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은 여성 몫이 아니에요" 뷰티 시장 '큰 손' 된 남성들

조회수 2019. 10. 18.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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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두 번씩 피부 관리 받는 남자?
백화점을 돌며 화장품과 주얼리를 사들이는 남자?
출처: 동아닷컴
남성 화장 유튜버 김기수씨

"남자가 무슨"은 옛말이다. '관리하는 남자'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7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남성 5명 중 2명이 스스로를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 없이 투자하는 남자)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성인남성 1058명을 대상으로 함) 관리의 범위도 기초 화장에 그치지 않고 색조 화장, 제모, 네일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화장품, 주얼리 시장에선 남성 고객이 '큰손'으로 부상 중이다.

남자도 털 관리하고 네일 받습니다

뷰티 분야 종사자나 연예인 준비생, 모델 등 외모 관련 직업을 가진 남성만이 찾는다고 여겨졌던 왁싱숍. 하지만 요즘에는 직군에 상관없이 많은 남성들이 왁싱숍으로 향한다. 남성 고객의 주요 제모 부위는 눈썹, 면도를 해야 하는 턱과 볼, 팔과 다리 등이다. 예전엔 스포츠를 하는 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왁싱을 하는 등 목적이 제한적이었다면, 최근엔 자기 관리와 미용을 위해 관련 숍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처: 베네피트 페이스북
베네피트는 국내 최초 '브로우 바 라운지'를 열었다. 오픈 초기 남성 고객은 전체 1%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그 비중이 30~40%까지 늘었다

네일숍도 더 이상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각질 제거와 손 마사지를 받기 위해 네일숍으로 향하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 전문 네일케어샵도 심심찮게 오픈하더니, 남성들만의 헤어 공간인 바버 숍(Baber Shop)도 생겨났다.

바버 숍은 일반 이발소와 다르다. 세련된 헤어 스타일링은 물론 두피 관리, 면도 등 오직 남성을 위한 고품격 미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관 또한 미용실 같지 않게 고급지고 멋스럽다. 내부에는 당구 등의 오락시설이 갖춰져 있고, 서양의 바버 숍처럼 위스키. 시가 등도 마련되어 있다. 바버 숍이 '좀 꾸밀 줄 아는 남자'들의 핫 플레이스가 된 이유다.

화장품, 주얼리 시장 '큰 손' 된 남성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1회 평균 화장품 구매액은 약 5만 500원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계에선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별도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헬스 앤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은 남성 화장품 매출이 연평균 40%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자 지난해 스킨케어, 헤어 제품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남성 그루밍존'을 일부 매장에 설치했다. 더불어 남성 고객만을 위한 화장품 할인 행사 '맨즈데이'도 진행 중이다.

남성 고객들이 단순 스킨케어 제품만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올리브영 상반기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77% 성장했으며, 특히 남성용 립 케어 제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19배 증가했다. 생활 뷰티 기업 애경산업은 화장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남성 고객들을 겨냥한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스니키(SNEAKY)를 론칭했다.

브랜드명 스니키는 '엉큼한', '몰래 하는' 이란 뜻의 영어다. 타겟은 꾸미고 싶긴 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걱정하는 18~24세 남성들이다. 스니키 제품들의 특징은 발라도 티가 잘 나지 않고 사용이 간편한다는 것이다. 흰색 제형의 컬러 립밤, 잡티 커버와 톤업 효과, 피부 보정을 겸비한 자외선 차단제가 대표 상품이다.

출처: 크롬하츠 인스타그램

남성 주얼리 시장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8월 남성 명품 주얼리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이제껏 시계에만 관심을 가졌던 남성들이 손동작과 함께 자연스럽게 노출이 가능한 반지와 팔찌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크롬하츠의 해골 반지, 구찌의 실버 체인 팔찌, 프레드의 포스텐 등이 백화점 인기 상품이다. 이에 따라 전통 주얼리 브랜드들도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일례로 여태껏 여성 주얼리에 주력해왔던 전통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는 이번 달 처음으로 반지, 팔찌, 목걸이 등 100개가 넘는 종류의 남성 주얼리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깨 깡패' 만들어주는 패드부터 깔창 대신 신는 발바닥 패드까지

신체 컴플렉스를 감출 수 있는 남성 보정속옷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G마켓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남성 보정속옷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여성용(7%)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 8~9월 한 달간 티몬, 11번가, 올리브영도 모두 남성 보정 속옷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9%, 26,5%, 15%씩 증가했다.

출처: 이베이코리아 티몬 제공, 동아닷컴
1) 가슴.어깨.팔에 볼륨감을 주는 패드 티셔츠, 2) 코뽕, 3)힙업 패드 팬티, 4) 키 높이용 발바닥 패드

남성 보정속옷은 뱃살을 집어넣어 주는 코르셋부터 좁은 어깨를 보완하는 어깨 패드, 처진 엉덩이를 올려주는 힙업 패드 팬티 등으로 다양하다. 아예 티셔츠 형태로 가슴,어깨,팔의 빈약함을 모두 보완해주는 제품도 있다.

이색 상품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날렵한 콧대를 만들어주는 코뽕 제품과 신발 안쪽에 넣는 깔창 대신 등장한 발바닥 패드가 대표적이다. 코뽕은 플라스틱 소재의 교정 장치로 코 안쪽에 넣으면 콧대가 날렵해 보인다. 발바닥 패드는 실리콘으로 제작된 밴드인데 맨발에 신고 그 위에 양말을 신으면 된다. 깔창을 끼면 신발을 벗었을 때 자칫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을 방지해준다는 장점 덕분에 인기가 높다.

인터비즈 박은애 김아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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