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 '핫'하다는 한국의 '이것'

조회수 2019. 11. 9.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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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아이스크림, 46살 우유. 유행의 흐름이 빠른 식품업계에서 20년 이상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이 브랜드들의 정체는 바로 메로나와 바나나맛우유이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목욕 후 마시던 바나나맛우유는 어떻게 46살이 된 지금까지 모든 연령대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메로나는 어떻게 쏟아지는 신제품 사이에서도 아이스크림 판매량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것일까? 이에 인터비즈가 직접 남광현 빙그레 냉동BM 마케팅팀 차장을 인터뷰해보았다.

출처: 인터비즈
답변에 응하고 있는 빙그레 남광현 차장의 모습

Q. 메로나가 국내 아이스크림 중 판매량 1위라고 들었다. 메로나라는 단일 브랜드의 매출은 어느 정도 되는가?

출처: 빙그레(인터비즈 제작)

A. 맞다. 판매량은 1위이고 판매액은 2위이다. 아무래도 단가가 저렴한 아이스크림에 속하다보니그렇다. 2018년 내수와 수출을 합한 메로나의 전체 매출은 500억이 조금 넘는다. 500억 중 150억 정도는 수출하는 메로나의 매출이다. 올해는 550억에서 570억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하절기, 동절기를 모두 합쳐 일평균 45만 개가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해외 시장 인기 어느 정도?

출처: 빙그레 아이스크림 공식 페이스북

Q. 말씀하신 내용에 따르면 매출의 30% 가량은 해외에서 나오는 셈이다. 메로나가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오는데 해외에서 메로나가 잘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해외 시장에도 과일 아이스바는 많다. 하지만 메로나처럼 과일 아이스바이면서도 쫀득한 식감과 청량한 맛을 가진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외 인기가 높다고 본다. 또한 전세계적 어딜가든 ‘맛있는 것’은 ‘맛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한다.

Q. 메로나가 브라질에서 인기가 높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A. 거의 10년 전 쯤의 이야기다. 당시에 인기가 높았던 것은 맞다. 고급 레스토랑의 후식으로 메로나를 제공할 정도였다.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등 대도시 위주로 판매했다. 브라질은 남반구에 있다보니 우리와 계절이 반대라서 아주 좋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브라질 경제 불황으로 인해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다행히도 남미 시장의 위기 이후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Q. 요즘 미국 시장에서 메로나 반응이 아주 좋다고 들었다.

출처: <하이채드 Hi Chad>유튜브 영상 캡쳐(아래 영상)
메로나를 처음 먹어본 미국인의 반응

A. 그렇다. 메로나는 사실 미국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1995년경이었다. 그 당시에는 한인 중심으로 판매되었다. 한인 이외의 미국인들에게서 메로나가 유명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미국 시장 성장세가 매년 가파르다. 17년 하반기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올해도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Q. 국내 식품업계 중 최초로 미국 내에 OEM 공장을 설립해 생산한다고 들었는데 미국에서 판매되는 메로나의 생산은 국내 공장과 미국 현지 공장이 각각 어느 정도를 담당하는가?

A. 미국에서 판매되는 메로나는 전량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 다만 멀티팩(코스트코 등에서 판매됨)은 현지 공장에 ‘멀티 포장 설비’가 없어서 그것만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낱개 판매되는 메로나는 전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한다고 보면 된다.

Q. 그렇다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메로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A. 미국에서는 1개에 1달러가 조금 넘는 정도다. 6개를 묶음 판매 번들팩의 경우 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Q. 미국에서 판매되는 메로나를 찾아보니 멜론맛 말고도 다양한 맛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이런 다양한 맛의 메로나는 출시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

A. 일종의 현지화 전략이었다. 제일 처음으로 코코넛맛 메로나를 출시했다. 그 다음으로 바나나, 망고, 딸기맛 메로나를 출시했다. 그러던 와중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내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의 메로나를 국내에서도 출시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등 트렌드가 빠른 곳에서도 요청이 많았다. 해외에서는 ‘메로나’가 멜론맛 아이스바라는 어감보다는 그 자체가 브랜드명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다양한 맛의 메로나가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본다. 현재는 다양한 맛의 메로나를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해외 인기품이 역으로 국내에서도 판매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다.

Q. 그럼 해외에서 메로나 다양한 맛들의 인기 순위가 약간씩 다를 수도 있겠다.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동아일보
1991년 6월 7일자 신문. 당시 멜론이 매우 귀한 과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A. 1992년 메로나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했을 때, 멜론이 매우 귀한 과일이었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이와 비슷하게 딸기가 귀한 과일이라서 딸기맛이 인기가 높다. 그 외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멜론맛의 인기가 가장 많다.

Q. 빙그레의 수출 아이스크림 품목을 보면 붕어싸만코, 빵또아와 같은 샌드형 아이스크림도 있다. 이런 제품들도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편인지 궁금하다.


