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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팔아 4년 만에 연 매출 1800억?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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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Away)는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496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보유, 14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의 기업 가치, 2019년 유니콘 클럽 입성. 미국 스마트 캐리어 스타트업 어웨이(Away)의 이야기다. 성장하는 글로벌 관광 사업에 비해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여행 가방 시장에 등장한 어웨이는 등장한지 4년 만에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50만 대 이상의 캐리어를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여행용 가방과 정리 정돈 용품 등 '여행'에 관련된 제품으로 라인업을 넓혀가며 토탈 여행 용품 유통 업체로 나아가고 있는 어웨이.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어웨이의 전략은 뭘까.

출처어웨이 인스타그램
비싸거나 싸구려거나..'터진 여행가방'에서 얻은 사업 아이디어

어웨이의 창업자 젠 루비오(Jen Rubio)는 그녀가 겪었던 악몽 같은 사고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취리히 공항으로 달려가는 길에 젠의 여행 가방이 부서졌다. 튀어나온 옷들을 욱여넣고 테이프로 가방을 칭칭 감으며 그녀는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어떤 여행 가방을 써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를 물었다. 하지만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친구가 2600명이나 있었는데도 말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신할 여행 가방을 고르기 위해 다양한 가방을 검색했다. 500달러가 넘는 값비싼 제품과 품질이 형편없는 저가 제품 사이에서 고민하던 젠은 쓸만한 중저가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행 가방 시장은 명품 브랜드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확연히 양분화돼 있었고, 파편화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여행 가방 브랜드에 갖고 있는 충성심 또한 매우 낮았다. 여행 가방 시장이 레드오션이라 생각했지만 빈 구석이 보였다. 기회를 느낀 젠은 공급망(Supply chain)관리 전문가인 스테파니 코리(Stephanie Korey)와 함께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젠과 스테파니는 온라인 기반 브랜드의 선두주자 격인 안경 스타트업 와비파커(Warby Parker)에서 동료 사이로 처음 만났다. 와비파커는 지나치게 비쌌던 안경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가격대의 제품을 직접 제공해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다. 둘은 그때의 경험을 살려 온라인을 통해 유통 수수료를 낮춰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와비파커의 비즈니스 모델을 여행 가방에도 적용해 보기로 했다. 안경점 없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다면, 가방 또한 유통점을 없앨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출처와비파커 홈페이지

첫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그들은 여행 가방에 필요한 기능들을 알아보기 위해 8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심지어 사람들의 집에 직접 찾아가 그들이 짐을 싸는 과정을 보기도 했다. 철저한 고객 조사를 토대로 2016년, 어웨이는 '225달러(약 27만 원)'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그들의 첫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또 다른 여행 가방업체 투미(Tumi)는 비슷한 제품을 525달러(약 63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첫 제품을 출시한지 1년 만에 흑자전환을 맞이한 어웨이는 2018년에는 1억 5000만 달러(약 1800억)의 매출을 올리며 지금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남들보다 저렴하게 팔면서 천 억대의 수익을 내는 비결?
어웨이는 남들보다 '저렴한 가방'으로 어떻게 천 억대의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그들의 전략들을 소개한다.
1. 아마존도 백화점도 No! 직접 거래로 유통 비용을 절감하다

어웨이는 입점 수수료와 같은 간접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백화점을 피해 온라인과 자사 직영 매장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한다. 2019년 5월 기준 어웨이의 오프라인 매장은 단 7개에 불과하다. 이들 매장이 최근 투자를 받아 문을 연 것임을 감안하면, 어웨이의 매출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마련해 온라인 판매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매장은 평일에는 저녁 7시, 주말에는 더 늦게까지 운영되는데 이곳에선 손금 보기나 타로카드처럼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알뜰 이벤트가 진행된다.

출처어웨이 홈페이지

또한 어웨이는 아마존에 그들의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아마존의 유통망을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유통망을 개척하면서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렇게 다른 소매업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소비자와의 직접 거래(Direct-to-consumer) 하는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어웨이는 유통과정에서의 비용을 줄여 '일등석에 걸맞는 고급 캐리어를 이등석 짐 가방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2. 가격은 싸지만 품질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게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상품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웨이의 주력상품은 보통 '캐리어'라고 부르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이다. 어웨이의 캐리어들은 주로 20만 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에 더불어 내구성과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캐리어가 뭐 뻔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어낸다.

어웨이의 캐리어는 고급 브랜드와 같은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이며, 4개 바퀴가 모두 360도로 돌아간다. 또한 YKK 지퍼 덕분에 가방을 험하게 사용해도 쉽게 뜯어지지 않는다. 가방 안에 있는 압박 스트랩이나 패드를 이용해 위에서 찍어 누르면 더 많은 옷이나 물건을 밀어 넣을 수도 있다. 작년까지 어웨이는 전세계에서 특허를 12건 이상 인정받은 상태다.

