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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한국서 태어난 '이 캐릭터', 중남미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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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혹시 빨간색, 노란색의 귀여운 벌레 '라바'가 그려진 지하철 타보신적 있으신가요? 한국 기업이 낳은 두 마리 애벌레는 미국, 중남미 등 150여개 국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캐릭터를 만든 기업이 처음부터 대박을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업 초반 잇다른 실패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었는데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무엇보다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뉴욕 52번가 횡단보도 앞 하수구 밑. 성격이 급하고 까다로운 레드(Red)와 식탐이 많고 바보스러운 옐로우(Yellow)가 살고 있다. 씹다 버린 껌, 먹다 버린 아이스크림, 동전, 반지 등이 매일 하수구 아래로 떨어진다. 두 벌레는 이런 것들로 인해 곤란해지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라바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낸다

출처라바 Youtube 캡처

두 마리 벌레의 평범하면서도 유쾌한 일상을 담은 애니메이션 ‘라바’의 줄거리다. 라바는 매회 2분 안팎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기본 콘셉트로, 애벌레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낸다. 한국에서 만든 이 두 마리 애벌레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라바 시즌1, 시즌2, 시즌3가 연이어 성공하면서 현재는 시즌4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많다. 라바는 콘텐츠 방영권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이용한 문구류, 인형 등 다양한 부가산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어내고 있다. 매년 국내에서만 수십 개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가 태어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가운데 라바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치열한 레드오션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사고뭉치 애벌레 두 마리가 세계에서 반향을 일으킨 비결이 무엇인지 DBR이 분석했다.

출처DBR
접근방식을 바꾸다

계속된 실패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투바앤에 당시 제작 중이던 라바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라바마저 성공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문을 닫아야 했다. 2011년 투바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 이름도 투바앤으로 바꿨다. 두 작품의 실패는 김광용 대표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겼다.



초반에 제작했던 <비키와 조니>, <오스카의 오아시스>는 모두 유럽에서 투자를 받은 애니메이션이었다. 국내에서 자금조달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에 외부 투자를 받아야만 했다. 김 대표가 열심히 뛰어다닌 끝에 당시 유럽에서 제작비의 70% 이상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투자받아서 제품을 제작한 것까진 좋았는데 작품을 만들고 나니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창의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데 돈을 투자한 곳에서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 사업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투자자의 입맛에 따라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초반 튜바앤은 <비키와 조니>,<오스카와 오아시스>라는 작품을 제작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출처DBR

김 대표는 ‘저예산이라도 우리끼리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외부 수혈이 없으니 라바의 제작비는 전작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캐릭터 수가 많을수록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 캐릭터 수를 기존 애니메이션보다 적은 4∼5개 정도로 했다. 한정된 제작비에 에피소드마다 스토리는 새로워야 한다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경도 하수구로 좁혔다. 하수구 위에서 떨어지는 다양한 것들로 인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로 엮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글로벌화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뉴욕을 배경으로 택한 것은 온전히 해외 진출을 고려한 것이었다. 실패에 대한 고민은 마케팅 역량의 부재를 실감하게 했고 김 대표는 전에 없던 ‘마케팅본부’를 새로 꾸렸다.

라바는 배경을 뉴욕으로 설정함으로써 본 글로벌(Born Global)전략을 펼쳤다

출처쥬니어네이버 캡처

라바는 김 대표로 하여금 사업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도 다시 생각하게 했다. 2000년대 중반은 IT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다. 또 성공한 애니메이션이나 유명 캐릭터들은 대부분 거대 자본에 의해 만들어졌다.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기업이 영상을 만들고, 자신들이 가진 자체 방영채널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극장 등을 통해서 홍보했다. 디즈니 같은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디즈니만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없었다.



그때 인터넷과 모바일을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대중화할 것이라고는 예측 못했지만 인터넷과 모바일을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분명했다. 짧은 시간 동안 부담 없이 영상을 보고,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다면 자본이 없는 투바앤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에피소드 포맷 자체를 짧게 만들기로 했다. 1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에 투바앤이 만든 것들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 김 대표의 생각보다도 빨리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국내를 넘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투바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라바의 탄생

작품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콘셉트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타깃은 전 연령층으로 했다. 아이들만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TV 앞에서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지향했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것’이란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애니메이션이 성공해 영화로 만들어지면 관람층은 영유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온 연령층이 된다. 투바앤은 이 두 타깃층을 모두 포섭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했다.



