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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왼발슛, 회계상 자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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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동아닷컴 (인터비즈 가공)

김연아 선수의 더블 악셀, 손흥민 선수의 왼발 슛은 가히 국보(國寶)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돈으로 셀 수 없는 가치를 굳이 회계로 따졌을 때에도 '자산'이 될 수 있을까? 나아가 엄마의 반찬 솜씨, 당구 친구의 '맛세이'(규범 표기 : 마세)도 그 능력이 뛰어나다면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까? DBR 267호에 소개된 기사를 통해 회계에서 '무형 자산'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왼발 슛', 무형자산 되기위한 조건 3가지

실무에서 회계를 하다 보면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지만 ‘무형 자산’만큼 골치 아픈 주제도 드물다. 무형 자산의 기본 개념은 ‘유형 자산’과 유사하지만 그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회계의 입장에서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데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무형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물리적 실체가 없지만


① 식별 가능하고

② 기업이 통제하고 있으며

③ 미래 경제적 효익이 있는 비화폐성 자산

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식별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별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는 해당 자산을 다른 자산과 분리해서 측정 및 인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손흥민의 왼발슛이 손흥민과 분리돼 판매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손흥민이 해당 기술의 별도 매뉴얼을 만들고 해당 매뉴얼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이 동일한 슛을 찰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통제 가능성’이다. 이는 기업이 해당 자산에 대해 제3자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손흥민이 왼발 슛을 특허로 등록하는 등의 수단을 통해 법적 권리를 보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 조건은 ‘미래 경제적 효익의 존재 여부’다. 해당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미래 현금 유입이 증가하거나, 미래 현금 유출이 감소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특허 등록 등 별도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다.

기업실무에서 R&D 투자금액을 자산화? 혹은 비용화?

이러한 무형의 가치에 대한 자산화 논쟁은 실제 기업 실무에서 자주 발생한다. 기업에서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R&D에는 비용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기업들이 R&D에 투입된 비용을 자산화 또는 비용화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연구란 새로운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지식이나 이해를 얻기 위해 수행하는 독창적이고 계획적인 탐구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단순한 연구 활동을 통해서는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무형 자산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다. 따라서 연구비는 대부분 발생한 기간의 ‘비용’으로 인식한다.

반면, 개발은 상업적 생산이나 사용 전에 연구 결과나 관련 지식을 새롭거나 현저히 개량된 재료, 장치, 제품, 공정, 시스템이나 용역의 생산을 위한 계획이나 설계에 적용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된다. 개발 단계는 연구 단계보다 훨씬 더 진전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개발비는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무형 자산을 입증하기 용이하다. 따라서 개발비는 일반적으로 무형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의만 가지고 분류하면 R&D 비용의 회계 처리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약 법인별로 회계 처리 기준을 다르게 설정한다면 법인의 기간별 비교 가능성 또는 법인 간 비교 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해외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이 사업화되는 판매 승인 시점 이후에 R&D 비용을 자산화하는 반면 국내 바이오 업체 일부에서는 임상에도 들어가기 전부터 R&D 비용을 자산화 하고 있었다.

따라서 회계 기준에서는 법인의 기간별, 그리고 법인 간 비교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R&D 비용의 자산화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제약 및 바이오 상버에서는 개발비의 자산화가 항상 중요한 화두였다. 2018년 9월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도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 지침'을 상세히 제시한 바 있다.

핸드드립을 잘 내리는 철수씨도 무형자산 인정받을 수 있을까?

철수에게는 ‘핸드 드립’ 커피를 잘 내린다는 자부심이 있다. 목동에 카페를 열기 전 우연히 유명한 전문가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들을 모아놓고 그동안 갈고 닦은 핸드 드립 커피를 자랑할 일이 생겼다. 철수의 커피를 맛본 친구들은 여기저기서 맛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다 누군가가 이 기술이 얼마냐고 묻자 순간 으쓱해진 철수는 한 1억 원 정도 되지 않겠냐며 농담을 했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회계적으로 볼 때 철수의 핸드 드립 기술은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분위기에 초를 쳤다. 순간 철수는 자신의 기술은 아무나 따라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가끔 매출이 발생하는데 정말 자산으로서 가치가 없는지 궁금해졌다. 과연 회계에서는 이런 경우 자산화할 수 없다는 친구의 말이 맞는 걸까?

회계적 관점에서 철수의 핸드 드립 기술이 무형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철수의 카페를 인수할 때 철수도 스카우트하는 경우에는 철수의 기술이 시장 가격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가령, 목동의 카페를 인수할 때 가게 인테리어, 커피머신 등의 가치를 개별적으로 평가한 결과가 1억5000만 원이라고 치자. 이 가격만으로 목동 카페를 인수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철수가 그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 단골고객 등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철수가 스카우트된다면 철수의 핸드 드립 기술도 별도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목동카페의 인수 가격이 2억 원이라면 순장부가액인 1억5000만 원을 초과한 5000만 원의 가격을 무형 자산 즉, ‘영업권’이라고 한다. 회계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업권이 발생하는 이유는 순장부가액을 초과해 지불하는 대가의 차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내부에서 창출된 영업권은 바로바로 회계에서 표현되지 않고 M&A 등을 통해 표현되곤 한다. 그 이외의 방법은 철수의 기술을 ‘특허’로 등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실무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67호

필자 김범석 회계사

인터비즈 조지윤 윤현종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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