어웨이가 판매하는 캐리어들

출처어웨이 홈페이지

캐리어는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 구획이 나눠져 있으며, 무게는 다른 스마트 캐리어보다 가볍다. 디자인이 하나이고 제품 종류도 4개 뿐인 대신 캐리어 색상과 안감 디자인을 다양화했다. 색상은 10가지, 안감은 무채색의 밋밋한 안감 대신 체크무늬와 꽃무늬의 화사한 안감을 넣었다. 어웨이는 고객의 취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라이브 채팅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와 사용 경험에 귀 기울이며 자사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피봇팅한다. 또한 평생 AS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사의 제품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

3. 위기를 기회로.. 소비자의 '목소리'와 캐리어의 '본질'에 집중

어웨이가 시장에 발을 들인 시기는 스마트 캐리어의 황금기였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스마트폰 충전, 수하물 추적, 무게 자동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캐리어를 내세워 여행 가방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라덴(Raden)과 블루스마트(Blue Smart) 가 있었다. 하지만 두 기업은 몇 년 사이 폐업을 면치 못했는데, 2017년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간 스마트 캐리어의 반입을 금지하면서 캐리어의 ‘스마트’ 기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라덴(Raden)의 폐업 공지

출처라덴 홈페이지

이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업이 바로 어웨이다. 어웨이는 라덴과 블루스마트가 폐업하던 시기에 오히려 5000만 달러(555억 원) 추가투자를 받아내며 성장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소비자가 원하는 캐리어의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어웨이는 소비자들에게 캐리어의 ‘스마트’ 기능이 꼭 필요한 기능인지 반문했다. 그 결과 스마트 기능 가운데 사용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 충전 기능만 남겼고, 이것도 원하는 경우 탈부착 가능하도록 했다.

어웨이의 발빠른 대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18년 연방항공청(FAA)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체크인 가방에 부치지 못하게 했을 당시 어웨이 캐리어 초기 모델은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하긴 했지만 드라이버가 필요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쉽게 탈착할 수는 없었다. 이에 어웨이는 기존 제품의 배터리를 쉽게 탈부착 가능하도록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고객들은 매장에 방문하거나 본사로 제품을 보내 DIY 키트를 받아 직접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소비자의 목소리’와 자신들이 파는 상품의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어웨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었다.

4. 팟캐스트, 잡지... 정체성을 보여주는 '콘텐츠 마케팅'

어웨이는 기존 여행 가방 업체와는 '차별화'된 디지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한다. 젠은 "역사적으로 여행 가방은 바퀴, 지퍼와 같은 기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 마케팅은 정말 형편없었다.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성숙한 시장이었지만 전혀 스토리텔링이 없었다"고 말한다. 어웨이는 ‘소비자가 사랑에 빠질 만한’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이들은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브렌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고, 짧은 시간 내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렸다.

좌) 어웨이가 발간한 책자/ 출처 어웨이 인스타그램, (우) 디지털 잡지 'HERE'
출처HERE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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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어웨이는 첫 상품을 출시하기 직전에 전통적인 사전 주문 행사를 여는 대신 소셜 미디어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40명의 사진가, 예술가, 여행작가들이 어웨이의 협찬을 받아 기사를 작성했고 어웨이는 이를 모아 “The Places We Return To, 우리가 돌아다닌 여행지”라는 제목의 고급지고 선물하기 좋은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자들은 어웨이의 신상품과 함게 세련되고 영향력 있는 소비자들에게 배포되었고, 예상한 것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어웨이는 어떻게 하면 넘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창업 첫해를 보냈다. 또한 어웨이는 여행자들이 필요로 하는 여행 이야기를 전하는 인쇄 및 디지털 잡지 'HERE'을 발행하고, 여행 철학을 전하는 "Airplane Mode"라는 팟캐스트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어웨이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출처어웨이 인스타그램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여 어웨이는 초기부터 인플루언서를 그들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왔다. 젊고, 여행을 좋아하는 인스타그래머들로 안정적으로 어웨이를 홍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어웨이는 인스타그래머들에게 상품을 협찬하는 것 이외의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지만, 인스타그래머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알아서 어웨이의 제품을 홍보하고 구전시킨다. 현재 어웨이는 천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과 함께 일하고 있다.


어웨이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여행용 가방 회사가 아니라 '어웨이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젠은 "우리가 집착하는 건 캐리어가 아니라 여행이다. 여행 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한 거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가방에서 시작했지만 이를 여행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행 매거진 <Here>을 발간하고 있으며, 2017년 파리 패션위크 주간에는 ‘셰 어웨이(Chez Away)’ 팝업 호텔을 열어 스킨케어, 의류, 여행 예약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인터비즈 김아현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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