투바앤은 슬랩스틱의 아이콘인 찰리 채플린을 라바에 녹여내고자 했다. 김 대표는 “깊게 생각할 만한 메타포 없이 몸을 통한 직설화법으로 순수한 어린 시절의 웃음을 떠올리게 하는 것, 몸과 마음이 지친 모두를 미소 짓게 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각박하고 계산적으로 변해가는 요즈음 이런 코미디가 더욱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기획의 기본배경이었다. 기획팀은 코미디에다 차별화 요소를 더했다. 기존 곰이나 펭귄, 토끼와 같이 귀엽고 흔한 캐릭터가 아니라 희소하고 독특하며 기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지 않던 애벌레를 선택했다.

출처DBR

콘셉트를 정한 다음에는 디자인이 고민이었다. 어떻게 하면 단순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애벌레를 캐릭터로 선택한 만큼 더 많은 스케치가 필요했다. 캐릭터와 아이디어를 적은 글로 가득한 스케치 노트는 책상 위에 매일 수북이 쌓여갔다. 글로벌화를 계획한 만큼 추후 문화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들은 기획, 디자인 과정에서부터 배제했다. 우리에겐 웃기는 것이더라도 외국에서는 금기시되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리고, 심사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치는 반복작업이 지루하게 계속됐다. 직원들은 생사가 걸린 작품에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덕분에 캐릭터는 매일 발전했다.



레드의 기본 콘셉트는 ‘성격이 불같고 화를 잘 내는 까칠한 캐릭터’다. 이 때문에 기본색을 빨강으로 했고, 눈두덩이를 강조해서 화난 표정을 잘 지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키 큰 사람이 싱겁다’라는 말을 생각했을 때 몸집이 작은 편이 캐릭터의 이미지와 더 잘 어울릴 거라 판단해 레드를 다른 캐릭터에 비해 작게 그렸다. 원래는 레드의 눈썹이 일자였다. 그런데 서양에서 일자 눈썹은 범죄자에게 유전된다는 미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눈썹을 아예 빼버렸다.



주인공보다 더 공을 들인 캐릭터가 옐로우였다. 레드에게 당하면서도 착한 옐로우는 라바 전체에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캐릭터에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많은 스케치를 했다. 디자인에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추벌레를 모티브로 했고, 순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노란색으로 했다. 원래는 얼굴에 점이 있었는데 느낌이 너무 강렬해지는 것 같아 나중에 빼버렸다.

마케팅팀 신설

김 대표는 “라바를 만들기 전의 가장 큰 실수는 ‘콘텐츠만 잘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 믿은 것”이라고 했다. 예전부터 CG라는 제작 기반의 일을 해왔고, 또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면서 기획과 제작만 잘하면 잘될 것이라 생각했다. 비키와 조니, 오스카의 오아시스를 만들 때는 전략적 마케팅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었다. 작품만 좋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서야 알게 됐다. 그래서 라바를 출시할 때는 마케팅팀을 새로 만들었다.

투바앤 조직도

출처DBR

마케팅팀은 라바 홍보전략을 세우면서 ‘탈TV 전략’을 제안했다. 영상을 틀 수 있는 모든 곳, 모니터가 있는 모든 곳에 라바를 내보내자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 ‘모니터만 있으면 송출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돈을 받고 투바앤의 애니메이션을 틀어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유명하지 않은 캐릭터를 돈 주고 살 곳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마케팅팀은 무상으로라도 영상을 내보내기로 했다.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우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버스, 지하철, 백화점, 공항 등 모니터나 디지털 사이니지가 있는 곳에는 모두 무상으로 영상을 제공했다. 광고만 연속해서 나오면 소비자들이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중간에 재미있는 캐릭터가 나오면 화면에 대한 집중도를 좀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 투바앤에서 영상 송출로 인한 홍보 효과만 볼 수 있다면 서로에게 좋은 전략이었다. 김 대표는 “일단 사람들로부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후 캐릭터 사업인 2차 사업으로 수익을 얻을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개통 40주년을 기념하여 2호선에 라바 열차가 기획되기도 했다

