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 광고로 논란된 "개념버거" 파는 이 회사..

조회수 2019. 4. 1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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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전할 때, 승승장구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운영하는 '맘스터치'다. 맘스터치 성장에 힘입어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자체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CJ, 롯데 등 대기업 외식업체들이 줄줄이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 이뤄낸 성장은 더욱 눈에 띈다. 적자만 내던 골칫거리에서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맘스터치의 비결은 무엇일까.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재탄생, 매장 수만 약 1200개

맘스터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파파이스’의 한 사업부로 시작했다. 초기 맘스터치의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2000년대 초반에 20여 개의 매장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연간 5억 원 안팎이었다. 당시 파파이스 운영본부장이었던 해마로푸드서비스 정현식 회장은 맘스터치를 매각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히려 정 회장에게 맘스터치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운영해보라고 제안했다. 정 회장은 이를 받아들여 2004년 독립해 현재의 맘스터치로 키워냈다.

출처: 맘스터치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845억 원이다. 2017년(2395억 원)보다 18.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30억 원을 기록해 전년(154억 원)보다 48.4% 증가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매출의 90% 이상은 맘스터치에서 나온다. 맘스터치는 2014년에 500호점을 돌파했고 이어서 1000호점을 돌파하는데는 약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총 매장 수는 1188개로, 국내에서는 롯데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싸이버거는 어떻게 '개념 버거'가 됐나

1. "왜 과소 광고를 하지?"... 가성비 버거

맘스터치의 대표적인 성장 비결은 ‘가성비’다. 맘스터치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싸이버거'는 3400원으로, 경쟁업체 5사(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파파이스) 대표 버거의 평균 가격(5020원)보다 30%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제품의 질은 뒤지지 않는다. 맘스터치 버거는 '입찢버거(입이 찢어질 정도로 크다)', '혜자버거('김혜자 도시락'처럼 가성비가 뛰어나다)'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출처: 맘스터치
(맘스터치 '언빌리버블 버거' 광고의 한 장면)

최근엔 '과소 광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로 나온 '언빌리버블 버거'를 모델인 배우 윤세아씨가 한입에 넣어 먹는 장면을 보고 일부 네티즌들이 "버거를 한입에 넣을 수 없는데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과소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실제 버거 사진을 올린 것이다. 우스갯소리지만, 그만큼 맘스터치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타사 버거의 70~80%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건 유통 공정의 수직 계열화 덕분이다. 맘스터치는 양계, 도계, 가공, 배송 등 10단계 이상의 재료 유통 공정을 수직 계열화했다. 이때 각 공정을 담당하는 협력사들과 오랜 기간 거래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일정하게 납품받기 위해서다. 또한 맘스터치는 냉동과 냉장, 상온 제품을 각각 분리 탑재할 수 있는 자체적인 신선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덕분에 대부분의 치킨 패티를 냉동이 아닌 도계 직후의 냉장 계육으로 유통할 수 있었다.

2. B급 상권 노려 '맘세권' 신조어까지...

골목 상권을 공략한 출점 전략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보통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는 번화가나 역세권 중심으로 가맹점을 오픈한다. 하지만 맘스터치는 대학가와 주택가 상권에 25~30평대 중소형 매장을 중점적으로 냈다.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임차료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제품 가격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오히려 맘스터치가 있는 지역을 ‘맘세권’으로 부르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성장세에 힘입어 번화가에도 매장을 내고 있다.



3. 좀 늦어도 맛있으니 OK, 주문 후 조리 시스템

출처: 맘스터치 공식 SNS

매장에서도 품질을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맘스터치는 일반적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주문 후에 조리를 시작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이 때문에 버거를 하나 내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 회전율이 낮아지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맛과 품질에 더욱 집중한 것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제품 자체로 차별화와 경쟁력을 갖춘 데다 경제적인 가격까지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맘스터치 버거에 ‘개념버거’, ‘가성비 갑’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며 “이런 가성비가 입소문을 타며 소비로 이어진 것이 맘스터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햄버거 가게가 삼계탕 출시?

맘스터치는 싸이버거 외에도 인크레더블 버거 등 히트 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는 포화상태다. 성장을 위해선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국, 대만,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출처: 맘스터치 공식 유튜브
<맘스터치 X 나도Nado와 함께하는 삼계탕 먹방!>

지난해 여름, 맘스터치는 '삼계탕'을 출시했다. 패스트푸드 업체가 가정간편식(HMR)에 뛰어든 건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맘스터치의 장기인 '닭 요리 제조와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HMR 시장 확대 트렌드를 제대로 분석하고 제품을 내놓은 결과, HMR 삼계탕은 출시 1주일만에 10만 개가 완판됐다. 이후에 닭곰탕과 닭개장 등 제품군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맘스터치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가맹점과의 유통 시너지를 고려해 HMR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출처: 맘스터치몰
(맘스터치몰 캡쳐 및 편집)

올해 2월에는 닭가슴살과 닭가슴살을 원료로 한 소시지와 스테이크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몰 ‘맘스터치몰’을 오픈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맘스터치몰을 통한 올해 매출은 30~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외식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추가적 매출 확대를 위해 간편식을 강화하고 있다”며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닭요리 쪽 간편식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비즈 임혜민,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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