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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로 잡은 "이 드라마 맛집",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조회수 2020. 1. 1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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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대 젊은층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점은 무엇일까. TV를 보지 않는다는 것도 큰 변화로 꼽을 만하다. 누군가는 학업에, 누군가는 일 때문에 집에 있을 시간 자체가 없다. 이들은 이동하는 중에,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정보통신연구원(2017)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필수 매체를 꼽는다면 50대 이상이 여전히 TV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10~40대는 스마트폰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환경에서 콘텐츠 플랫폼의 지각변동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웹콘텐츠의 대표 주자 중 하나가 웹드라마다. 10분 내외에 가볍게 볼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문화현상과 세태를 빠르게 포착하고 공감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0년대 중반 웹콘텐츠 초창기엔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만들어지다보니, 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웹툰이나 게임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최근엔? PPL은 웹콘테츠에 맞는 방식으로 진화했고, 내용도 수용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플래디다.

플래디 민린 제작팀장

플래디는 황형준 전 다이아TV 상무(현 대표) 등 CJ ENM 출신들이 만든 디지털 콘텐츠 전문 제작사다. 올해 초 시작한 회사는 웹드라마인 '찐엔딩'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인했다. 고교생들의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는 지난달 첫 화를 공개했는데, 현재까지 인기편의 경우 50만 명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구독자는 한 달만에 5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플래디 민린 제작팀장(28)에게 웹콘텐츠의 매력과 성장 가능성 등을 물었다. 

웹드라마의 매력...공감 일으키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해, 공급자 시각 벗어나야

"여기(웹콘텐츠)선 공감을 일으키는 드라마만이 성공합니다. 어떻게 공감을 일으킬지, 문화현상을 어떻게 빠르게 반영할지 고민하죠. 그게 웹콘텐츠가 가진 경쟁력이니까요."

민 팀장이 웹콘테츠의 특징으로 가장 먼저 꼽은 건 '공감'이라는 키워드다. 흔히 웹콘텐츠의 수익모델은 기업의 마케팅이 중심이 되는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공급자, 혹은 광고주가 원하는 콘텐츠의 모습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인기를 끄는 웹드라마는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 콘텐츠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외면받는다. 웹드라마에 접근하는 논리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플래디가 이야기하는 웹드라마의 필수 공식은 두 가지다. 1)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빠르게 문화현상과 트렌드를 포착하고, 2) 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래디가 제작한 찐엔딩 포스터

민 팀장은 2016년 CJ ENM 소속 다이아TV에서 연출로 일을 시작했다. 2년 근무한 뒤 플래디로 자리를 옮겼다. 조연출로 제한적인 역할만 맡았던 것과 달리 현재 회사에선 연출 이상의 폭넓은 감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여기선 PD가 대본을 써요. 전통적인 드라마와는 제작방식부터 논리까지 다 다른 거죠."

플래디의 제작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민 팀장이 꺼낸 말이다. PD가 대본까지 쓴다는 건 기존 제작환경에선 낯선 개념이다. 작가와 연출이 따로 나뉘는 게 아니라 순발력 있는 대응이 요구된다. 작가와 연출진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건 1인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과도 비슷한 방식이다. 사전 제작이 불가능한 환경이라는 말로도 읽힌다.

플래디 민린 팀장은 웹드라마 '너, 대처법'을 통해서 이름을 알렸다.

이점에서 신인 배우를 주로 기용한다는 것도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기존 배우들이 가진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탈피하려는 게 웹드라마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엔 전형성을 벗어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는 게 플래디 측 설명이다. 공감을 얻으려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 철저하게 내 주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출에게 너무 많은 역할이 주어진다는 건 제작 입장에선 리스크이지 않을까. 플래디 황 대표는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CJ와 같은 대기업이 투자부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대우 등 여러 면에서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웹콘텐츠가 가진 장점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큰 기업에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고, 정말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실현하기까지에도 많은 벽이 있기 마련이죠. 그러다 정말 좋은 창의성이 실현되지 못하고 주눅들고 끝나는 거 많이 봤어요. 특히 웹콘텐츠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반응을 보는 게 중요한데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젊은 연출과 창작자를 밀어주는 분위기가 플래디의 장점입니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시작된 개별 창작자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시도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웹콘텐츠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설명으로도 풀이된다. 웹드라마가 최근 급성장한 것도 이러한 제작 환경과 논리의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도 달린다. 플래디는 공감에서 시작해 콘텐츠에 대한 팬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면 그때부턴 약간은 무거운 주제들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콘텐츠에 팬이 되면 오히려 노골적인 PPL조차도 쉽게 용인해주더라고요. 사랑받는 콘텐츠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은 더 커졌죠" 민 팀장의 설명이다. 최근 인기를 끈 EBS 유튜브 콘텐츠 펭수의 사례를 생각하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다. 

