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스포츠짐으로 만들어 매출신장 24% 이룬 "이 브랜드"

조회수 2020. 4. 3. 16: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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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업체 데카트론,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 투자

매장에 재고관리 로봇과 움직이는 모바일 계산대 배치하자

직원들이 좀 더 밀접하게 고객 응대할 수 있게 돼

매장을 판매처가 아닌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체험관으로 변화 

가성비 전략에 혁신마인드 셋팅도 성장의 밑걸음 돼 



이커머스의 습격에도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견고한 매출 성과를 보이는 글로벌 스포츠 업체가 있다. 1976년 프랑스 릴(Lille)시에 첫 매장을 연 글로벌 스포츠 스토어, '데카트론(DECATHLON)'이다. DBR 290호는 데카트론의 미국 최고기술책임자(CTO) 토니 레옹과 진행한 인터뷰를 실었다. 데카​트론이 오프라인 스토어를 중심으로 어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사했는지를 분석했다. ​

데카트론은 1976년 프랑스 릴(Lille)시에 첫 매장을 열었다. 스포츠 애호가 미셸 레크락(Michel leclercq)이 '양질의 스포츠 기구 및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창업했다. 1986년 자체 제작한 제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는 육상, 수영, 요가, 스키, 사냥 등 수십여 가지의 스포츠 종목에 필요한 제품을 24개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데카트론은 전세계 54개국 870개 도시에 15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직원 수는 약 9만 명 정도다. 2018년 매출은 128억 달러(한화로 약 14조8500억 원)를 기록했고 현재 한국에는 2019년 9월 인천 송도, 하남 스타필드 등 2개 매장이 들어와 있다.

​특이점은 아마존을 필두로 이커머스가 급성장한 최근 5년 간 데카트론은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 투자에 집중한 것이다. 언뜻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행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커머스를 확대하는 것이 하나의 성공공식처럼 자리잡은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을 둔 여러 대형유통업체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사이 데카트론의 매출은 2015년 91억 유로(한화로 11조7114억원)에서 2018년 113억 유로로 약 24% 성장했다. 여기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처가 아닌 고객들이 제품을 경험하는 창구로 활용한 것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데카트론의 생존법
①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계 배치

DBR팀이 2019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스트리트에 위치한 '데카트론 랩(Decathlon lab)'을 방문했을 때 목격한 장면이다. 키가 170cm쯤 돼 보이는 막대 로봇 탈리(Tally)가 혼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탈리는 매일 매장을 돌아다니며 80여 개 종목의 스포츠용품 재고 수십만 개를 체크하며 매장 직원 6명이 하루 종일 매달려야 마칠 수 있는 재고관리 작업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매장 중앙에는 디귿(ㄷ)모양의 *​워크스테이션 4대가 있고 여기엔 '체크아웃'이라 쓰여 있었다. 그 안에는 장바구니가 설치돼 매장에서 고른 RFID가 부착된 제품을 담고 QR코드를 찍으면 데카트론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바퀴 달린 워크스테이션은 일종의 '움직이는 계산대'로 고객들이 있는 어디로든 이동가능하다. 고객들 입장에선 스마트폰으로 1분도 채 안 걸려 결제를 마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객들은 계산하기 위해 줄 서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 이득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계산대에 별도로 직원을 배치할 필요가 없다. 토니 레옹 데카트론 미국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제 매장 직원들은 계산대를 지키거나 재고 관리 할 시간에 매장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워크스테이션: 초대형 전자계산기가 정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작업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계산기

*무선 주파수 인식 시스템(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반도체 칩이 내장된 태그, 라벨, 카드 등의 저장된 데이터를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비접촉으로 읽어내는 인식시스템

② 매장을 커뮤니티 및 체험관으로!

기기들을 투입해 매장 직원들의 잔업무를 줄인 데카트론은 이들에게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새 역할을 부여했다. 고객들의 달라진 매장 방문 목적에 맞춘 전략이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은 재고를 보관하는 장소였고 소비자는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보고 그 물건을 구매해 집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다. 그러다 보니 과거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고 계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매장 직원들도 달라져야만 했다. 제품을 제대로 설명하고 상담해주는 '고객과의 소통'이 이들이 수행해야 하는 주 업무로 올라선 것이다.

데카트론은 더불어 매장 내에는 배트민턴장과 같은 스포츠 체험 장소를 마련했다. 고객들이 이곳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게 해서 다시 매장을 찾아오게끔 하려는 목적이다. 데카트론은 장기적으로 기존 스포츠용품 매장을 스포츠를 체험하고 배우며 다른 사람들과 이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체험관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출처: 데카트론 인도 페이스북
데카트론 인도 지점의 '인라인 스케이팅 강연' 광고

데카트론 인도 지점은 이 전략의 효과를 입증한다. 인도는 아직 스포츠 활동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곳이고 인기 종목도 제한적이다. 데카트론은 어떤 스포츠용품을 인도 매장에서 판매해볼지 고민 끝에 '롤러스케이트'로 타깃을 정했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기에는 인도의 도로사정과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부적 반발도 적지 않았다. 데카트론은 반대의견을 수렴해 매장 앞에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매일같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러오는 아이들의 숫자도 늘었고 자연스레 관련 제품의 판매 또한 늘었다.

③ 가성비, 혁신 마인드 셋팅도 밑걸음

데카트론이 이커머스의 공습 아래에서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또다른 이유 중에 하나가 가성비다. 데카트론의 제품은 다른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비슷한 제품과 견주어 볼 때 품질 대비 낮은 가격으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커뮤니티 기능이나 체험관 마련에 많은 돈을 들이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성비(제품 성능 대비 가격)가 떨어지진 않을까,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앞선 정책과 가성비 전략은 함께 구사될 때 오히려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 가성비 전략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상품에 결함이 있을 때 고객과 직접적인 소통으로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 고객정보나 의견을 활용해 실제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데카트론은 고객 정보를 습득하면 지금보다 더 질 좋은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과거 데카트론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했었다면 현재는 가성비와 경험이 결합된 새로운 시너지를 얻기 위해 구매하는 것이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데카트론이 고객과 공동으로 자체 개발, 생산한 제품 인기 대표 제품들

마지막으로는 이처럼 데카트론이 독특한 매장 활용 방식 등을 활용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요인으로 제도적으로 장착된 '혁신의 문화'도 큰 몫을 담당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데카트론 크리에이션'이 대표적인 사례. 이는 데카트론의 제품을 한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도, 스포츠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든 온라인 플랫폼에 신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실험적인 제도.


데카트론 직원들은 물론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람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다. 100개 이상의 찬성 의견을 받은 아이디어는 채택되고 제안자는 데카트론 제품개발 담당 직원들과 회의를 거쳐 이후 제품 디자인, 기술 보완사항, 가격책정 등 제품 개발 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토니 레옹 데카트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데카트론은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 하기 보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유연성을 지닌 회사다"며 "오랜기간 정착된 이러한 혁신적인 문화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90호

필자 동아일보 이미영 기자

인터비즈 박소영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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