출처네이버 포스트 서울씨

출처네이버 포스트 서울씨

언제부터인가 병원, 편의점, 커피숍, 미용실, 병원, 대학교 등 자칫 버려질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라바가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우연찮게 본 영상에 사람들은 매료됐다. 몇 초만 봐도 저절로 웃게 되는 그 영상에 사람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순하지만 웃게 하는 그 애니메이션의 정체에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졌다. 그리고 어른들도 아이들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즐기게 됐다. 단순히 아이를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스스로도 라바에 빠져들었다.



내용이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영유아에 초점을 맞췄다면 밖에서 보는 영상을 소비하는 데 그쳤겠지만 전 연령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표방하고 작품 작업을 한 덕분에 사람들을 끌어오게 된 것이다. 돈 한 푼 받지 않는 무료 영상이었지만 투바앤은 모니터에 송출되는 영상을 하찮게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만큼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설날이나 명절,혹은 기념일이 되면 그에 맞는 특별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라바 국내 방영 현황

출처DBR

반응이 가장 먼저 온 곳은 국내 30대 후반 연령층에서였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의 것’이란 인식을 깬 것이다. 시작은 국내 SUV 동호회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단체로 라바 애니메이션이 새겨진 장난감을 차량 안테나에 꽂고 다니기 시작했다. 욕실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할 때 갖고 노는 애벌레 모양의 장난감이 어느새 어른들의 장난감이 됐다. 애초에 자동차 용품으로 나온 것도 아닌데 어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그 장난감을 자동차 액세서리로 사용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많은 어른들이 라바를 보는 데 동참했다.



이외에도 마케팅팀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다양한 방면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라바는 어느 캐릭터들보다 공익 캠페인에 많이 등장한다 .경찰청 ‘아동 실종예방 사전 지문등록제’,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 안전 캠페인’, 환경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문화체육관광부 ‘에너지 절약 내복 입기 캠페인’ 등과 함께했다. 라바는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익 메시지를 유쾌하고 친근하게 전달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라바는 다양한 방면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출처DBR

PPL(드라마 속 간접광고) 파워도 적극 활용했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나온 인형, KBS 드라마 ‘굿닥터’에 노출된 상품은 방송된 그날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SNS 홍보도 중요한 부분이다. 투바앤은 20∼30대와 소통하고 소식을 공유하기 위해서 다양한 SNS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네이버, 다음,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유튜브 등 인터넷 및 모바일의 모든 플랫폼을 마케팅 수단으로 썼다.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투바앤은 추후 사업화에도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었다.



홍보로 인기를 모은 투바앤은 본격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 사업에 열중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방영권을 파는 것이 1차 사업이다. 캐릭터 사업은 2차 사업으로, 애니메이션을 통한 라이선싱 및 상품화 사업 등을 말한다. 라바 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유아용 자동차, 물통, 모자, 펀치 에어백, 대형 인형, 모래놀이, 클레이, 비누방울, 칫솔, 필통, 우산, 실내화, 컵, 저금통, 비타민, 의류 등 관련 출시 상품만 1000여 종에 이른다.

라바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출처DBR

캐릭터 상품 소비층 역시 영유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른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내놓은 와인드업 토이의 경우 구매자의 상당수가 20∼30대로 자신을 위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블로그에도 라바 관련 포스팅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어른들이 라바 아이템으로만 집을 꾸민 사례, 라바의 신제품을 모으는 사례 등 내용도 다양하다. 출판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라바는 애니메이션 만화 부문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투바앤은 현재 100여 개 업체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시청자의 시청환경을 반영해 언어를 최소화하면서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서 종종 걸림돌이 되는 언어장벽을 크게 줄였다.
글로벌 경쟁력을 얻는 길

라바가 처음 방영된 곳은 한국이 아니다. 유럽의 프랑스다. 이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멕시코, 브라질, 페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중국 등 100여 개국에 콘텐츠를 수출했고 150여 개 국가에서 TV, VOD, IPTV를 통해 라바를 방영하고 있다.