민 팀장과의 일문일답...웹드라마는 무엇? 어떤 점이 매력?

민 팀장에게 웹드라마의 제작방식과 기존 콘텐츠의 차이점을 마저 물었다. 웹드라마라는 형식이 각광받는 이유와 매력도 궁금했다. 다음은 민 팀장과의 일문일답.

찐엔딩 포스터

Q. 웹드라마와 기존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아무래도 러닝타임이 아닐까 합니다. 40~60분 분량으로 방영되는 TV나 OTT드라마와는 다르게 웹드라마는 주로 10분 내외의 분량이죠. 아무래도 디지털 플랫폼에 시청자의 니즈(스낵형 지향)로나, 데이터 양으로나 긴 영상물은 올리기가 힘들고 그만큼의 제작비 확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웹드라마는 짧은 러닝타임에 기승전결을 담아서 시청자가 이탈하지 않고 충분한 시청시간을 확보하게끔 '재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 재미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개인적으로는 영상 시작부분에 강한 인상의 후킹요소를 넣고, 중요하지 않은, 의미를 담지 못하는 대사와 장면은 최대한 삭제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1초에 24~30프레임 중 한 프레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요. 마치 "넘기지 마세요! 끄지 마세요! 재밌는거 금방 나와요!!" 라는 느낌이죠. 웹드마라 영상을 올리면, 즉각적으로 댓글에 시청자의 반응이 오는데 '10분이 너무 짧다', '8분이 8초 같다' 등의 댓글이 달리면 뿌듯합니다. 댓글 반응을 보고 이를 다음 영상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플래디 제공

Q. 제작비가 기존 드라마에 비해선 아무래도 크지 않을 텐데요. 제약은 없습니까?


제작비와 제작 일정엔 물론 기존 미디어와 비교하면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고 표준제작비를 산출해도 권장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기도 하죠. 게다가 지금까지 정립해온 저희의 작업 프로세스는 한 달의 준비기간을 가지고 4~6회차 촬영을 하여 8화 분량의 아웃풋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쉽지 않죠.

대본작업부터, 배우 섭외, 로케이션 섭외 등등 웬만해서 TV 방영물이 몇달, 길게는 몇년에 거쳐 준비하는 것을 한 달 내외에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게끔 속성으로 정리해야 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연출을 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생기고, 정말 가져가야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점점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중입니다. 고무적이게도 요즘은 웹드라마가 대중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이런 저런 곳에서 PPL이나 여타 광고 제안이 많이 들어옵니다.


Q.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습니까?


웹드라마는 일부 크리에이터들처럼 유튜브나 페이스북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영상을 게시하여 조회수 대비 광고료로 수익창출을 해내기란 어렵습니다. 조회수 1회당 몇 원에 해당하는 수익금으로는 제작비를 메꾸기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인데요, 주요 수익원은 다양한 제품사에서 PPL 광고 제안을 받거나,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죠. 브랜디드 콘텐츠란 광고주가 제작사에게 제작비의 일정 비율만큼에서 크게는 전액을 지불하고 공동제작을 제안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웹드라마가 가진 스토리라인 안에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정보를 녹여내어 시청자에게 광고라는 거부감을 줄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구조를 갖는데 디지털 콘텐츠가 성장하면서 점점 더 각광받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아무래도 웹드라마 특성상 브랜디드 제작에 관한 수요가 가장 큽니다.적은 제작비로 빠르게 아웃풋을 내면서도, PPL 이상의 효과를 가지니까요. 이걸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역량이 플래디가 가장 자부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Q: 웹드라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너무 현실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 영화는 한번 관람하기 시작한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고, 방송은 채널만 돌릴 수 있지만 유튜브는 채널, 러닝타임. 구간별 선택이 가능하죠. 따라서 한 소절 한 소절이 소중하고,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설정이 들어가있으면 오히려 이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Simple is the best”가 웹드라마 만들 때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비즈 임현석 이다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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