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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대박난 '이것', 폭삭 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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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들면 펑 터져 버려요

‘서울장수 살균 막걸리’ 광고모델로 나섰다. 당시 그는 공식 홈페이지에 오른 1분 30초 짜리 영상을 통해 막걸리를 마시는 법을 설명했다. 너무 흔들면 터져버리니까. 막걸리는 4~5회 정도만 흔들어서 마시라고 말하며 그는 미소지었다. 한류스타다운 상큼한 표정으로, 정말 터지면 어쩌느냐는 표정연기는 다름아닌 여심을 펑 터트렸다. 당시 일본의 경제지 닛케이가 선정한 2011년 30대 히트상품에 산토리 서울 막걸리는 7위에 선정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SUKBAR]CF Suntory Seoul makkori [JP_CN]

서민의 애환이 서린 뒷골목과 함께하는 저렴한 술, 막걸리가 한창 몸값을 높이던 시기가 있었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로 넘어오는 시기 한류스타가 자주 먹는 술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산뜻한 인테리어를 선보인 프렌차이즈형 막걸리집이 늘어나고, 백화점에도 막걸리 코너가 생겨났다. 아시아나 항공기서 기내주류로 막걸리, 대한항공이 막걸리를 이용한 빵을 기내 간식 메뉴로 선보이며 인기는 정점을 찍었다. 2011년 국산 막걸리 수출액은 약 5273만 달러(약 560억 원)까지 치솟았다. 

장근석 씨가 2011년 초 서울장수 살균 막걸리를 소개할 당시

출처일본 산토리 홈페이지

2009년엔 '욘사마' 배용준 씨도 나고야에 전통술집을 열면서 한국 막걸리를 소개했고, 2013년엔 또 다른 대표 한류스타 전지현 씨가 국순당 막걸리 모델로 나서면서 한국 최고의 스타들이 앞다퉈 막걸리 모델로 나섰다. 막걸리 산업이 급격히 상승세를 탄 덕분이었다. 막걸리는 당시 세계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 식품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출처한국무역협회 (KITA)

그러나 막걸리 인기는 차츰 시들해지더니 2016년 매출은 약 1287만 달러(136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한때 사케 시장까지 위협하는 술이라는 평가를 받던 막걸리가 이처럼 한번에 폭삭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막걸리 수출 부진은 핵심 시장이었던 일본 소비층의 구매심리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당시 막걸리 주 소비층이었던 일본 20~30대 젊은 여성층의 취향이 과일 칵테일과 같은 비알코올성 주류로 넘어갔으나 이와 같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막걸리가 인기를 끌었던 요인도 도수가 낮아 건강주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저도주 열풍을 타고 성장했던 막걸리도 취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불만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다. 여기에 한류스타 마케팅에 의존해온 막걸리는 한일관계 악화 기조와 한류 인기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막걸리 제조업체 서울장수가 2011년 2월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일본 산토리에 수출한 서울장수 막걸리는 일본 5만여개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첫 두 달 동안에만 500만 캔 이 팔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으나.

(장근석의 우려가 맞아떨어졌다!) 출시 3개월만에 캔이 불량으로 펑 하고 터지면서115만여 개를 반품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 또한 막걸리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막걸리는 페트병에 들어 있는 싸구려 저가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류로 잠시 붐이 일었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진 못했다.

막걸리가 주춤한 반면 일본과 중국의 전통주는 잘나가고 있다. 지난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17 농식품 수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막걸리 수출액은 2011년과 비교해 약 75%나 감소한 반면, 지난해 일본술 사케(1억4361만 달러)와 흔히 빼갈로 불리는 중국술 바이주(4억6789만 달러) 수출액은 같은 기간 각각 30.2%와 172.7% 급증했다.


사케와 바이주는 각국 전통음식과 곁들이기 좋은 고급술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마케팅 역량을 총투입한 반면, 한국 막걸리는 페트병에 들어있는 저가주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시장을 개척할 당시 다수 업체가 난립하면서 가격 낮추기 경쟁을 벌인 것도 이와 같은 인식을 확산시켰다. 지난해 기준으로 막걸리 1리터당 수출액은 0.99달러에 불과했다. 반짝 인기를 끌 때 제대로 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 게 결국 침체로 이어진 것이다.

일본술 사케는 다양한 풍미를 바탕으로 고급식인 일식과 어울리는 술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 결과 막걸리와 달리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막거리는 내수시장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막걸리는 1972년 기준으로 국내 주류 출고량 기준으로 81.35%를 최고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최고 인기술이었다. 그러나 이는 차츰 감소해 1988년 점유율이 29.92%까지 떨어지면서 맥주(39.67%)에 최고 인기술 자리를 내줬고, 이 수치는 1990년엔 21.05%까지 떨어지면서 소주에도 인기가 밀렸다.


2002년엔 4.31%까지 떨어지면서 한동안 반등의 기회조차 찾지 못했다. 2000년대 후반 일본에서의 인기와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2009년 두자릿수까지 회복했으나 이후 꾸준히 인기가 줄고 있다. 막걸리 생산량도 2011년 4억7700만 리터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세다.


막걸리는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알코올 도수를 낮춰 순한 술이라는 인식을 키워가는 가운데 다양한 과실주까지 선보이며 인기를 끈 소주, 수입물량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확보한 맥주 사이에서 반전을 노리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풍미는 물론이고 저가부터 고가 라인을 다양하게 확보한 사케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스토리텔링 강화를 통해 사케가 일본문화의 일부라는 인식을 소비자층에 심었고,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술로 자리매김했다. 예컨대 일본 주류업계는사케가 낳은 고장의 지역문화와 장인정신도 함께 소개한다. 정부서도 국빈을 모셔오는 고위층 회담 등에 사케를 내는 등 이미지 메이킹을 도왔다.


막걸리도 제품 자체의 품질을 부각하는 가운데 한국문화의 이어지는 스토리를 덧입히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상품 다양화를 통해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을 벗어나는 것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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