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린다"는 스타벅스, 어디에 문을 열까?

조회수 2019. 4.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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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출점 전략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의 전략은 한 마디로 ‘허브 앤 스포크(Hub&Spoke)'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은 자전거 바퀴에서 비롯됐다. 자전거 바퀴를 보면 한가운데 허브(Hub)가 있고, 허브에서부터 바퀴까지 가느다란 바큇살(Spoke)이 펼쳐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허브에서 뻗어 나온 에너지가 부챗살처럼 바퀴에 전달된다. 원심력이 형성되며 자전거가 전진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클러스터(Cluster) 전략이다. 한 지역을 석권하듯 집중적으로 매장을 출점한 후, 인근 지역과 인접 위성도시로 진출하는 것이다.


‘허브 앤 스포크’는 대략 여섯 가지 전략 우위점을 가지고 있다. 1) 브랜드 가시성과 인지도를 단기간에 향상시키고 2)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3) 지역에서 마케팅을 수행할 때 대상자와 대상지를 압축해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4) 경쟁 브랜드의 진입에 강력한 장벽을 만들 수 있다. 5) 종업원을 채용하기 쉽고 종업원이 갑작스럽게 나오기 어려울 때도 바로 옆 매장에서 인력을 지원하기가 용이하다. 6) 물류망 형성에 유리하고 식자재 등 자원조달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발휘해 비용 절감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북미지역에서 성공한 스타벅스의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한국에서도 적용했을까? 스타벅스가 한창 확장 중이던 2013년 5월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모두 255개다.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지리 정보 시스템)에서 수행하는 밀도 분석(Density Analysis)은 점으로 매장 위치를 지도 위에 표현하는 평면 데이터에서는 파악할 수 없는 공간 패턴을 보여준다. 동서 37㎞ 남북 30㎞인 서울시 전역을 10m 단위의 정사각형 격자(Grid) 크기로 자른다. 각 격자별로 반경 1000m 이내에 몇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존재하는지 공간 연산한 결과가 <지도 1>에 표현됐다.

([지도 1] 서울지역 스타벅스 255개 매장의 공간 밀집도(2013년 5월 말 기준))

2013년 당시 서울에 소재한 255개 스타벅스 매장은 강핵1곳, 중핵 6곳, 약핵 8개로 압축된다. 스타벅스의 클러스터(Cluster) 현상은 결국 15개의 소권역으로 밀도를 형성하고 있다. 강핵 지역은 종로와 을지로가 만나는 강북의 중심업무지구(CBD, Central Business District)다. 그다음으로 주목할 지역은 강남의 테헤란로 일대다. 작은 중핵 지역으로는 종로구와 성북구가 만나는 혜화동 일대, 서대문구와 마포구가 만나는 신촌 일대,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로구와 금천구가 만나는 디지털 단지 일대다.


매장 입지는 어떻게 정하는가?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인터뷰에서 질문하자 하워드 슐츠는 이렇게 답했다. “오로지 출점만을 담당하는 부동산팀이 별도로 있다. 현지 팀이 시애틀 본사의 담당 부서와 함께 협력하면서 입지를 선정한다. 짐작하겠지만 우리는 지난 40년간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를 비롯해 이상적인 매장 입지에 대한 고유의 통찰력과 지식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매우 고도화된 모델을 개발해 왔다. 이런 통계수치와 지표들이 지난 수년간 해외시장에서 거둔 성공 경험들과 접목되면서 해당 시장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높은 예측력을 확보하게 됐다.”

출처: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소공동점)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은 겉멋 든 홍보용 개념이 아니다. 실천적 경영의 산물이다. 스타벅스의 표적 시장은 도시의 전문직 지식근로자이며 20~45세의 고소득 개인들이다. 스타벅스의 핵심 고객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인가? 스타벅스는 북미지역에서 인구사회 데이터를 총망라해 '잠재시장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점포를 내고 확장해 왔다. 그 결과는?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차지하는 위상은 가히 압도적이다. 


서울 요지 일부 거리는 스타벅스에 ‘점령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8년 8월 기준 서울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수는 460개를 넘어섰다. 다른 커피 브랜드가 임대료 상승과 경쟁 심화로 앞다퉈 문을 닫을 때 스타벅스 홀로 덩치를 키웠다. 스타벅스의 출점 전략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또한 어떤 교훈을 주고있을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타벅스는 잠재 고객을 면밀히 파악해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전면에 내걸고, 핵심 시장의 수요를 파악해 허브로 삼은 다음 그 선도성을 중심축 삼아 주변 지역을 거대한 클러스터로 만들어버리는 전략을 무기로 삼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글로벌 커피 왕국 탄생으로 이어졌다.

필자 송규봉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디자인경영 겸임교수

필자 약력

前 (주)GIS United 대표

前 와튼경영대학원 / 하버드대 GIS 연구원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환경학 석사

인터비즈 권성한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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