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대신하는 중국 우한의 자율주행차

조회수 2020. 6. 30.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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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4개 부처가 추진하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향후 7년간 1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국에서도 바야흐로 자율주행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분야는 '나라 밖 기업'들의 행보와 관련 기술의 움직임이 대단히 빠르다. 맞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회사(?)다.


구글 빼놓고 이야기 어려운 '자율주행'

많은 사람들이 자율주행자동차를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꽤 빠른 속도로 관련 기술이 발전해 왔고 서비스도 속속 출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 서비스다. 알파벳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IT 서비스 구글의 모회사다. 웨이모는 2018년 12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상용'이다. 돈을 받고 손님들을 태워준다는 의미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 차체는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를 개조한 모델이다. 소비자들은 웨이모의 자체 앱인 '웨이모 원(Waymo One)' 또는 미국의 대표적인 승차공유 서비스인 '리프트(Lyft)' 앱을 통해 마치 우리가 카카오택시를 부르듯 자율주행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출처: 출처: 웨이모 웹사이트(https://waymo.com)
웨이모의 자율주행택시 서비스

CES를 빛낸 앱티브와 리프트의 콜라보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열린다. 가장 빠르게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습득하고 싶은 힙한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몰려든다. 이들에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의 자율주행 전장기업 앱티브(Aptiv)와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인 리프트다.

자율주행을 위한 자동차의 인지, 판단, 제어 기능은 앱티브가, 서비스 측면에서 소비자와의 연결은 리프트가 맡는다. 환상적인 역할 분담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자율주행 택시는 수많은 사람들을 박람회장에서 호텔로 다시 카지노로 이동시켰다. 현장에서 직접 타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운전 실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출처: 출처: HMG 저널
앱티브와 리프트의 자율주행택시 서비스

코로나 방역도 자율주행자동차에 맡겨라

코로나19의 진원지였던 중국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해 방역 작업에 앞장섰다. 네오릭스(Neolix)라는 스타트업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우한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소독 작업을 진행했고 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음식과 생활 필수품들을 배송했다.

펜데믹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사람이 직접 하기 힘든 일을 자율주행자동차가 대신 해주는 모습은 전세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라는 키워드가 부상하고 있는 요즘, 자율주행의 효용성을 널리 알린 중요한 이벤트였다.

출처: 출처 : 네오릭스 웹사이트(http://www.neolix.cn)
방역작업 중인 네오릭스의 자율주행자동차

IT 서비스 기업 vs 자동차 기업

많은 사람들은 자율주행 기술에 있어 어떤 기업이 앞서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사실 개별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언론이나 리서치 기관은 매년 정기적으로 순위를 발표한다.

지난 3월 내버건트 리서치라는 곳에서 발표한 순위를 살펴보자. 1위는 역시 웨이모가 차지했고, 2위는 포드, 3위는 GM 크루즈가 차지했다. 앱티브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현대자동차도 6위에 올라 있다. 물론 현대의 자체 기술이 아닌 앱티브의 기술력 덕분이다. 요즘 전기자동차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테슬라는 불행하게도 순위권 밖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IT 서비스 기업과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 사이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웨이모, 바이두, 인텔-모빌아이, 얀덱스, 죽스 등의 기업은 자동차 기업과는 거리가 먼 정보통신 기반의 기업들이다. 자율주행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언제 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월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새로운 법은 사람의 이동이나 물건의 이동에 있어 '유상'으로 자율주행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학이나 기업의 연구실이 아닌 거리에 나와 '장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등 대기업부터 오토노머스A2Z, 스트라드비젼, 토르드라이브 같은 스타트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250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해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임시운행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매우 제한적인 형태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자동차 상용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업적으로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다. 기업 입장에서도 언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선뜻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2022년까지 디지털 뉴딜에 13.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을 위해 어딘가에 돈을 써야 한다면 자율주행만큼 매력적인 분야도 없다.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마중물이 되어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강국으로 우뚝 서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필자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조정전문위원회 위원

-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실/비즈니스컨설팅실 연구위원(전)

- 현대자동차 자동차산업연구실 연구위원(전)

- LGCNS 연구개발센터 주임연구원(전)

- 저서 <미래 시나리오 2021>, <스마트 모빌리티 사회>

인터비즈 윤현종 조지윤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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