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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콘텐츠"에 길이 있다

조회수 2020. 6. 2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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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을 갖기 위해 경쟁해온 기업들이 이제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체 콘텐츠를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찾는 이유가 플랫폼 자체가 아닌,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문에서 포털로, 대형마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책에서 유튜브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맞는 디지털 콘텐츠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졌다. 바야흐로 뉴웨이브(new wave),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물결이 시작되었다.


콘텐츠는 왜 중요한가?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떠올려보자. 그 사람의 어떤 점을 존경하는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분명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그를 존경할 것이란 점이다. 성공한 사람도 강한 사람도 권력을 가진 사람도 모두 마찬가지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보다 지혜, 지식, 품성, 능력, 가치관, 리더십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무엇 때문일 것이다. 즉, 콘텐츠의 힘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업을 성공한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성공한 기업을 구성하는 성분은 눈에 보여지는 유형의 것일까?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일까? S&P500 기업들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과거에는 유형자산(tangible assets)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기술 수준, 지식, 정보, 경영 체계, 경험 등과 같은 무형자산은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다.

콘텐츠 산업은 경제를 이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은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를 초과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반영된 2020년의 경제성장률을 제외하더라도, 한국경제는 연평균 2%대의 성장률을 유지했다면, 콘텐츠 산업은 그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즉, 콘텐츠 산업이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게임, 캐릭터, 지식정보, 만화, 음악, 콘텐츠솔루션 등 콘텐츠 산업의 성장세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고, 많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했다. 더욱이 음악, 영화 등과 같은 한류 콘텐츠는 국가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한국 제품 홍보에 기여하며, 해외 관광객을 국내 유치하는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 기여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된다.

콘텐츠 산업의 수출은 불황도 없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2년 유럽발 재정위기 당시에도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충격 없이 줄곧 증가했다.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05년 약 13억 달러 규모에서 2015년 약 57억 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2018년에는 약 96억 달러 규모를 초과했고, 2019년에는 콘텐츠 수출 규모가 1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2019년 전망치는 2020년 6월 말에 발표 예정)

콘텐츠 산업 중에서도 게임산업의 수출이 2017년 이후 놀라운 속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게임업계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옥내 활동이 급증하면서 게임 수요가 크게 늘기도 했다. 넷마블, 게임빌, 컴투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과 같은 국내 게임 기업들은 해외 현지화 노력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해외 매출이 점차 국내 매출 수준에 근접해 지고 있다. 2021년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캐릭터, 음악, 방송, 광고, 영화로 구성된 한류 콘텐츠 수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4번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한 BTS,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항 기생충, 넷플릭스(Netflix)에서 세계 1위 드라마로 명예를 떨친 '더 킹 : 영원의 군주', 전 세계 유튜브 동영상 5위에 달하는 한류 캐릭터 ’아기상어‘ 등 콘텐츠 수출에는 불황이란 찾아볼 수 없다. 캐릭터를 개발하고, 캐릭터 상품을 제조·유통하는 캐릭터 산업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한류 콘텐츠 산업이다. 펭수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차세대 문화 수출품으로 주목되고도 있다.

콘텐츠 산업의 5대 웨이브

콘텐츠 산업의 첫 번째 웨이브는 '언택트&커넥트(Untact and Connect)'다. 비대면·비접촉 환경하에서 콘텐츠가 전달되고 있지만, 사실상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클라우드에 기반한 커넥티드 게임이다. 커넥티드 게임이란 사용자 간 연결 되어, 게임으로 얻은 점수를 공유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플레이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구글 클라우드 등은 게임산업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모션캡쳐(motion capture), 가상·증강현실 등의 기술들이 활용되면서, 비대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문가와 소비자간 더욱 연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홈트‘(홈 트레이닝)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스마트 홈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문가의 움직임을 4가지 각도에서 확인하는 멀티뷰 영상과 360도 AR로 자세히 보기를 제공하고, AI 코치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체계적으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비대면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지만, 더욱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콘텐츠들을 400여편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출처: LG유플러스
스마트홈트 멀티뷰 및 AI 코칭

