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영업사원'의 거짓말이 탄로났다. 그를 해고해야 할까?

조회수 2019. 12. 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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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꼭 필요한 유능한 인재가 성과를 조작했다. 그 직원은 목표 달성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분명 거짓말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를 해고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당신이 회사의 리더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리더에겐 의사결정을 내릴 일이 자주 생긴다. 그 중에서도 직원들의 거취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곤란해진다. 유능한 직원으로 알려진 이가 업무에 관련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 그를 해고해야 할지 여부를 정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가장 좋은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 자세한 상황을 알아본 후, 그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결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소개한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리더가 직원들에게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사원 이대리가 고객방문 정보를 조작했다고?

어느 날 아침, 제약마케팅 A회사의 박대표는 빨간색 느낌표가 찍힌 '중요' 이메일을 받았다. 그 이메일은 지역사무소 영업관리자인 정차장이 보낸 것이었다. 그는 영업활동보고서에서 문제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우수 영업사원 중 한명인 이대리가 고객방문 정보 일부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대리가?

박대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리는 일상적으로 영업목표에서 10-20%를 초과해 성과를 달성했고, 지난 5년간 회사의 최고직무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 게다가 주위사람들에게는 아량을 베풀 줄 아는 동료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신입 영업사원들을 보듬으면서 자신의 영업전술을 전수했고 까다롭지 않은 고객들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기까지 했다.

A회사의 영업목표가 만만치 않은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이대리는 더욱 유능한 사원이었다. 영업사원들은 하루에 적어도 열 명의 의사와 네 곳의 약국을 방문해야 했고, 고객 스케줄에 따라 방문시간을 배분했다. 방문시간의 50%는 플래티넘 등급, 30%는 골드 등급, 20%는 실버 등급에게 썼다. 이대리는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유능했고 오히려 후배 동료들에게 좋은 멘토가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벤투스의 대표 축구 선수 호날두

이대리가 주 고객인 임의사를 만났다고 기록한 지난 5월 13일은 AS로마와 유벤투스의 축구경기가 있었다. 박 대표는 임 의사가 그날 퇴근 후 바로 집으로 향해 호날두가 출전한 경기를 관람했다는 걸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했다. 이대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우수 영업사원 이대리가 영업활동보고서를 조작했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드러났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 하는 박대표는 근심에 잠겼다.

박대표는 극심한 경쟁 가운데 A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고객과 직원들에게 회사를 ‘윤리적인 제약업계 마케팅대행사’로 새롭게 포지셔닝한 덕분이라고 믿었다. 동종 회사들이 고객을 뇌물로 매수하거나, 제품의 이점을 과대포장한다는 우려가 커질 때 이런 윤리적 태도가 두각을 드러냈다. 윤리적 태도는 A회사의 스토리에 스며들었고, 모든 직원은 특히 고객방문 때 그런 태도를 갖도록 교육받았다. 박대표에게 이 태그라인은 마케팅 구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는 언제나 원칙에 입각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A회사는 '윤리적 회사'라는 평판을 지키기 위해 윤리위반에 무관용 정책을 적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리를 해고하는 것이 정말 회사에 최선일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리는 늘 목표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으며 동료들의 역량도 끌어올리는, 조직에 꼭 필요한 인재였기 때문이다.

이대리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줘야 할까?

박대표는 이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난 이 일을 필요 이상으로 골치 아프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저 당신의 얘기를 좀 듣고 싶네요."


이대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고객인 의사들을 만나긴 했지만 기록한 날짜가 아닌 다른 날짜에 만났고, 허위보고서를 제출한 건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큰 실수를 저질러서 죄송합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중압감이 컸습니다.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걸 깨달았는데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박대표는 낙담한 이대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신감이 가시지 않았다. 박대표는 그를 해고하더라도 그 상황을 공개할 생각이 없기에 이대리가 퇴사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유능한 직원인 그를 해고하기엔 망설여졌다.

박대표는 이대리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줘야 할까?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다. 결정을 내리기 앞서 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출처: HBR 인터비즈 편집

미국 통신서비스 회사 링센트럴(Ring Central)의 영업총괄 부사장 파이자 휴젤(Faiza Hughell)는 리더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직원을 해고해야 할 상황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상황에선 해고 같은 강경한 접근방식보다는 공식적인 서면경고 조치를 취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사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A회사에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첫째, 이대리의 거짓말은 급여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만일 그가 허위 보고로 인센티브나 보너스를 챙겼다면 그 일은 해고를 정당화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엔 그는 거짓말로 인해 어떠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 둘째, 부당해고 소송이라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대리는 회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확인해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대리의 부정행위보다 부당해고 소송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파이자 휴젤은 관리자는 직원들과 신뢰감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은 회사가 자신을 지지해 주고 있음을 알고,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믿을 때 최상의 시너지가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짬을 내 회사의 목표치를 살펴보고, 무언가 이상한 점은 없는지 따져 보는 것은 관리자의 의무라고 강조한다.

직원들을 믿고 그들이 옳은 일을 하길 희망하지만, 희망이란 경영전략은 결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HBR, 인터비즈 편집

이대리를 좀 더 관대하는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제약회사 마하 리서치 랩(Maha Research Labs)의 전무이사인 모하메드 이사쿠딘 쿠레시(Mohammed Isaquddin Kureshi)는 이대리는 잘못을 인정한 데다 유능한 직원이므로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쿠레시는 마하 리서치 랩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회사의 한 직원이 영업활동보고서에 고의로 허의정보를 올렸다. 그는 최우수직원 중 하나로 곧 아빠가 될 직원이었다. 그가 해고당하면 가정생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쿠레시는 지역관리자 일곱 명과 인사관리자 두 명에게 연락해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를 거친 끝에 그는 회사에 남게 됐다. 다시 위반 행위를 저지를 경우 일자리는 물론이고 보너스와 퇴직수당마저 받지 못한다는 조건에서였다.

그 직원은 또 한번의 기회를 받았고, 본보기로 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 무척 감사했다. 인생의 중대한 시기에 자신을 믿어준 데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그는 실적을 통해 보답했다. 지난 1년간 그는 전년보다 19% 오른 107%의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꾸준히 상위 열 명의 우수직원에 들었다.

쿠레시는 리더가 직원에게 윤리적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성찰해보는 것이 거짓말 한 직원을 당장 해고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 윤리성명서를 넣었는지, 윤리적 영업 관행에 대한 추가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분명 신뢰를 저버린 직원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직원들이 높은 윤리 기준을 지키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 회사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출처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9 9-10월호 

필자 산디프 푸리(Sandeep puri)

인터비즈 이다희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 출처 미표기 이미지 출처 : 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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