 변하도록 했다. 섭씨 8~10도가 시원하면서 술맛을 음미할 수 있는데, 너무 차게 마시면 찬기운이 혀의 감각을 무디게 해 소주의 맛을 음미하기 힘들다고 했다.

온도가 내려가면 두꺼비의 색이 파란색으로 바뀐다.

2007년 당시 두산주류는 ‘처음처럼’을 일정온도를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케이스(C-Pack)를 제작해 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처럼 병 디자인에 꼭 맞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케이스는 냉장고에서 꺼낸 소주의 냉장온도를 2시간 이상 유지시켜 주며, 케이스 옆이 세로로 뚫려있어 남은 용량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새로운 소주를 주문할 때마다 같은 케이스를 덮어주면 효과가 유지된다. 처음에는 냉장고에서 바로 나와 시원한 소주라 하더라도 보통 뜨겁거나 열기가 있는 소주 안주가 옆에 있거나 여름철의 경우 더위로 인해 쉽게 그 냉기가 가시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준 것이다.

소주를 시원하게 마시기 위한 도구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주 보냉팩 아이스홀더가 있다. 특수냉매 300ml가 채워져 있어 빠르게 냉각되고 천천히 녹아 소주의 찬 기운을 2시간 가량 보존해 준다고 한다.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에서 나온 알코올 도수 21도의 '한라산' 소주를 마실 때는 차가운 것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맨땅이라는 의미인 노지(露地) 것이라고 하며 냉장고가 아닌 상온에서 보관해 미지근한 상태가 더 진한 소주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 음식점에서 한라산 소주를 주문할 때 ‘노지 것 줍서~’라고 말하면 한라산소주 좀 마셔본 사람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이겠지만, 대부분의 술집이 소주를 냉장고에 보관해 제공하는 것을 보면 대체로 10도 이하일 때 가장 맛있는 술임을 알 수 있다.

소주를 살짝 얼려 마시는 경우도 있다. 슬러시 아이스크림과 같이 점성이 있어 ‘슬러시 소주’라고 부른다.

'슬러시 소주' 제조법

소주의 적정 온도는 10도 이하다. 하지만 좀 더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면 슬러시 소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슬러시 소주는 소주가 꽁꽁 얼기 직전 작은 살얼음입자가 슬러시처럼 덩어리져 붙여진 이름이다. 너무 차가워 알코올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술집에 따라서는 슬러시 소주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특별한 재료가 더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술집 주인이 서비스 차원에서 제조한 것이라 돈을 더 받지는 않는다.

슬러시 소주를 만드는 방법은 냉동고와 소주만 있으면 된다. 영하 12.5도의 냉동고에 소주를 3~4시간 넣어두면 된다. 중요한 것은 꺼내는 타이밍이다. 꽁꽁 얼기 전에 냉동고에서 꺼내야 한다.

온도가 너무 낮거나 시간 조절을 잘못하면 소주 안의 물이 팽창해 병이 깨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눈으로는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이 지난 후 술병을 뒤집어 소주가 점액질처럼 끈적이는 느낌으로 움직이면 슬러시 소주가 완성된 것이고 꼼짝하지 않는다면 그냥 언 것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덜고자 슬러시를 만들어 주는 '살얼음 소주 전용 냉장고'도 있다. 이 냉장고 제조사는 -7도일 때 살얼음이 생기며 가장 맛있다고 얘기한다. 와인전용냉장고처럼 소주병에 최적화 했다. 360ml 소주 141병을 빼곡히 넣을 수 있다. 소주병 높이 21.5cm에 최적화된 약 23.8cm의 선반 높이로 돼 있다.

와인냉장고가 있듯 살얼음소주를 만드는 소주전용냉장고가 판매되고 있다

물의 어는점은 0℃, 에탄올의 어는점은 -114℃이다. 에탄올은 알코올의 한 종류다. 따라서 물이 얼 때는 에탄올을 밖으로 밀어내고 순수한 물끼리만 결합하려고 한다. 밀려난 용액은 주로 에탄올만 남아 소주의 알코올 함량이 높아져 더 독한 술이 된다. 어는 온도에는 재미있는 규칙이 숨어 있다. 술의 도수와 어는점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술의 어는점은 알코올 농도와 거의 일치한다. 소주의 알코올 농도가 17도면 -17도에서 언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마시는 녹색병 소주는 전국 어디에나 가면 있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하다. 전국적으로 어떤 회사들이 있으며 브랜드는 무엇이 있는지 다음 편에 살펴보겠다.

필자 퍼니준(소주아티스트) / 일러스트 퍼니준
인터비즈 윤현종
inter-biz@naver.com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