2014년에는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글로벌 OTT 1위 기업 넷플릭스와 라바 주문형 비디오(VoD) 계약을 체결했고 2015년에는 중남미 최대 스페인 언어권 방송미디어 그룹 텔레비사(Televisa)와도 라바 방영 계약을 맺었다.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은 선례가 없어 라바가 최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유튜브 조회 수는 2억을 훌쩍 넘어섰으며 조회 수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라바 인기 덕분에 2016년 투바앤 매출은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



투바앤은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시도 중이다. 라바는 지금까지 진행된 방식과 달리 긴 호흡으로 이뤄진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개봉을 목표로 라바 극장판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개봉을 목표로 라바 극장판을 준비하고 있다. 목표 개봉 시기는 2018년이다. 김 대표는 “극장용 라바에서도 애벌레 두 마리는 말이 없다”며 “다들 말 없는 주인공으로 극장 애니메이션 전개가 가능한지 묻지만 극장판도 글로벌 관객의 마음을 얻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동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3400만 뷰가 넘어가고 있다

출처라바 Youtube 채널 캡처
성공요인 및 향후 과제

투바앤의 애니메이션 라바는 최근 콘텐츠 분야의 성공사례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라바의 성공요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될 수 있는데 몇 가지 성공요인과 향후 과제에 대해 살펴보자.


①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한 콘텐츠

라바의 성공요인 중 핵심은 콘텐츠의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모바일이 등장하고 동영상 문화가 확산되면서 긴 콘텐츠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바일이나 태블릿PC의 이용이 보편화된 오늘날의 콘텐츠 소비환경에서는 지하철 한 구간의 이동 시간인 90∼120초가 될 것이다. 슬랩스틱 위주의 애니메이션이 주변의 소음에 상대적으로 방해를 덜 받는 작품이라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 시대에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② 반전을 활용한 캐릭터 창작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귀여운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이런 캐릭터들이 대부분의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진부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라바는 우리가 흔히 징그럽다고 생각하는 애벌레들을 주인공으로 정했다. 덩치가 작은 레드가 덩치 큰 옐로우를 괴롭히는 반전도 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극장용이 아닌 TV용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죽지 않는데 라바에서는 종종 주인공들이 잡아먹히거나 터져서 진물이 나오는 등의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기존 애니메이션이 하지 않던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다.



③ 문화적 장벽의 최소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시청자의 시청환경을 반영해 언어를 최소화하면서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서 종종 걸림돌이 되는 언어장벽을 크게 줄였다. 캐릭터의 모습에서도 고민했다. 주인공의 눈썹을 일자 눈썹으로 했다가 일부 문화권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점을 고려해 눈썹을 지운 것이 일례다. 이렇듯 투바앤은 라바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을 노려 제작했다. 국제경영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을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이라고 한다. 본 글로벌은 처음부터 니치마켓(niche market)을 타깃으로 하는 것, 제품기획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④ 소통을 강조하는 기업문화

투바앤은 기업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데 부서 내만이 아니라 부서 간의 소통도 강조한다. 잦은 만남과 회식, 전 직원이 참여하는 제작과정 등은 직원의 참여의욕을 고취시켰다. 투바앤에서는 배려 깊은 조직문화로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비용이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작품 스토리보드에 주요 기여자의 이름을 넣는 것이 인상 깊었다. Credit을 주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과 같은 외부적 보상보다 구성원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된다.



라바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며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투바앤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 상품의 ‘비반복성’에 대해 유념해야 한다. 영화든, 음악이든 모든 문화상품에는 소비의 비반복성이 존재한다.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다보면 참신함은 떨어지고 싫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주 시청 계층이 아동이라는 점에서 소비의 반복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만드는 콘텐츠에서도 소비의 비반복성에 대해 좀 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177호
필자 김재범

비즈니스인사이트 문현지 정리

businessinsight@naver.com

필자 약력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맨체스터대 경영학 박사

-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국제경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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