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서 같은 것만 주문하는 이유는?

조회수 2019. 8. 14. 15: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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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이크로트렌드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인간의 행동 패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 패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그것도 보통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이크로트렌드 중에서 ‘선택’과 관련한 사례를 하나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내용은 최근 출간된 <마이크로트렌드 X>에서 발췌 정리하였습니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일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개개인에게 더 잘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면 모든 사람이 실험적으로 이것저것을 선택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만 계속 찾으며, 이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항상 같은 것을 소비하는 "스타벅스 경제"

<마이크로트렌드 X>의 전작 <마이크로트렌드>에서 스타벅스 경제가 어떻게 포드 경제의 뒤를 이어가고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포드 경제에서 소비자는 검은색밖에 선택할 수 없었다. 당시는 산업의 목표가 가능한 한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것이었고, 그러려면 상품의 표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21세기의 신(新)경제는 이런 모델에서 완전히 멀어졌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색이라면 무엇이든 제공하게 됐다.


스타벅스 경제의 근간은 커피와 차처럼 단순한 상품에서도 개인화를 추구하며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곳곳에서 사람들은 개인의 취향을 더 강하게 내세우면서 획일성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이든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 기저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소비자 집단의 행복도와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다양성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이 새롭게 생긴 다양한 선택안을 시험하고 결합하고 짝지어보면서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많은 면에서 사람들이 더욱 결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스타벅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소비자들은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자신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찾아서 그것만 고집하는 것이었다. 즉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결과, 선택을 더 안 하게 됐다는 얘기다. 스타벅스에서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음료를 찾을 수 있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어제도 오늘도 모카 프라푸치노 그란데’식으로 늘 마시는 것만 주문한다.

선택지는 늘어났지만, 다양성은 과연?

또 다른 예로 닭고기와 생선, 두 가지 요리만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해보자. 여기에 구색을 좀 갖추려고 스테이크와 초밥을 추가했다. 그러자 그간 닭고기와 생선을 먹던 사람들이 그게 좋아서 먹은 건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스테이크를 접한 사람들은 그 맛에 빠져들고, 초밥을 먹은 사람들은 일본에서 건너온 최고급 생선을 사랑하게 된다. 이 스테이크와 초밥 고객들은 새로운 선택에 무척 만족해서 다른 것은 절대로 찾지 않는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사람들은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 그것만 고집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상은 파편화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수정)

그런 이유로 최근 우리 모두가 보고 있는 현대 사회의 역설이 생겨났다. 선택의 폭은 확대됐으나 활기차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대중은 탄생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점점 더 땅굴을 깊이 파고 들어가는 두더지족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활동에만 콕 틀어박혀있다. 하지만 점점 더 좁은 굴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사회의 나머지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즉 큰 그림을 못 보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 문제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요인은 우리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용하는 방식에 있다. 온라인에서 목표 고객을 정확히 겨냥해 효과적인 광고를 한다는 것은 우리의 활동을 추적해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 후, 그것을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넷플릭스 혹은 유튜브에서 몇 개의 콘텐츠를 시청했을 때, 알고리즘이 어떤 콘텐츠를 추천하는지를 살펴본 독자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뉴스 채널은 우리가 보는 현상과 사물에 또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훨씬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스타벅스에서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할인 혜택을 주면 좋을 것이다. 시리와 알렉사 같은 앱은 “최근에 평소와 다른 것을 시도해보셨나요?”라고 묻도록 프로그래밍돼야 할 것이다. 데이트 앱에서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이어주는 날도 가끔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일종의 문화적 슬로건이 돼야 우리가 지금의 고착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온 세상의 누구와도 연결해줄 수 있는 휴대전화가 있다 한들 맨날 똑같은 사람 대여섯 명하고만 통화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 본 내용은 <마이크로트렌드 X>에서 발췌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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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동우 이동우콘텐츠연구소 대표

경제경영작가 / '이동우의 10분 독서' 제작자

'이동우의 10분 독서'는 매주 새로운 경제경영서를 직장인들을 위해 리뷰하고 있다.


인터비즈 정리 /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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