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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만드는 이 신발' 미국서 대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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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헐리우드 배우).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유명인사라는 뻔한 답도 있지만 이보다 더 재미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미국의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광팬이라는 점이다. 특히 디카프리오의 경우, 올버즈를 평소에 애용할 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올버즈를 신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출처Leonardo Dicaprio 트위터

올버즈 신발

출처올버즈 인스타그램

올버즈는 양털, 나무 등 천연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 신발업계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2015년에 창업해 2016년 첫 운동화를 출시한 신생업체지만 창업 3년만에 14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출시 1년만인 2017년에 약 8천만 달러(약 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 2018년에는 그 두 배인 1억 5천만 달러(약 1800억 원)을 기록했다.

은퇴한 축구선수 & 친환경 사업가의 만남

올버즈는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던 축구선수 팀 브라운(Tim Brown)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자신이 지금껏 협찬받았던 축구화, 운동화들을 살펴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운동화를 더 가치있게 만들 수는 없나? 환경오염도 줄이고 발도 편안한 그런 운동화는 없나?"

팀 브라운

출처올버즈 유튜브

관건은 소재였다. 브라운은 일반적인 합성섬유로는 본인이 꿈꾸는 운동화를 만들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연섬유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때 떠오른 것이 그의 고향 뉴질랜드에 사는 약 3천만 마리의 양떼다. 알아본 결과, 천연섬유인 양모를 소재로 만들면 섬유 가공 과정에서 일반 합성 섬유에 비해 에너지 소비를 60% 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또 가볍고 푹신하면서도 공기가 통하는 신발을 만들 수 있어 기능적으로도 뛰어났다. '사업이 되겠다'라는 확신이 생긴 그는 양모 소재의 신발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들어간다. 그러나 평생 축구만 해온 그가 혼자 신발 회사를 차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친환경 소재 전문가이면서 스타트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경영자가 필요했다. 때마침 아내가 친구의 남편 조이 쥘링거(Joey Zwilinger)를 소개해줬다. 그는 해조류를 이용해 친환경 기름을 만드는 사업가로 친환경 비즈니스에 대한 철학이 남달랐다. 두 사람은 서로의 뜻이 같음을 확인하고 의기투합해 공동 창업을 하기로 한다. 올버즈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조이 쥘링거(좌)와 팀 브라운(우)

출처올버즈

호기롭게 창업은 했으나 곧바로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양모를 섬유로, 섬유를 다시 신발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이디어뿐인 스타트업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밀라노 업체에 의뢰했으나, 섬유 생산은 가능하지만 원하는 신발을 제조하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민이 깊어지던 차에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한국 부산에 소재한 '노바 인터내쇼널'을 소개받았다. 브라운은 2015년 한국에 방문해 노바 측에 양모 섬유와 함께 '가장 편한 신발을 만들고자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첫 샘플이 완성되는 데 걸린 기간은 고작 4개월. 18개월을 끌었던 이탈리아 업체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완성도와 속도였다. 올버즈 측은 노바와 곧바로 독점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마침내 양털로 만든 올버즈의 운동화 울 러너(Wool Runner)가 출시됐다. 브라운이 약 3년 동안 연구해 만든 결과물이었다. 신발 안감과 겉감은 양모로, 밑창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당밀로, 운동화 끈은 재활용 플라스틱병을 녹여 만들었다. 그야말로 혁신적인 신발이었다. 가격은 95달러(약 11만 원)로 단순하게 통일했고 어떤 할인도 없었다. 신발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약 2년 만에 100만 켤레 넘게 팔 정도였다. "디자인이 심플하고 예쁘다.", "양말이 없어도 발이 너무 편하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SNS를 타고 퍼져나갔고, 환경에 관심이 많은 CEO들과 유명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구매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출처올버즈

탄력을 받은 올버즈는 2018년 3월 나무로 만든 트리(Tree) 신발 시리즈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양모 제품이 여름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트리 신발은 유칼립투스 나무 펄프를 섬유로 만들어 울 러너에 비해 더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난 제품이다. '나무로 신발을 만든다'라는 이야기에 시장은 다시 한 번 올버즈의 혁신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했고, 덕분에 스타트업 올버즈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고객의 '니즈'와 제품의 '가치'를 연결하다

나무 신발

출처올버즈

올버즈는 양털, 나무, 사탕수수, 페트병 등 기발한 소재로 신발을 만든다. 그래서 처음 듣는 사람은 '친환경 소재로 신발 만들어 성공한 곳' 정도로 올버즈를 인식하곤 한다. 하지만 올버즈의 전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들은 '친환경 제품이니 고객들이 사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니즈와 우리 제품의 가치를 연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칼 울리히(Karl Ulrich)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올버즈를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 자체가 매우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평가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

팀 브라운은 고객의 니즈가 비즈니스의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했고, 신발을 사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깔끔함과 편안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는 슬로건 아래 최대한 깔끔하고 편안하게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침 직장인들의 패션 트렌드도 변화하는 시기였다. 실리콘밸리 혁신기업들을 시작으로 딱딱한 구두보다는 캐주얼한 스타일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파고든 올버즈는 단숨에 미국 직장인들을 사로잡았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열린 밴처캐피털 행사에 참석한 1000명의 기업가와 투자자는 대부분 올버즈(All Birds) 신발을 신고 있었다”라는 뉴욕타임즈의 작년 보도는 미국 내 올버즈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출처올버즈 인스타그램

2. 소비자와 활발한 소통 및 피드백

올버즈는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6년 처음 울 러너를 출시한 이후 상품이 꾸준하게 잘 팔렸지만, 올버즈는 만족하지 않았다. 매장,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끊임없이 소비자의 불편한 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했다. 제품을 일단 빠르게 출시한 후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다시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보완하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전략을 택한 것이다. 약 2년간 27회에 걸친 개선작업이 이루어졌고, 그 사이 여름용 신발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반영해 나무로 만든 신발도 출시했다. 원활한 소통과 피드백 덕분에 올버즈 신발의 품질은 크게 향상됐고, 고객의 만족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었다.

3.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다

올버즈는 사회적 책임을 지향하는 브랜드로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제조 공정에서는 다른 업체에 비해 적은 에너지와 물을 활용하고 있으며 활용한 물은 여러 번 재활용한다. 나무 신발의 경우 일반 신발보다 95% 적은 양의 물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할 정도다. 부속품의 디테일도 잘 챙겼다. 신발끈은 재활용된 플라스틱에서 섬유를 뽑아 만들고, 밑창은 사탕수수로 만든다. 또 재활용지를 포장지로 활용해 배송으로 인한 환경 부담도 줄였다.

본사뿐만 아니라 공급망(Supply Chain) 전체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추진한다. 올버즈는 양모, 섬유 등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들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계약 관계를 맺는다. 공급업체들이 비용 경쟁에 쫓겨 지속가능성이나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올버즈가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에는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침은 소비자들이 올버즈라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신뢰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포장지로쓰는 재활용지

출처올버즈

신발끈을 만드는 재활용 페트병

출처올버즈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하지만 친환경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지 자선활동이 아니다. 물건을 팔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격을 뛰어넘는 명확한 편익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올버즈의 성공은 이를 정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친환경 제품이니 사세요"라고 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이를 제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좋은 뜻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팀 브라운의 다음 말을 한 번씩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구매하는 것은 '훌륭한 제품'이다.

(People don't buy sustainable products, They buy great products)

팀 브라운, 뉴질랜드 헤럴드와 인터뷰 中

인터비즈 이태희, 장재웅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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