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뽑는데 "쌀 한톨로 초밥 만들라"는 이 병원의 정체

조회수 2019. 6. 18.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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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 비율)은 1.63배를 기록했다. 구직자 1명당 1.63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유례없는 구인난을 겪고있다. 그런데 구인난 속에서도 일부 기업이 독특한 채용 방식으로 구직자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이색적인 채용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사를 홍보하거나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 병원의 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면

쌀 한 톨로 초밥을 만들어 보세요!

일본 오카야마현에 있는 구라시키 중앙병원(倉敷中央病院)은 신규 외과의 채용에 독특한 시험을 도입했다. 흔히 외과라고 하면 ‘수술’을 연상할 정도로 외과 의사는 수술이 잦은 편이다. 손을 쓰는 치료기술이기 때문에 외과 의사에게는 정교함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구라시키 중앙병원은 예비 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세 단계의 시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관문은 '종이학 접기'. 지원자들은 메스와 핀셋을 이용해 가로, 세로가 5mm 길이인 작은 종이로 종이학을 접어야 했다. 종이가 얇아 힘을 세게 주면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손에 들어가는 힘을 조절하는 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두번째 관문은 '해부한 곤충을 재조립하기'. 손에 풀이 묻어 책상이 엉망이 되기도 하고, 겨우 조립해 놓은 곤충을 옮기는 과정에서 떨어트리기도 했지만 지원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시험에 임했다. 대망의 마지막 관문은 '쌀 한 톨로 초밥 만들기. 한 톨의 밥알 크기에 맞게 메스와 핀셋을 이용해 생선을 잘라내어 초밥을 만들어야 했다. 제한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양의 초밥을 만들어 내는지가 해당 시험의 관건이었다.

한 지원자는 “처음에는 구라시키 병원의 시험이 의학이나 수술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험을 마치고 나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평가하려는 병원 측의 의도를 알아 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인정신을 가진 지원자를 찾습니다

그러니 고등어를 드셔보시겠어요?

정밀과학 장비를 제조하는 일본의 중소기업 '미타카코키(三鷹光器)'의 채용방식도 어딘가 독특했다. 미타카코키의 입사 시험은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진행됐다. 지원자들은 일정에 따라 오전 시험, 점심식사 시험, 오후 시험을 치뤘다.

전구 그리기 시험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시험에는 미타카코키의 미화원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지원자들이 전구를 그려 제출하고 미화원들이 해당 그림을 전구로 보면 통과였다. 이후 치러진 점심식사 시험은 당락을 가를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미타카코키는 지원자들을 회사 근처의 생선구이 식당으로 데려갔다. 고등어, 꽁치 등을 설익혀 주고 지원자들이 생선구이를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를 지켜봤다. 입사 시험이기에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핏기가 가득한 생선구이라도 군말없이 먹었다. 하지만 미타카코키는 이러한 지원자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선이 설익어 먹지 못하겠다고 문제를 제기 하는 지원자에게 좋은 점수를 주었다. 또 지원자에게 가시많은 생선을 주고 가시를 발라내는 모습을 보며 지원자가 정밀기기를 만들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점심을 먹고난 후에는 모형비행기 만들기 시험을 진행했다. 지원자들이 모형비행기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 그들의 손재주와 집중력을 살피기 위함이었다.

미타카코키가 독특한 채용방식을 택한 것은 고학력·고스펙의 지원자가 아닌 장인정신을 가진 인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미타카코키는 30여명 남짓한 직원으로 연매출 25억엔(한화 약 274억)을 낸 바있다. 작은 회사가 이러한 성과를 이룩한 데에는 직원들의 장인정신이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거짓말이 용서된다!

카약의 '만우절 채용'

출처: 카약 공식 사이트
(만우절 채용 전형 이력서 사진)

일본의 인터넷서비스 개발업체 '카약(カヤック)'은 매년 4월 1일 만우절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만우절 채용인만큼 지원자들이 '얼마나 재미있는 거짓말을 했는가'를 평가기준으로 삼는다. 이력서 위조도 가능하다. 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하버드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해도 좋고,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해도 좋다. 지원자들은 자신의 이력서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만 하면 된다. 카약은 이 날만큼은 학력이나 경력 사항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채용 기준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잠재력만을 평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SNS 팔로워가 많으신가요?

합격입니다!

일본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 '태그피크(タグピク)'는 지난해 5월 ‘인스타그램 특별채용’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많을수록 채용 절차가 간소화되는 전형이다. 팔로워 수가 1000명 이상일 경우 별다른 서류 전형이나 필기 시험 없이 임원면접부터 진행되고 5000명 부터는 사장면접을 보게된다.

출처: 태그피크 공식 페이스북

연봉 협상도 팔로워 수를 기준으로 하고있다. 인스타그램 특별채용 전형으로 입사한 신입 사원의 초봉은 348만엔(한화 약 3802만원)이다. 여기에 입사 시점을 기준으로 팔로워 1만명 당 연봉이 12만 엔(한화 약 132만원)씩 인상되며 상한액은 연 360만엔(한화 약 4000만원)이다. 만약 신입사원의 팔로워 수가 30만 명 이상일 경우 입사 첫해 708만엔(한화 약 7737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인터비즈 이슬지,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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