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앞장선 MZ세대는 '이런 기업' 원한다

조회수 2020. 11. 2. 1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지난 6월,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에서 불매운동이 일었다. 스타벅스는 미국 직원들이 BLM(Black Lives Matte), 즉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으려 하자 규정에 어긋난다며 금지시켰다. 그러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스타벅스 보이콧 운동이 시작됐다. 이에 스타벅스는 바로 입장을 바꾸고 BLM이 새겨진 티셔츠 25만 장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출처: 스타벅스 ​

좋아하는 브랜드를 마음껏 띄우고, 옳다고 믿는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Z세대는 '디지털 폴리티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상상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뭉치고, 원하는 것을 이야기한 뒤 흩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그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소비할 때 착한 기업에 지갑을 열고 나쁜 기업에 지갑을 닫는다. 이른바 '미닝아웃' 소비는 지난해 유통업계를 강타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도 나타났다. Z세대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율은 76%에 달한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유명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일본산 화장품이 철수됐다. 일부 일본 맥주는 국내 편의점에서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MZ세대와 '자기 몸 긍정주의'

MZ세대의 가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마케팅은 패션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조금 넉넉한 체격을 가진 사람부터 까무잡잡한 피부, 잡티가 많이 있는 얼굴 등 사회적 미의 기준과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 패션 업계 모델로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는 '자기 몸 긍정주의', 즉 바지 포지티브 트렌드가 MZ세대를 강타했다.

미디어와 패션 업계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미의 기준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몸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신체 해방 운동이다. 170cm 이상의 키에 50kg 이하의 몸무게, 44사이즈 모델이 떠난 자리를 친숙한 몸매의 모델들이 차지하고 있다.

나이키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보디 포지티브 운동을 이끌었다. 근육질 모델을 줄이고 살집이 있는 여성에게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레게머리를 한 흑인 남성, 아시안 여성, 온몸에 문신을 한 모델들이 등장했다. 이런 파격적인 실험에 MZ세대는 지지를 보냈다.

패션업계뿐만이 아니다. MZ세대는 식품과 생활용품 분야에서 유기농과 건강에 대해 다른 어느 세대보다 관심이 많다. 하인즈 케첩보다 동네 청년이 만든 유기농 토마토케첩을 선호한다. SNS의 지지를 등에 업은 '작고 가치 있는' 브랜드들이 성장하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의 10대 대형 소비재 브랜드 매출은 220억 달러(약 24조 6224억 원)나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3%p 이상 떨어졌다.

기업에게 더 중요해진 사회적 책임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의 폴 폴먼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에 닥쳐올 가장 큰 위협은 밀레니얼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브, 바셀린 생산에 주력했던 유니레버는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신제품을 6개 발표했다. 친환경 샴푸와 샤워젤 시리즈다.

유니레버에서 선보인 ‘시그널 에코로 클린’ 칫솔

사회적 가치는 산업 전방위에 걸쳐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와 사회 문제가 관계없다는 전통적 시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전 세계 소비자 93%는 사회 환경 문제를 지지하는 브랜드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8명은 물건을 구매할 때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1990년대 준법 경영과 윤리 경영, 자선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전부였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환경, 사회, 지배 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책임 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마케팅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적 책임은 물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게 기업의 숙명이라는 이야기다.

공공의 선과 맞닿아 있다면 그것이 어떤 개념이어도 괜찮다. 환경, 인권, 동물보호, 건강, 이웃사랑. 크기와 상관없이 일관성 있게 전달되고 꾸준하고 진정성 있게 실행된다면, 그 브랜드는 개념 탑재의 애정템으로 MZ마음에 자리 잡게 된다.

인터비즈 서정윤 정리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