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홍삼이 젊은 애들한테 다가가는 방식

조회수 2020. 6. 28. 1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자기관리 차원에서 건강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장년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장에 새로운 소비자층이 등장하자 관련 업체들은 이들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정관장을 판매하는 KGC인삼공사의 변화를 주목할 만하다.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몰을 확대하고, 홍보모델 연령대를 낮추는 등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정관장 전체 매출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5%에서 최근 15%까지 뛰었다.


젊은 세대의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

건강식품을 챙겨먹는 2030세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은 스스로 챙긴다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트렌드가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젊은 층이 자주 가는 h&b 스토어에서 쉽게 건강기능식품을 찾아볼 수 있고 젤리, 포, 미니 파우치 등으로 제품 형태가 다양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30이 찾는 대표 H&B 스토어인 올리브영에 따르면 2016년부터 3년 동안 건강기능식품은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보였다. 취급 제품군도 2017년 대비 2배 가량 늘었으며 젤리, 포 타입 등 휴대와 섭취가 간편한 방향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자가처방 자가치료


직구 대신 와서 검증된 비타민 사고 홍삼도 보세요

홍삼은 전통적인 건강식품이다. 건강에 좋을 것이란 인식은 있지만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건기식은 아니었다. 정관장은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온라인몰 새단장을 했다. 기존에 홍삼만 팔던 자사 온라인몰을 2017년 종합건강기능식품몰로 변신시켜 온라인으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2030 수요를 잡았다.

'정(正)몰'은 20~30대 직원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건강기능식품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건강에 미친 사람들의 몰'을 테마로 잡았다. 이들은 "우리가 직구 제품을 직접 검증해 팔면 어떨까"에서 출발해 정관장의 이름을 믿고 살수 있는 제품만 입점시키기 시작했다. 당시 아이허브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품(비타민 등)을 직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었다. 하지만 성분 등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몰은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을 도입해 유해 성분이나 사용이 금지된 원료가 포함된 것을 걸러냈다.

홍삼 외에 다양한 제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2030 유입이 늘었다. 비타민, 눈 건강식품 등을 사러온 젊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홍삼 제품도 있음을 알릴 수 있게 된 것. 정몰은 리뉴얼 이후 거래액이 10배 성장했다. 월평균 주문 건수는 3만 여건에 이르며, 70만 회원 중 2030 회원이 삼분의 이 이상을 차지한다.


확 젊어진 광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정관장 광고들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2018년 정관장은 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나오는 정몰 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정말 건강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콘셉트를 제대로 구현했다. 정몰 택배기사로 분한 김동현이 건강식품을 시킨 사람을 찾아가는데 정말 '미친' 사람들처럼 보인다. 낮잠이 좋다며 회사에서 이불을 펴고 자는 회사원, 사슴을 옆에 두고 녹용을 시킨 산타클로스 등. 올해 3탄이 공개됐는데, 김동현이 건강식품을 구하러 직접 밀림은 물론 바닷속까지 들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메시지는 '산넘어 험난하게 구하지 말고 정몰에서 직구하자'다.

각각 3~4분에 달하는 긴 광고지만 반응이 뜨겁다. 정몰 유튜브 채널에는 "광고를 끝까지 본 건 처음이다" "광고를 손수 찾아보다니" "정관장 브랜드 이미지를 확 젊어지게 만들었다" 등의 댓글이 주를 이룬다. 김동현이 출연한 광고 세 편의 총 조회수는 800만회에 달한다.

홍보 모델도 젊어졌다. 올 설엔 핫한 스타 펭수를 기용했다. 펭수가 설을 맞아 부모님을 만나러 남극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었다. 펭수 캐릭터의 특징을 해치지 않고 제작한 설특집 정관장 광고는 200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광고치고는 긴 3분짜리 영상이지만 펭수의 팬이라면 좋아할 법한 영상 포맷과 개그코드를 활용해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 기존 모델인 안성기 배우 외에 2030 소비자층이 많이 찾는 '에브리타임' 제품 모델로 배우 정해인과 박은빈을 발탁해 젊은층의 관심을 모았다.

이 외에도'문의해 주세요'에서 배우 나문희의 출연, 8비트 영상 유튜버와의 협업 등은 정관장이 인터넷 문화를 잘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최고시청률 35.7%를 기록했던 미스터트롯의 이찬원과 고등래퍼3의 우승자 이영지가 광고에 출연했다.


먹기도 구매도 편해진 홍삼

홍삼이 먹기 편해지고 구매하기 편해진 것도 2030이 홍삼에게 다가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과거에 홍삼은 먹기 불편한 진액 형태가 다수였으나 최근에는 스틱형, 사탕형 등 보관과 섭취가 간단한 제품이 많다. 홍삼 농축액을 스틱형으로 만든 '에브리타임'이 대표적이다. 2018년 에브리타임의 신규 구매 고객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2019 누적 판매는 2억포를 돌파했다. 에브리타임이 정관장의 2030매출을 견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브리타임이 2012년도에 출시된 이후 매출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10%p 가까이 올랐다. 정관장이 최초로 시도한 스틱형 홍삼은 업계의 트렌드가 됐다.

또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낱개 판매를 하는 등 패키지에 변화를 주고 있다. H&B스토어나 편의점에선 10만원 가까이하는 홍삼 세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정관장은 간식처럼 편하게 사먹을 수 있게 1개 3000원에 에브리타임을 낱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재미를 더해 '삼삼바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둘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쌍쌍바를 연상시키는 삼삼바에디션은 에브리타임을 두 개 붙여 함께 나눠먹을 수 있게 포장했다. 1만 개 한정으로 나온 제품은 완판이 됐고, 최양락 등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는 유튜브 조회 1400만을 기록하는 등 '대박'이 났다.

젊은 소비자들은 신선한 것을 원한다. 늘 남들은 모르는, 새롭게 떠오르는 무엇인가를 찾아 골몰한다. 노후화된 이미지의 제품이나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들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새로움'을 줄 것인가. 정관장은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몰을 개편하고 요즘 세대의 취향에 맞춘 광고를 제작해 2030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2030이 건강기능식품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정관
inter-biz@naver.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