둘째, ‘초실감(Ultra Reality) 콘텐츠’의 급부상이다. 5G가 상용화되고, 5G 인프라가 확대보급 됨에 따라 3D영상, 홀로그램, 가상·증강·혼합현실 기술들을 활용해 ‘실감 나는’ 콘텐츠의 공급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는 헬기를 타고 독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아니 그랬다고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은 단지 5분 동안의 체험으로 그렇게 필자를 만들었다(사진 참조). 삼성동 코엑스에 전시된 디스트릭트(d’strict)의 초대형 사이니지 ‘Wave’는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그 밖에도 아이돌 가수가 없는 콘서트, 동물이 없는 동물원 등과 같은 초실감 콘텐츠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교육 콘텐츠도 초실감화된 교육 콘텐츠들이 확대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셋째, ‘콘텐츠의 초맞춤화(Hyper-Customization)’ 웨이브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Spotify)’는 사용자의 콘텐츠 조회 및 이용 이력,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등에 관한 빅데이터와 사용자의 생각과 감정을 판단해 음악을 추천한다. 지난 9일 시행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후 자율주행이 확산되면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정보와 엔터테인먼트 합성어)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 자율주행자동차가 보급되면 운전하는 시간에 다양한 정보탐색과 오락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상황과 기분 등을 고려해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전망이다.

넷째, 콘텐츠의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로의 전환이 일고 있다. 음악, 영화 등과 같은 콘텐츠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형태에서,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통칭하는 용어다. 전 산업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콘텐츠 서비스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가 대표적인 사례다. 넷플릭스 사용자는 일정한 이용료를 지불 하고,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교육, 게임, 출판, 지식정보 등의 콘텐츠 산업에 걸쳐 구매에서 구독으로의 점진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다섯째, ‘콘텐츠 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용자들과 맞닿아 있는 슈퍼 플랫폼이 등장하고, 이들 간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애플TV에 이어 새로운 강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고 있다. 월트 디즈니는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Disney +)'를 앞세워 콘텐츠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19년 11월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는 2020년 자체 및 제휴사의 인기 콘텐츠를 활용해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2021년에는 아바타 2와 같은 대형작품을 출시해 디즈니 플러스의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OTT1) 플랫폼이 부상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두 개 이상의 플랫폼을 이동하면서 즐기기 시작했다. 소위 ‘콘텐츠 유목민’이 등장하면서, 플랫폼들의 콘텐츠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플랫폼 전쟁 속에서 국내외 OTT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국내 OTT 시장은 구글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과 같은 해외 플랫폼에 압도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산업의 뉴웨이브, 어떻게 파도를 탈 것인가?

첫째, 콘텐츠 산업 내 패러다임 전환 및 트렌드를 탐색하라. 언택트&커넥트, 초실감화, 초맞춤화, 구독서비스, 플랫폼 전쟁 등과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자사의 콘텐츠 산업 내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방법과 기술을 포착해야 한다.

둘째, 플랫폼 전쟁에 대응하라. 기업들은 범용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플랫폼을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플랫폼과 협업하고, 어떤 콘텐츠를 제휴할 것인지 등에 관한 의사결정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다.

셋째, 해외 OTT 서비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도 요구된다. 국내 OTT 기업들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와 제휴하고, 통신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겠다.

한편, 정책적으로도 유망한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초실감·초맞춤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R&D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및 플랫폼 기획과 기술적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도 중요하다. 수축하고 있는 전통 콘텐츠와 미디어 기업들의 사업재편과 인력의 이동을 유인하는 문화산업정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하겠다.



​1) OTT(Over The Top)는 TV 셋톱박스를 넘어 범용 인터넷을 기반으로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필자 김광석
필자 약력
-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실장)
-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서울대학교 경영연구소 연구원
- 저서 <미래 시나리오 2021> <더블 딥 시나리오> 등
인터비즈 박은애 정리 / 그래픽 김도윤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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