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에겐 잘하고 후배는 들볶는 직원에 대처하는 법

조회수 2020. 11.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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옙!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정 과장은 김 팀장에게 예쁜 직원이다. 업무능력도 괜찮은 데다, 상사인 김팀장에게 깍듯하다. 일을 맡기면 별 이슈없이 시원시원하게 결과물을 가져오니, 정과장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생긴다. 오늘도 위에서 갑자기 떨어진 새로운 프로젝트 때문에 회의를 하는데 싫은 내색 없이 "제가 잘 진행해보겠습니다, 팀장님"이라고 믿음직스럽게 대답한다.

정과장님 밑에서 더 이상 일 못하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 과장 밑에 직원들은 그와 함께 일하길 꺼린다. 하나같이 6개월을 못 견디고 김 팀장을 찾아와 다른 파트로 옮기고 싶다고 말한다. 처음에 김 팀장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팀원들이 호감형인 정 과장과 일하지 못하겠다고 하는건지.

비공식적으로 주변에 알아보니 확실히 정 과장 리더십에 문제가 있었다. 상사에게는 듬직하고 예의바른 문제해결사지만 후배들에겐 달랐다. 팀원들은 정 과장 때문에 자꾸 빠져나가고, 사내에 소문이 퍼졌는지 타 파트나 팀에서 정 과장 밑으로 오겠다는 사람도 이젠 없다. 그렇다고 김 팀장은 자신에게 잘하는 정 과장을 내칠 수도 없다.

위에는 잘하고 밑에는 못 하는 직원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 과장은 조직 내에 바람직하지 않은 직원유형이다. 상사의 입맛은 맞추면서 아래직원들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은 팀 분위기를 망치고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 장애물이 된다. 팀장도 머리론 알아도 현실적으론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직원은 팀에서 팀장 대신 악역을 담당할 때가 많다. 경영진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업무들을 팀원들에게 배분하고 전달할 때면, 팀원들은 불만들을 표시한다. 맡고 있는 고유 업무가 있는데 또 새로운 일을 받으니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팀장 대신 팀원들을 다잡는 역할을 해준다. 애매모호한 업무영역이나 처리기한 등으로 타 팀과의 갈등이 생겼을 때도 특유의 강한 기질로 논쟁에서 이기고 돌아오곤 한다. 한마디로, 팀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존재다. 게다가 업무능력까지 괜찮다면, 팀장 입장에서는 해당 직원에게 섣불리 부정적 피드백을 주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팀장은 팀을 위해 나서야 한다. 팀원들은 단순히 일을 많이 시켜 힘들다고 하는 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정 과장이 업무 시간 외에도 계속 지시를 하고 결과물에 대한 공을 가로채고 있을지 모른다. 또 지나치게 직설적인 말로 때로는 인격모독을 하며 상처주는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팀원들이 '이 팀을 떠나고 싶다' 생각하게 되는 순간부터 팀 내 협업은 안 봐도 뻔하다. 더 해낼 수 있는 일도 대충 한다. 타 팀으로 팀원들이 이동하면, 그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외부에서 들어와야 하는데, 이런 쪽의 소문들은 또 진짜 빠르다. 결국 팀 내에는 팀장과 정 과장만 남게 된다. 더 이상 팀의 형태가 아니다. 팀이 해체된 것이다.

특히 문제 직원이 중간관리자의 위치에 있다면, 본인이 맡은 일만 잘한다고 칭찬할 수 없다. 그러니 팀장이 마음을 먹고 해당 직원을 불러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내가 정 과장을 든든하게 생각하는 건 잘 알거야. 다만, 팀원들에 대한 정 과장의 리더십 부분에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요. 이 부분은 정 과장을 위해서라도 내가 팔로업할겁니다.”

해당직원의 리더십 평가 방법은 비공식 팀원 인터뷰, 360도 서베이 등 팀장이 고민해서 실행하면 된다. 다행히 상사에게는 깍듯한 스타일이니, 상사가 단호한 의지를 보인다면 노력은 할 것이다. 그 행동이 인위적이라도 괜찮다. 팀장의 감시 하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의 횟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팀원들의 숨통은 트인다. 팀장은 팀이 망가지는 걸 방관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팀장에게 예쁜 직원이라도 팀 전체를 위해 때로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

필자: 함규정 C&A Expert 대표,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정리: 인터비즈 박은애

함규정 박사는 지난 10년간 196개 기업의 임원과 팀장들을 코칭해 온 임원전담코치이자 리더십∙기업소통 전문가입니다. <팀장클럽> 전문가 연재 '감정탐구생활'에서 감정코칭 연재글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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