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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문 닫는 써브웨이 한국서 유독 잘나가는 이유

인터비즈 작성일자2019.04.16. | 277,429  view

(드라마에서 공유가 먹은 샌드위치는 방영 후 매출이 10%가량 늘었다.)

source : tvN '도깨비' 화면 캡처

세계에서 가장 매장수가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어디일까. 맥도날드? 스타벅스? 답은 샌드위치 전문점인 써브웨이(Subway)다. 전 세계 111개국에 4만4644개 매장이 들어서 있다. 해외에서 높은 인기와 대조적으로 한국 시장에선 유독 죽을 쒔던 업체이기도 하다. 국내서 라이센스 사업을 하던 사업자가 성과 부진으로 2006년엔 부도를 내기도 했다. 한국에선 샌드위치 사업이 안 된다는 인식이 컸다.


최근 써브웨이의 인기는 반전이다. 패스트푸드의 대표격이었던 맥도날드의 매장수가 400여 개 수준에서 주춤한 반면 써브웨이 매장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맥도날드 매장수를 따라잡을 기세다. 3월 기준 전년 대비 평균 매출액도 31%나 증가했고, 6개월 만에 70여 개의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휘청이는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혼자 승승장구하고 있다. 

 써브웨이...과거에는 부도까지?

써브웨이는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한참 고전했다.


써브웨이가 한국에서 첫 매장을 연 건 1991년. 미국 유학생이 자체 유통사를 차리는 형태의 로열티 사업이었다. 그러나 국내 유통사는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법적 분쟁을 지속했고 경영 부진 끝에 2006년엔 부도를 내기에 이른다.


경영이 파행적으로 운영된 데다가, 샌드위치라는 상품 자체가 한국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았던 시기였다. 당시 써브웨이와 함께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퀴즈노스 서브'와 '슐라스키델리'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써브웨이 등 샌드위치 전문점들은 미국에선 칼로리가 낮은 야채와 잡곡빵을 통해 웰빙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차별화했다.

반면 한국에선 샌드위치 전문점과 여느 패스트푸드와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았다. 2000년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샌드위치는 1000~2000원 수준의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샌드위치는 편의점이나 베이커리서도 맛볼 수 있는 제품이라고 본 것이다. 한 끼 식사 가격 수준인 써브웨이 샌드위치에 좀체 지갑을 열지 않았다.


결국 부도를 낸 기존 유통사를 대신해 미국 써브웨이 본사가 한국에 직접 진출해 재기를 노렸다. 당시 한국에 남아있던 써브웨이 가맹점 70여 개 중 맛과 서비스 평가를 충족하지 못한 40곳을 폐점하는 등 땅에 떨어진 브랜드 평판부터 올리는 데 주력했다.

햄버거 지고 샌드위치 뜬다...힙해지는 써브웨이 2030세대 사로잡아

(내용물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칼로리가 낮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되며 젊은 층으로까지 써브웨이의 인기는 확산되고 있다.)

source : 네이버블로그(yehwa94)

국내에서 써브웨이가 인기를 끈 배경은 무엇일까? 1인 가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컸다. 최근 고열량 패스트푸드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패스트푸드는 영양이 불충분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식사 대용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인식이 있다.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은 늘어나는데 패스트푸드를 별식이 아니라 매 끼니 식사 대용으로 선택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빈틈을 파고 들어간 게 샌드위치다. 최근 들어 써브웨이는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신선한 야채와 잡곡빵을 앞세워 건강식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다른 패스트푸드와는 달리 식사 대용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패스트푸드와 차별성이 없었으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속에 다른 수요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 추천하는 써브웨이 꿀조합', '나만의 서브웨이 추천 조합' 등의 키워드로 올라온 콘텐츠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써브웨이는 그 자체로 공유하고 싶은 '경험'이 되고 있다.)

source : 네이버 캡처

직접 재료를 선택해 조립하는 써브웨이의 방식은 지나치게 번거롭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이와 같은 인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이른바 포미족들은 직접 선택을 중시하고, 취향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이다.


그동안 번거롭게만 여겨지던 써브웨이의 샌드위치 재료 선택이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로 인식이 바뀌어가는 중이다. 써브웨이는 빵부터 시작해 양상추, 토마토, 양파, 치즈 등의 속재료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일명 '커스터마이징(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제품을 만드는 맞춤 제작 서비스)'이다. 매번 다른 소스, 다른 속재료를 선택할 때 소비의 만족도가 더 높아지는 세대인 것이다. 써브웨이가 강조하는 카피도 '가장 나답게'이다.

(JTBC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자신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20~30대 젊은층 공략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패스트푸드와 차별성을 더 뚜렷하게 드러내면서 다른 제품군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전략이다. 써브웨이는 2010년대 중반부터 PPL 및 TV 광고, SNS 등을 이용해 젊은 층을 타깃으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부터 시작해 tvN 드라마 도깨비, tvN 시카고타자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젊은 층이 주로 보는 드라마 PPL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젊은 층에게 써브웨이가 일종의 힙한 기호로 받아들여지게 된 계기다.


드라마 도깨비 방영 이후 공유가 먹은 샌드위치의 매출이 10%가량 늘고, 대학가 중심으로 매장 오픈 문의가 증가하기도 했다. TV 광고에서는 '힙(Hip)'한 유명인사들을 모델로 세워 건강은 물론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광고에서는 스포츠 브랜드에서나 볼 법한 가수나 댄서들이 랩을 하고 춤을 추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가수 박재범이 선전한 서브웨이 신메뉴 '치즈인더클럽'은 이후 박재범 메뉴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source : 써브웨이 유튜브

정작 본토에선 인기 시들...한국시장이 활로 되나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 때 한국에선 인기가 시들했던 써브웨이.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인기를 끌자 핵심시장이던 북미 시장 인기는 식어가고 있다. CNN Money에 따르면 써브웨이는 올해 미국 내 매장을 500개 없앨 예정이다.


그동안 건강한 저열량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북미 시장에서 패스트푸드 제품군에서 벗어난 자연웰빙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써브웨이가 건강을 내세운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반응이다. 경쟁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난 것도 악재였다. 게다가 써브웨이 샌드위치로 몸무게를 100kg 이상 감량해 화제가 되었던 자레드 포글(써브웨이 마케팅에 적극 참여한 인물)이 2015년 아동 성매매로 15년 8개월형을 선고받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이에 따라 써브웨이 본사 측은 북미 시장의 매장을 줄이고 모바일 앱, 키오스크 등 디지털 요소를 도입해 수익성을 늘린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써브웨이 인기가 높아지는 한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점포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영국, 독일, 한국, 인도, 멕시코 등지에 1000여 개의 신규 매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source : 써브웨이

지난해 11월 써브웨이는 아시아 최초로 프레시 포워드(Fresh Forward) 매장을 서울 논현동에 열었다.


프레시 포워드는 써브웨이의 디지털 전략이 반영된 매장으로 디지털 메뉴 디스플레이와, 터치 패널로 작동하는 음료 기계 등이 도입됐다. 올해 모바일 주문이 가능한 앱을 출시해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 일본 등은 키오스크 등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술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지역으로 여겨진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도 샌드위치 전문점이 늘어나는 데다가 1인 가구를 타킷으로 한 간편식 시장과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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