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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요새 병원가니? "난 혼자 구독하고 치료받는다"

조회수 2020. 5. 27. 16: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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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일까. 전 세계적으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비대면(Untact)은 뉴노멀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가 끝이 날 때쯤 사람들은 이전과 같이 대면하는(tact)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그러나 헬스케어 업계 내 여러 서비스와 대중의 소비 및 생활패턴에 깊게 자리 잡은 언택트는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각광받을 것이라 예측된다. 


DBR 296호에 따르면 팬데믹은 다소 변화가 더딘 헬스케어 비즈니스 트렌드의 변화를 앞당겼다. 구체적으로 피트니스·원격 의료·진단 및 모니터링·신약 개발 분야로 나누어 어떠한 변화의 조짐이 관찰되는지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자. 

코로나 감염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느린 헬스케어 업계에서마저 비대면(Untact)은 뉴노멀이 되었다. 특히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이제 원격으로(Remote), 집에서(Home), 혼자(Self), 구독(Subscribe) 해 이용하는 보건 의료 서비스가 각광받는다. 


홈트레이닝, 원격의료, 디지털 헬스케어를 이용해본 사용자의 경험이 누적되면서 이를 향한 심리적, 제도적 장벽은 낮아졌다. 비대면 서비스가 점차 니치 마켓이 아닌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가 백신과 치료제 등 신약 개발 분야에 가져온 변화 또한 주목할 만하다.

① 피트니스 분야 ▶ "확찐자" 막는 홈트의 대중화

코로나19 발발 이후 가장 격변을 겪은 헬스케어 산업 중 하나가 피트니스다. 단체 운동 시설에 발길이 끊기자 업장들은 문을 닫고 트레이너들도 대규모 실직 사태를 맞이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야외활동과 운동량이 급격히 저하된 수많은 확찐자(갑자기 살이 확 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실내 운동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사람들의 이런 요구에 따라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는 크게 두 가지 대응 양상을 보였다. 하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임시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피트니스를 운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감히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온라인 서비스를 정식 도입하는 것이다.

영국의 피트니스 가맹점인 '데이비드 로이드'와 '퓨어짐'은 전 지점 폐쇄령이 내려지자 일시적으로 멤버십 앱을 통해 운동 강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점 방문이 힘들어진 회원들이 온라인 앱을 통해 강좌를 들을 수 있게끔 임시방책을 마련한 것이다. 


임시로 디지털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 업체와 달리 아예 정식 서비스로 도입하려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미국 피트니스 업체 '펠로톤'은 실내 자전거에 설치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 수업을 따라 할 수 있게 한 트레이너 강좌를 월 12.99~39달러에 판매한다. 


마치 넷플릭스처럼 피트니스를 구독형 스트리밍으로 제공한다. 이 같은 디지털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홈트레이닝계의 대표주자가 된 펠로톤은 2019년 기준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며 주가가 폭등하는 등 기업가치 또한 치솟고 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한국에서도 G마켓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령, 덤벨 같은 홈트레이닝 관련 상품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등 실내 운동이 각광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피트니스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 비대면 1인 운동이 가능한 홈트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구내 컴퍼니가 운영하는 온라인 홈트 '리트니스'가 대표적이다. 리트니스는 영상통화로 실시간 트레이너 코칭을 받으며 운동할 수 있는 서비스로 출시 후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3월 국내 홈트레이닝 서비스 기업인 엠투웬티도 피트니스센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로 130억 원 규모의 북미 진출 계약 건을 따냈다.

② 원격의료 분야 ▶ 국내외 규제 완화로 온라인 진료와 처방 본격화

원격의료 쟁점은 코로나 사태 발발 전부터 꾸준히 성장해온 디지털 헬스케어의 트렌드이긴 하지만 팬데믹이 기폭제가 되어 또다시 현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 정부가 2월 24일 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해 이전까지 금지했던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며 처음으로 비대면 원격의료 서비스 규제의 빗장을 풀었다. 


