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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에 당첨돼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

조회수 2019. 5. 27. 10: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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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존 욕구와 지위, 즉 물리적/심리적 서열을 동일하게 여긴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목숨을 걸고 서열 다툼을 벌이는 것처럼 인간 사회에서도 서열에 대한 욕구는 무시할 수 없이 크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막강한 권력을 가질 수 있고 더욱 편안하며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위 상승, 돈보다도 강력한 보상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를 높이거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의 지위에 위협을 받게 되면 코티솔이 급증하고 동기와 정서,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limbic system)로 에너지가 집중돼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게 된다. 자신의 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며, 부도덕하거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에 지위감이 높아지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가 왕성해지고 코티솔은 현격하게 낮아진다. 집중력을 높여주는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도 늘어나 강한 모습과 자신감이 나타난다. 뇌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회로의 숫자도 늘어나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며 섬세한 아이디어를 포착해낼 수 있는 능력도 높아진다.

출처: 네이버 TV 캡처
(JTBC 예능 <크라임씬3(2017)>의 한 장면)

이러한 이유로 인간에게 가장 강력한 보상 중 하나는 돈이 아니라 지위의 상승이다. 사소한 지위 상승도 뇌에서는 보상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봤을 때 뇌에서는 보상회로가 강력하게 활성화된다. 리더들 중에는 금전적인 보상이 충분하면 다른 측면에서의 공정성 여부와 상관없이 직원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 돈을 많이 주면 사람들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돼 보상중추인 선조체가 활성화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행복감은 오래가지 못한다.

1978년에 사회심리학자인 필립 브리크먼(Philip Brickman)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일리노이 주에서 5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사이의 복권 당첨자 22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리고 전반적인 행복감과 일상에서 얻는 행복감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특히 일상에서의 행복감은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브리크먼은 어떤 것을 성취하면 그것에 따르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그 만족은 오래가지 못하고 새로운 무관심과 새로운 단계의 노력으로 대체된다고 말한다. 금전적인 보상은 행복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주기는 하지만 그 생명주기가 아주 짧다는 것이다.

공정성,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유일하게 수그러들지 않는 행복감은 금전적 보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유지에서 나타난다. 인간의 뇌는 양질의 사회적 관계, 즉 소외되지 않고 공정하게 대우받으며 심리적 지위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더욱 역량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긍정심리학에서는 ‘사회적 관계의 질과 범위’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라고까지 주장한다. 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공정성이다.


리더가 특정 직원을 편애하거나 반대로 미워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면 구성원 중에는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생겨나게 된다. 소외감을 느끼면 전대상 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과 뇌섬엽(insula) 등 고통 중추가 활성화되며 정신적 고통과 함께 육체적 고통까지 느끼게 된다. 지위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더의 공정하지 못한 태도로 인해 조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은 조직원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반대로 직원들이 리더로부터 다른 동료들과 다를 바 없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면 행복감을 느낄 뿐 아니라 업무의 성과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모든 직원들에게 불편부당하게 대하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불편 부당하다는 것은 누군가를 편애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며, 모든 직원들에게 공정하게 성장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리더가 편견과 선입견을 갖는 순간 그런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탄생될 수 없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주의할 것은 공정과 공평은 다르다는 것이다. 입사 10년 차 과장과 입사 1년 차 신입사원에게 차별 없이 동일한 금액의 성과급을 나누어 주는 것은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지만 그건 공정한 것이 될 수 없다. 업무성과의 질과 노력을 고려해 형편에 맞게 적절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다.

[참고문헌]
 그레고리 번스(2010). 만족. 북섬 - 데이비드 록(2010). 일하는 뇌. 랜덤하우스- 매들린 L. 반헤케(2010). 브레인 어드벤티지. 다산초당
필자 양은우
필자 약력
고려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일리노이주립대(UIUC) 경영학 석사
한국능률협회 전임교수

저서 <관찰의 기술>,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워킹 브레인>
인터비즈 박성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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