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받던 한국 '이 기업', '밀폐력'으로 미국에서 대박났다

조회수 2019. 12. 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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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활용품 제조사 락앤락(Lock&Lock)*은 지난 1998년 특허 취득과 함께 국내에서 락앤락 브랜드를 출시한 후, 2000년대 초반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진출 초기에는 전시회에서 어떤 바이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대로 짐을 싸 돌아오는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락앤락의 직원들은 제품의 밀폐력을 알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품에 오렌지주스를 넣고 저글링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저글링 중 실수로 제품을 땅에 떨어뜨리고 만다. 하지만 바닥에 세게 떨어졌음에도 제품이 깨지지 않는 것을 보고 캐나다 바이어가 관심을 보였고 그렇게 점점 해외 시장에서도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그렇다면 2019년 현재 세계 시장에서 락앤락의 지위는 어느 정도일까?

(*락앤락은 현재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경영권 전량을 매각하였음을 알립니다.)

제품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락앤락의 '극한 실험'

전세계적인 락앤락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락앤락의 탁월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락앤락은 뚜껑의 4면을 걸어잠그는 '4면결착식' 밀폐용기의 시초다. 해당 기술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락앤락은 자사 제품이 '완벽 밀폐'가 된다는 걸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선보였다. 앞서 이야기한 저글링도 그러한 실험 중 하나이다.



미국 홈쇼핑에서는 락앤락 밀폐용기 안에 지폐를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물에 담궜다 꺼내보이기도 했다. 물에 푹 담궜다 꺼냈음에도 지폐가 하나도 젖지 않았음을 강조해 많은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었다. 락앤락은 또한 유튜브를 통해 화면이 켜져 있는 휴대전화를 밀폐용기에 넣고 물에 담구거나, 솜사탕을 넣고 물 속에 넣는 등의 실험을 영상으로 공개하며 탁월한 밀폐력을 과시했다.

락앤락 텀블러 제품도 락앤락 특유의 '극한 실험'을 통해 뛰어난 보냉력을 선보였다. 1차 실험에서는 텀블러에 얼음을 넣고 통째로 끓는 물에 3분 동안 담궜다 뺐다. 얼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크게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2차 실험에서는 얼음이 '24시간'을 버틸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텀블러 가득 얼음을 넣고 12시간이 지난 후 뚜껑을 열어보니 얼음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24시간이 지난 후 뚜껑을 열어보니 조금 녹긴 했지만 얼음의 형체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러한 극단적인 실험들은 락앤락 제품의 품질을 입증해 줄 뿐만 아니라, 주부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는 홈쇼핑에서 대단한 퍼포먼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주부들 마음 사로잡고 독일 진출까지...

출처: 유튜브 QVCtv
미국 QVC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락앤락 제품

2000년 홍콩 전시장에서 대량 구매 약속을 해던 캐나다 바이어는 미국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 락앤락 제품을 납품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며 독점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해당 바이어는 몇 달 후 계약 취소 통보를 한다. 그 이유는 전시회 이후 값싼 카피 제품이 이미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락앤락 측은 바이어가 대기로 했던 제작비는 물론, 팔리지 않을 경우의 재고까지 떠안을테니 QVC에서 방송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미국 QVC 첫 방송에서 준비했던 5000세트가 완판되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출처: 락앤락 홈페이지
락앤락 텀블러를 판매 중인 독일 QVC 홈쇼핑 방송 장면

QVC는 글로벌 체인을 가지고 있는 대형 홈쇼핑 회사다. 최근에는 미국을 넘어 독일 QVC에서도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이에 락앤락은 QVC 독일에 텀블러 12만 개를 수주하는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 현재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환경 보호 목적 및 패션 아이템의 용도로도 텀블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락앤락은 독일을 기점으로 유럽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광군제에서 역대 최고 매출 기록, 중국 시장에서도 성장 중

출처: 락앤락 홈페이지
광군제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락앤락. 중국 인기배우 덩룬(등륜)을 모델로 기용했다.

지난 11월 11일 중국 최대의 '쇼핑 명절'인 광군제 당일에는 하루 매출 4325만 위안(약 72억 4000만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2018년도 광군제와 비교했을 때 11.9% 정도 상승한 매출 기록이다. 락앤락의 중국 내 인기는 사드 보복 등의 민감한 문제에도 굴하지 않고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차(茶) 문화가 발달한 국가다. 그만큼 '보온성'이 좋은 텀블러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질 좋은 제품은 역시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보았다. 중국 내에서 락앤락 텀블러의 판매가 급격히 증가했고 많은 사람들이 품질을 인정했다.



그 결과 락앤락은 2019년 중국 브랜드파워지수(C-BPI)에서 밀폐용기 부문 8년, 보온병 부문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황금브랜드'로 선정되었다. 황금브랜드란 중국에서 5년 연속 1위를 유지한 기업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칭호다.

올해 9월에는 중국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남성 배우 중 한 명인 덩룬(邓伦, 한국식 발음으로는 등륜)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여 1030세대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가 신뢰하는 10대 브랜드, 락앤락

출처: 락앤락 홈페이지

락앤락은 베트남에서도 8년 연속 '소비자가 신뢰하는 100대 브랜드'에 선정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상위 10개 브랜드에게만 주어지는 특별상인 '소비자가 신뢰하는 10대 브랜드'에도 4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국내 기업 중에서 10대 브랜드에 선정된 기업은 락앤락과 삼성전자 뿐이다.

락앤락은 2007년부터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으며 2008년에는 호치민, 하노이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열었다. 현재 베트남 내 락앤락 매장은 42개로 늘어난 상태다. 락앤락은 대다수 기업들이 중국에 생산 공장을 세우던 시기부터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두었다.



또한 사드문제가 불거지기 전 중국 웨이하이 소재의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에 주력하는 등 발 빠른 대처와 현명한 판단으로 기업의 안정성을 높였다. 베트남 시장에서 락앤락은 올해 3·4분기에 전년도 3·4분기보다 59% 증가한 매출을 보이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락앤락은 주방 용품계에서 독보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가격도 한국에서의 판매가와 비슷하게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베트남 최고의 부촌으로 알려진 '푸미흥' 지역에 1호점을 낸 후로 최상류층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 것이다. 또한 호치민 다이아몬드백화점, 팍슨백화점, 빈콤 등 고급 백화점에도 대거 입점한 상태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에어프라이어, 전기밥솥 등 소형 가전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무명의 생활용품 회사 락앤락은 이제는 14개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전세계 1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생활의 지혜를 녹여낸 아이디어와 끈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탄생시킨 것이다.

인터비즈 박윤주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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