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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5년만에 "기업가치 1조 원 유니콘" 된 '이 스타트업'

조회수 2019. 10. 21.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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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의 종자를 개발하고 농민들에게 작물 생산 및 저장, 유통 등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 기업'. 바로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농업 기술 스타트업 '인디고(Indigo)'다. 회사는 창업 5년여 만에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거듭났다. 농업 기술 분야에선 처음이었다.


흔히 1차 산업으로 불리는 농업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도 필수적으로 키워야 할 산업으로 거론된다. 인디고는 어떤 방식으로 1차 산업에 4차 산업을 접목시켰을까?

'보스턴의 연구실', 농업 기술 분야 역사상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 되다

출처: wikipedia

2014년 벤처 자본가인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과 제프리 폰 마첸(Geoffrey von Maltzahn)이 설립한 심바이오타(Symbiota)라는 기업이 인디고의 전신이었다. 심바이오타는 2016년 2월 '인디고 농업(Indigo Agriculture)'로 기업명을 변경하였다. 또한 설립자 제프리와 함께 데이비드 페리(David Perry)가 인디고의 CEO 자리를 맡게 되었다.

인디고는 2016년 Flagship Pioneering, Alaska Permanent Fund 외에도 영국과 아랍에미리트의 투자 기업들로부터 3억 달러 이상(3500억 원 이상)의 벤처캐피털 펀딩을 모금했다. 이 금액은 농업 기술 분야 역사상 가장 큰 투자액이기도 하다.

2017년 한 해 동안 인디고는 약 1800억의 매출을 올렸다. 보스턴글로브 등에 따르면 인디고는 같은 해 기업 가치 14억 달러(우리 돈으로 약 1조 6000억 원)를 기록하며 농업 기술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어디서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길러라.. 핵심은 '미생물'

출처: 인디고 공식 트위터
인디고의 CEO 데이비드 페리의 모습

인디고는 생명 과학 전문 경영인인 데이비드 페리를 기용했다. 페리는 미국 남부 아칸소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는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아래서 자연스럽게 농사를 익혔다. 페리는 1986년부터 1988년까지 2년간 United States Air Force Academy, 우리로 치면 공군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 생활을 한다. 이후 나머지 2년은 털사(Tulsa) 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했다.



1997년에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농업과 군사학교, 자연과학, 경영학까지 다양한 경험을 갖춘 독특한 이력의 CEO인 것이다. 인디고는 극지에서도 생존하는 미생물의 생명력에 주목했다. 그들은 미생물 연구를 작물 종자에 접목시킨다면 극한 환경에서 생존력이 높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출처: 인디고 공식 트위터
인디고의 연구원, 실제 인디고에서 배양 중인 미생물의 모습

인디고는 자연 발생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 미생물을 종자 개발에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했다. 이에 인디고는 IRP(Indigo Research Partners)를 설립했다. 이 IRP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농업 연구소'라는 별칭이 있는 인디고 전속 연구소다.



이후 농작물 별 적정 기온과 염도, 수분, 스트레스 관리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들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종자 개발에 필요한 미생물의 종류를 결정했다. 그 결과 지난 2017년 출시된 '인디고 밀'은 일반 밀보다 평균 8.3%의 수확량 증가를 보였다. 인디고의 밀은 비교적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랐으며, 병충해에도 일반 종자보다 강했다.

인디고 밀 출시 이후로 인디고의 연구 개발은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8년 3월에는 미국 농무부로부터 '미생물 종자 개발' 분야에 있어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기업이 되었다.

'적당한 입맛'은 없다! … 인디고의 또 다른 동력은

출처: pixabay

인디고는 '모든 상품 작물이 똑같이 자라지 않는다'라는 당연한 사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A라는 농부가 길러낸 옥수수는 다른 옥수수들에 비해 전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고, B라는 농부의 옥수수는 다른 옥수수에 비해 열매가 더 많이 열릴 수 있다. 인디고는 농부들마다 다른 강점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는 대가로 보상을 제공했다.

인디고는 같은 작물이더라도 각기 다르게 성장하는 이유를 찾고자 농부의 노하우, 작물 생산 환경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특징을 '추적'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 방법만 찾는다면 다양한 수요에 맞춰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고, 이것은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농업 관련 기업들은 적당한 입맛에 맞춘 '표준화'를 추진한다. 하지만 인디고는 각기 다른 입맛을 맞출 수 있는 '개별화'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었다.

출처: pixabay

장애물이 있다면 관리해야 할 농지가 너무 크고 많았다는 점이다. 인디고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파트너 농부'들은 평균 8000에이커(약 979만 3000평)의 광활한 농지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또 한 번 인디고의 IRP가 큰 도움이 되었다. IRP는 매일 1조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보스턴 본사에 보낼 수 있는 무인 항공기 및 위성 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IRP의 대표는 100만 에이커의 농지 안에서 5만 에이커의 농지마다 분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건 인디고의 기술뿐이라 자신했다.

인디고는 2018년 텔러스랩스(Tellus Labs)를 인수했다. 99%의 정확도로 2017년 미국 전역의 옥수수 생산량을 예측한 과학 연구소다. 인디고는 자사가 보유한 위성 기술과 텔러스랩스의 기술을 합쳤다. 분석 기준 면적을 5만 에이커에서 1에이커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현재까지도 농지 분석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인디고는 남들이 '표준화'를 좇을 때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개별 작물 개발에 힘썼다. 또한 최초의 농업 기술 유니콘이 되고 큰 수익을 벌어들였음에도 기업을 매각하거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인디고의 CEO는 결코 기업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연구에 전념하는 것이다. 굳은 가치를 가지고 끝까지 골몰하게 파고드는 인디고는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의 농업 기술 기업을 꿈꾼다. '불광불급'라는 말은 인디고와 같은 기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인터비즈 박윤주 윤현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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