가벼운 증상은 원격으로 진료, 처방해 병원 내 집단감염을 막았고 의료진과 시설이 부족한 도서, 산간 주민들도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의료 접근성을 넓혔다.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에 의료진이 집중 투입된 상황에서 원격의료는 의료진 공백을 해소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5대 대형병원을 비롯한 전국 상급 종합병원(21곳), 종합병원 및 병원(94곳)이 전화로 상담 및 처방을 시행 중이며 하루 평균 250건의 원격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원격의료 및 병·의원 정보 제공 서비스인 '굿닥'을 운영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랩스가 정부의 원격의료 한시 허용 이후 발 빠르게 대응했다. 현재 굿닥에서 원격의료가 가능한 병원은 120개 정도이며 현재까지 원격의료 사이트 누적 방문자 수는 19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의심증상 환자, 암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자, 영유아 부모 등이 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타트업 메디히어도 원격 영상 진료 앱을 출시해 환자가 의사와 일정을 잡아 영상 및 채팅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행 중인 스타트업이 국내에 다수 있긴 하지만 사실 원격의료 비즈니스의 기회는 미국 시장에서 더 열려있다. 미국은 의료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비싸고 1인당 헬스케어 관련 지출 또한 가장 많아서 불필요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원격진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 솔루션 전문 기업 네오펙트는 이렇게 잠재력이 큰 미국 원격의료 시장에 곧바로 진출했다. 네오펙트는 AI와 IoT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뇌졸중과 치매 등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 환자가 집에서도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네오펙트는 코로나 발발 이전부터 엄격하게 규제되던 국내 원격의료 서비스의 문턱을 넘기 위해 애초에 미국 시장을 노렸던 것이다.

③ 진단 및 모니터링 분야 ▶ 모바일 휴대기기로 위급상황 예방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다양한 진단법과 진단키트가 소개되며 한국의 진단 능력은 해외에서도 높게 평가된 바 있다. 항원/항체 진단법, 분자 진단법, 배양법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번 의료 현장에서 한국 의료산업의 저력을 보여준 것은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이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휴대용 기기를 이용해 영상 진단 기법이 활용되면서 위급 상황에 유용성을 입증한 것이다.

한 예로 대구 지역 병원이나 중국 우한 대학 부속 병원 등에서 국내 스타트업 '힐세리온'의 무선 휴대용 초음파 기기인 '소논(Sonon)'이 사용됐다. 의사들은 초소형 스마트 진단기에 내장된 무선통신기가 전송하는 영상을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환자를 진찰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의 주요 특징은 호흡기 관련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폐렴이나 급성 호흡 부전 등의 폐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른다는 점인데 이런 질환은 CT로 확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염병 상황에서 모든 환자를 CT로 검사할 수도 없고 엑스레이는 검사 정확도 낮아 한계가 있다. 이때 휴대용 초음파 기기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폐질환 유무를 알아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영상을 보여주는 소논은 클라우드 영상 저장 서버를 바탕으로 무선통신이 닿는 어디서든 코로나19 진단을 도왔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질병 진단, 모니터링 분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활용은 추진력을 얻을 것이다. 


오픈소스를 활용한 기업은 감염자 동선관리의 디지털화를 통해 코로나19의 전파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구 이동 및 물류관리 영역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네이버가 경기도 성남시에 적용한 '클로바케어콜'도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한 코로나19 대응 사례 중 하나다.

④ 신약 개발 분야 ▶ AI, 유전체 분석기술 도입 가속화

근본적으로 감염병을 처치하고 예방하려면 결국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신약이 출시되는 과정은 험난하다. 수년간의 비임상을 거쳐 규제 기관 승인을 받은 뒤 수년간의 임상 1~3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시판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예외지만 보통 감염병은 개도국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약사의 연구개발 인센티브는 상대적으로 적다. 내성 문제로 의사들은 신규 항생제 처방을 꺼리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들이 맞물려 감염병 치료제나 항생제는 제약 바이오 업계의 대표적 실패 영역이 됐다.


감염병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하지만 돈이 안 되는 이상 공급을 늘릴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으로 정보 자체도 부족한데다 개발을 위한 투자를 시작한다 해도 언제 갑작스레 전염병이 소멸될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더 막막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사스와 2014년 메르스 치료제 개발 투자도 병이 소멸되자 후속 투자는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은 기존 약을 새로운 용도로 변경해 쓰는 약물 재창출 방식의 신약 개발이다.

출처: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에 뛰어든 회사

코로나19 발발 이후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AI와 유전체 분석은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다. 


AI와 유전체 분석은 병원체의 단백질 타깃과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속도는 빠르게, 정확도는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업체가 AI와 유전체 의학에 얼마큼 관심을 갖고 언제 도입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격차는 벌어질 것이라 예측된다. 


AI 기반 신약 개발 분석 회사인 벤치싸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AI 신약개발 전문 스타트업은 약 230여 개에 달하며 한국에도 약 8개사가 존재한다.

인터비즈 박소영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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