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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티에 빠진 스포츠 업계, '커뮤니티' 만드는 이유는?

조회수 2020. 1. 1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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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워라밸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취미와 경험의 기회를 찾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원데이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영, 러닝, 클라이밍 등의 액티비티에 도전하고 있다.



종합숙박 및 액티비티 예약 서비스 앱 '여기어때'에 따르면 플라이보드, 실내서핑 등 액티비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익스트림 액티비티' 상품은 올해 초 대비 등록 상품수가 5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최근 스포츠 기업은 액티비티 커뮤니티를 만들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며 고객 관리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커뮤니티 내에서 소비자는 '환경 보호' 등의 브랜드 철학을 공유하고,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에 공감하는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되기도 한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글로벌 러닝 커뮤니티
'아디다스 러너스'

최근 2030을 중심으로 공원 등 도심에서 함께 달리는 '러닝크루'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SNS가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크루를 모으고 정해진 시간에 만나 함께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달리기는 혼자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스포츠 브랜드들은 2030 러너들을 겨냥한 런닝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아디다스 러너스'다.

아디다스 러너스는 글로벌 러닝 커뮤니티로 베를린에서 시작했으며, 세계 주요 도시에 하나씩 약 60여 개의 지점이 있다. 전 세계 도시에서 약 30만 명이 활동 중이며, 서울 커뮤니티는 작년에 9000명을 돌파했다.



지역과 경계를 뛰어넘어, 러닝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러닝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클럽은 코어 밸런스 클래스, 뉴트리션 클래스, 메디컬 클래스 등을 운영함으로써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즉, 러너의 정신, 영양, 기술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코칭 센터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아디다스 러너스 페이스북

아디다스는 2017년 6월에 'AR SEOUL'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첫 론칭했으며, 서울숲 인근에 총면적 320㎡ 규모의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 중이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의 참여가 84% 이상을 차지해 SNS상에서도 인기가 많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ARSEOUL, #아디다스러너"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1만건 이상의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2030 러너들의 욕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충족시켜줌으로써,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러닝 못지않게 커뮤니티가 활성화 돼 있는 분야가 아웃도어 분야다. 그 중에서도 블랙야크는 자사의 커뮤니티인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은 등산에 대한 지식과 활동을 공유하는 블랙야크의 앱 기반 플랫폼이다.



약 11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프로그램인 '명산 100'의 완주자는 3500여 명에 이른다. 블랙야크는 이 명산 100 완주자들의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내기도 했다. 『명산 100과 사람들 : 함께 오르다』라는 책에는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명산100'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등산 및 액티비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웃도어 복합문화 공간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센터'를 오픈하기도 했다.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에서 회원들은 단순히 등산 정보를 공유하거나 프로그램에 참가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블랙야크가 지향하는 '환경적 가치' 또한 함께 고민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클린 마운틴 365' 캠페인을 7년째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 참여자는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 멤버들이다. 클린 산행을 인증하는 사진을 업로드하면, 매장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블랙야크 클럽 데이' 행사도 진행 중이다. 올해로 2회째 진행됐으며, 클럽 멤버들이 '산행'이라는 공통된 활동을 기반으로 모이는 대규모 커뮤니티 장이다.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하나의 백두대간 만들기' '히말라야 트레킹 추첨'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행사에는 3,000여 명이 참가했는데 돋보이는 점은 쓰레기, 플라스틱 문제 등의 환경 문제를 참가자들과 함께 고민하기 위해 현수막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올해 행사에서는 비닐 대신 제품이 담겨있던 박스를 이용해 현수막과 각종 행사용품을 대신했다. 블랙야크는 이처럼 고객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면서 '환경보호'라는 브랜드 철학을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효과도 보고 있다.

룰루레몬 커뮤니티

‘요가복계의 샤넬’로 잘 알려진 룰루레몬은 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자신들의 철학인 ‘스웻 라이프(sweat life)’를 전달하고 있다. 스웻라이프란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생활을 의미하며 룰루레몬은 이를 마음가짐에 대한 가이드를 주는 철학이자 일상에서 삶을 영위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룰루레몬의 모임은 매장 한 부분에 마련된 공간이나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숲, 야외공원, 관광지 등 다양한 곳에서 이뤄진다.

출처: 룰루레몬 인스타그램
6월 21일 세계 요가의 날, 250명의 게스트가 참여했다

지난 6월 21일에는 세계 요가의 날을 맞아 한국무역협회와 손을 잡고 코엑스 동측 광장에서 요가 클래스를 열기도 했다. 이 커뮤니티 클래스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고객과 점원의 관계가 아닌,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 이는 호칭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피트니스 트레이너나 요가 강사인 룰루레몬의 점원들은 ‘에듀케이터’로, 고객들은 ‘게스트’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또한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유명 요가 강사, 필라테스 강사, 운동 선수 등을 '앰배서더'로 섭외해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중심인물로 활동하게끔 하고 있다. 이들은 커뮤니티 클래스를 진행하며 본인이 활동하는 지역에서 룰루레몬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룰루레몬은 커뮤니티 클래스를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와 공유함으로써, '팬'을 확보 중이다. 특히 ‘웰빙’과 ‘자기표현’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고객들은 색다른 액티비티 체험을 통해 건강은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위의 사례들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를 소비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브랜드 커뮤니티 안에서 고객들은 단순히 취미 활동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공유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노출됨으로써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SNS 등을 통해서 브랜드 커뮤니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자발적 마케터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브랜드라는 '공통 관심사'를 매개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교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뮤니티 안에서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도 한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티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 뿐만 아니라, 회원과 회원 간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인터비즈 김연우 장재웅
inter-biz@naver.com

참고문헌

안덕용;김준석, 2009,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 특성이 커뮤니티 충성도, 브랜드 태도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

*표지 이미지 출처 : 아디다스 러너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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