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명품도 20대가 큰손? 유튜브 보면서 명품산다

조회수 2019. 12. 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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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명품소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국내 3대 백화점 모두 이들 젊은층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명품으로 연간 1억 원 이상 구매자(L.VVIP) 중 20대의 비중은 2018년 38.7%에 이른다. 2016년 28.5%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도 20대 이하의 명품 소비 증가율은 2016년 이후 매년 20%대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 상반기보다 24% 증가했다. 올 상반기 명품부문 전연령대 매출 증가율 22.9%보다 높다.

현대백화점에서 20대 매출 증가율은 35.1%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증가율 28.8%보다 높다.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1020세대를 중심으로 한 명품소비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글로벌 명품 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 유로(1441조 880억 원)로 전년대비 4%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KB 경영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명품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3~4%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약 2850억 유로 (373조 3728억 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Z세대가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

10, 20대 등 Z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의 명품 소비가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기존 세대보다 모바일 동영상 등을 통해 명품을 쉽게 접하고, 보고 있다는 점을 든다. 명품에 대한 인지가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1020세대들이 자주 보는 유튜브엔 명품 구매 혹은 개봉기를 올리는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유튜버들은 적게는 몇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 이상의 돈을 명품 구매에 사용한다. Z세대는 그들의 명품 '언박싱' 순간을 함께 하며 명품에 익숙해졌다. 명품을 구경하기 위해 백화점을 직접 방문할 필요도 없다. 유튜브에만 접속하면 다양한 명품 브랜드의 구매후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명품 구매를 통해 재력을 과시하는 힙합 문화도 Z세대의 명품 선호를 부추기는 것으로 평가된다. 힙합음악의 최근 트렌드는 '근육에 힘을 주다'라는 뜻의 플렉스(FLEX)라는 단어에서 드러난다. 플렉스는 뽐내고 과시한다는 의미로 명품 자랑이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젊은층에겐 당당한 소비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동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렉스를 추구하는 모습이 명품구매 신드롬을 낳았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FLEX 를 검색하면 약 1437만개의 게시물이 조회된다. 한국어로 #플렉스 를 검색해도 만 오천건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자기만족과 개성표현을 위해 명품을 구매하는 현상이 과거보다 보편화됐다.


명품 구매에 있어 Z세대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은 이들은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트렌드는 콜라보(Collaboration)를 통한 이미지 변신

명품 업계에 콜라보 열풍이 불었다.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는 '어려졌다'. 무겁고 진중하게 여겨지던 명품 특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흔히 젊고 가벼운 브랜드로 여겨지는 스포츠나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이 흔히 입는 스타일인 스트리트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루이비통이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 협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슈프림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더 부각했고, 두 브랜드의 로고를 결합한 새로운 패턴을 만들었다. 국내는 2017년 7월 중순 루이비통 청담점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럭셔리와 스트리트 패션, 전혀 다른 성격의 패션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의 콜라보에 쏟아진 관심도 뜨거웠다.


묵직하고 진중한 느낌을 유지해온 버버리도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구찌의 경우 2015년 수석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라가 등장한 이후 브랜드 로고를 강조한 컨셉으로 변했다. 꽃, 나비, 새, 도마뱀 등을 수놓은 의상 역시 구찌의 그동안의 행보와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젊은층을 타겟팅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영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리스트(Lyst)에 따르면 구찌는 올 2분기 '가장 인기있는 패션 브랜드 20'중 1위를 기록했다. 3~4년 매출이 감소하며 '한물 간' 브랜드로 여겨졌던 것을 고려하면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루이비통 등 브랜드가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Z세대 중 상당수가 스포티한(sporty)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컨설팅업체 파이퍼 제프리에 따르면 2017년 미국 10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중 의류와 신발 부문에선 나이키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 연령에 걸쳐 인기를 누려왔던 애슬레저 웨어의 선호도가 40%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 등 2017년을 기준으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달라졌다 .

Z세대에게 익숙한 스타들과의 콜라보도 이어지고 있다. 유명 배우들보다 케이팝 스타 혹은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MCM은 2019 가을.겨울(AW) 캠페인의 모델로 뮤지션 빌리 아릴리시를 선정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2001년생 뮤지션으로 Z세대를 대변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샤넬은 지난해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지정했다. 제니도 96년생으로 Z세대에게 인기 많은 케이팝 스타이다.이들이 또래인 Z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마케팅에 반영한 결과다.

패션쇼 후 바로 사세요, 'See Now- Buy Now' 전략

명품 브랜드는 모바일로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바로 소비하는 젊은층을 공략하려는 전략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 보고, 지금 사세요(See Now- Buy Now)"로 요약된다. 원하는 물건을 빨리 구매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패션쇼 후 콜렉션 구매까지의 시간 차를 최소화한다.


명품 브랜드가 온라인 쇼핑몰로 이동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버버리(Burberry)는 명품 브랜드 중 처음으로 소수의 계층만을 위한 패션쇼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패션쇼에서 선보인 아이템을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버버리 뿐만이 아니다. 토미힐피거(Tommy Hilfiger)는 2017년 2월 패션쇼 직후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구매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행했다. 뉴욕패션위크의 개인 디자이너들은 패션쇼 의류 주문 플랫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패션쇼 의상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오랫동안 오프라인 매장만 고수하며 콧대를 높여온 명품업체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소비 트렌드로 차츰 이동한 것이다.

인터비즈 임현석 이다희
inter-biz@naver.com

* 'See Now Buy Now' 전략 부분은 KB금융연구소 KB 지식 비타민 17-58호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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