A. 해외 시장에서 붕어싸만코나 빵또아와 같은 샌드형 아이스크림 제품이 없지는 않다. 다만 붕어싸만코는 전체가 과자로 덮여있어서 독특하다는 평이 있고, 빵또아는 딱딱한 과자가 아닌 부드러운 스펀지빵에 쌓여있어 독특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렇듯 확실한 차별성이 있어서 인기가 있는 편이다. 특히 붕어싸만코는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다. 같은 아시아권이다보니 팥에 대한 거부감이 확실히 덜하다. 베트남의 대도시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제 성장이 아이스크림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더운 나라일수록 차가운 전통음식이 잘 없다. 얼음을 만들고 보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보니 오히려 끓여먹는 문화가 발달했다. 이런 나라일수록 경제가 발전되고 에어컨, 냉장고 등의 콜드체인(농산물 등의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수확한 다음 최종 소비지까지 저장 및 운송되는 과정에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여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과 유통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차가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보니 빙그레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빙과업계도 베트남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Q. 식품 산업은 인구가 많은 것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은데 빙그레의 중국 시장 수출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A. 우리나라의 매운맛 라면 등이 중국 시장에서 크게 히트를 치고 있다고 들었다. 빙그레 아이스크림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빙과업 특성 상 수출이 조금 더 까다롭다. 콜드체인이 매우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중국까지 아이스크림을 가져갈 수는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의 냉동 및 냉장 인프라 부족이라는 제약이 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나 베이징처럼 콜드체인이 잘 갖추어진 대도시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메로나보다 뽕따의 인기가 더 높다. 뽕따는 튜브 형태이다보니 메로나보다 녹는 문제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 분석된다.

장수 브랜드의 '젊은 마케팅'

Q. 혹시 빙그레에서는 "올 때 메로나"라는 유행어에 대해 알고 있나?

출처: 빙그레 아이스크림 공식 페이스북

A. 물론 알고 있다. 빙그레에서 만든 유행어는 전혀 아니다! 어감도 좋고 긍정적이면서 재미도 있어서 매우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최초 유포자를 찾으려고 엄청 수소문을 했었는데 결국 못 찾았다. 연락이 쇄도할 줄 알았는데 한 명도 연락이 없었다. 2018년에는 튜브형 메로나를 출시했는데 상표명을 ‘올때메로나’로 등록했다. 상표 등록은 재작년에 마친 상태다.

Q. 또 다른 스테디셀러인 바나나맛우유의 ‘단지 시리즈’가 흥미롭다. 오디맛 우유, 귤맛 우유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단지 시리즈 기획 의도가 무엇인가?

A. 바나나맛우유는 45년 된 장수브랜드다. 흔히들 바나나맛우유하면 부모님 따라 목욕탕 갔다가 얻어먹는 그런 추억의 이미지가 있다. 이것의 문제는 젊은 사람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을 사로잡기 위해 ‘재미’를 중점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것’, ‘세상에 없던 맛’을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고 제작한다. 단지 시리즈는 ‘다음에는 또 어떤 맛이 출시될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기획이었다.

Q. 단지 시리즈로 출시된 제품들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출시가 되면 많은 인증샷이 올라온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에 대해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바나나맛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다른 맛이 출시되었다고 하면 ‘내가 제일 먼저 먹어봤다!’라며 이슈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고 본다. 바나나맛우유가 준비 중인 레시피는 현재 100개 정도 있다. 그 중 시즌별로 하나씩만 선택해서 출시하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할로윈을 겨냥해 ‘호박고구마맛 우유’를 출시했다. 본래 단지 시리즈는 특정 시즌에 한정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바닐라맛은 호평이 많고 출시를 계속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계속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Q. 스테디셀러이자 장수 브랜드인 메로나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출처: 빙그레 아이스크림 공식 페이스북
메로나와 다양한 브랜드 간의 콜라보 제품들

A. 장수브랜드이지만 마케팅의 측면에서 브랜드가 늙지 않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마케팅팀에 젊은 인재를 많이 충원하는 이유도 그러한 점 때문이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미’를 꼽는다. 재미있고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메로나와 패션기업인 스파오, 필라 등과의 콜라보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오래도록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빙그레, 앞으로의 계획은?

Q. 100가지 맛의 바나나맛우유를 개발했다면 메로나도 다양한 맛을 개발 중인건가?

출처: 동아일보
매대를 가득 채운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

A. 아이스크림 전문 판매점에 가보시면 알겠지만 매대에 아이스크림 종류가 정말 많다. 그래서 하나의 브랜드로 여러 가지의 맛을 출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편의점 등의 경우 이슈를 위해 다양한 맛 메로나를 출시해달라는 요청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스크림에 새로운 맛을 낸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것도 국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장수 브랜드일 경우 더욱 그렇다. 메로나도 이미 5가지의 맛을 판매하고 있지만 멜론맛이 가장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 투게더도 오리지널, 딸기, 녹차, 초코, 요거트 등 다양한 맛을 출시했지만 많은 소비자들의 머릿 속에 각인된 투게더는 ‘오리지널 맛’이다.

Q. 메로나의 TV 광고를 못 본 것 같다. 따로 광고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출처: 유튜브
1993년 메로나 TV 광고의 한 장면

A. 메로나라는 브랜드의 광고를 내지 않은지 10년이 넘었다. 또한 닐슨데이터를 보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 현상이나 기온 등 일기 요인의 영향이 큰 분야라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메로나는 계속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출시 첫 해 210억을 기록한 후 꾸준히 성장해 2017년 처음으로 500억을 넘겼다. 올해는 작년만큼 날씨가 덥지도 않았지만 예상 매출액은 작년도의 500억보다 더 크게 집계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서 매출도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Q. 그렇다면 2020년 빙그레의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작년부터 메로나의 미국 시장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세계 1위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메로나가 인정 받는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어 북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 개척도 준비 중에 있다.

인터비즈 윤현종 박윤주
inter-biz@naver.com
출처: 빙그레(인터비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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