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기념 기상천외한 신제품들 (feat.진짜 나왔다)

조회수 2019. 4. 1. 2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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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정직하고 신뢰를 주는 기업을 좋아한다. 단 하루만 빼고. 만우절이면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하는 기업에 열광한다. 이들의 눈에 들기 위해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지나치게(?) 공을 들인 장난을 선보이기도 한다.

초콜릿 와퍼 출시!

지난해 3월 31일, 버거킹은 신제품 '초콜릿 와퍼' CF 영상을 자사 SNS에 공개했다. 초콜릿 번에 직화로 구운(flame grilled) 초콜릿 패티를 얻고, 케찹과 비슷한 라즈베리 시럽을 뿌린 뒤, 양파 슬라이스 모양의 화이트 초콜릿링 그리고 토마토를 대신해 설탕에 조린 블러드 오렌지를 얹었다. 기존 버거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양상추 모습을 흉내낸 초콜릿 슬라이스는 화룡점정 역할을 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루 만에 조회수 43만을 돌파하고, 댓글이 2만 개 가까이 달렸다. 출시되면 당장 먹으러 가겠다는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초콜릿 와퍼 출시 소식은 35개국에서 보도되었고, 관련 동영상은 현재까지 버거킹 공식 유튜브채널에서만 17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출처: 버거킹

더 흥미로운 현상은 초콜릿 와퍼가 버거킹의 장난임이 밝혀진 이후 일어났다. 실제 초콜릿 와퍼 맛이 궁금해진 사람들이 직접 만들기에 나선 것. 유튜브에는 버거킹 레시피대로 버거를 만든 뒤 시식하는 영상이 줄지어 올라왔다.

사실 이 만우절 이벤트는 고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3월 열린 디지털 마케팅 서밋에서 버거킹 글로벌 CMO 페르난도 마차도는 "'고객을 우리 브랜드에 참여시키자'는 한 줄에서 시작된 이벤트"라며 "전 세계적으로 31억 임프레션(impression)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유튜브 캡쳐

장난은 때로 현실이 된다.

구글은 만우절 장난의 대가다. 매년 기상천외한 장난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2013년엔 '냄새 검색'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냄새 검색 베타판인 ‘구글 노즈(Google Nose)’를 이용하면 원하는 냄새를 검색해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냄새를 검색하고 ‘냄새 맡기’ 버튼을 누르면 모니터 뒤에서 냄새가 풍긴다고 설명했다. 냄새 종류 중에는 ‘캠프파이어 냄새’나 ‘성공 냄새’ 등도 있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에 코를 가져다 대고 킁킁댔다.

출처: 구글 유튜브 캡쳐 및 편집

2016년엔 어땠을까. 구글은 자율주행 자전거를 발명했다며 동영상을 게재했다. 페달을 밟을 필요도, 핸들을 잡을 필요도, 심지어 전방을 주시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부르면 자전거가 알아서 온다. 덕분에 자전거 위에서도 노트북으로 일을하며 회사까지 갈 수 있다. 탈 줄 모르는 사람들도 편히 앉아 이동 가능하다.


자율주행차가 있으니 자전거도 가능하겠지, 놀라워하며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지막에 “오직 4월 1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Only available on April 1st)”는 문구를 보고서야 거짓말임을 깨달았다. 다음날엔 수동으로 자전거를 세우고, 움직이는 영상 제작기를 공개해 한번 더 웃음을 선사했다.

출처: 구글
(만우절 영상 속 자율주행 자전거 모습(좌)과 제작 과정(우))

하지만 이번 장난은 장난에 그치지 않았다. 이 동영상을 보고 영감을 얻은 포스텍 학생 송영운 씨가 실제로 자율주행 자전거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송씨가 개발한 국내 1호 자율주행 자전거는 좌우 방향을 설정하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이동할 수 있다. 기존에 자전거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유아나 노인, 장애인 등의 이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팔도 공식 SNS 편집

얼마 전 "괄도 네넴띤" 출시로 화제를 모은 팔도 역시 만우절 장난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중 하나다. 팔도는 그간 만우절 때마다 팔도 비빔면 1.5인분, 팔도 비빔장, 팔도 비빔밥 등을 만우절 장난으로 공개했다. 그런데 가상의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자 실제 제품으로 개발해 출시했다.

만우절 이벤트는 중량을 높인 비빔면의 실제 구매 의사를 파악할 좋은 기회였다. 팔도는 1.5인분 비빔면 대신 중량을 20% 높인 '팔도 비빔면 1.2'를 한정 판매했다. 당시 팔도 비빔면의 1년 전체 판매량은 9000만 개였는데, 50일 만에 1000만개가 완판됐다. 만우절 이벤트로 시작된 제품의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11%를 차지한 것이다. 팔도는 이후에도 ‘팔도 만능 비빔장’(2017)과 ‘팔도 비빔밥’(2018)을 '진짜로' 시장에 내놨다.

수화물 무게 줄여주는 제주항공의 혁신적 기술

공항에서 가장 떨리는 순간은 수화물의 무게를 잴 때다. 그 자리에서 짐을 빼거나 눈물을 머금고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이러한 불편을 없애주는 '수화물 다이어트 머신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10년의 연구 끝에 탄생한 이 기계 안에 수하물을 넣으면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무게를 차지하는 공기 대신 가벼운 헬륨을 채우고, 초강력 진공 압축을 통해 부피를 20% 줄인다는 원리도 상세히 설명했다. 누구나 한번쯤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발명품을 향한 반응은 뜨거웠다. 사람들은 "신기해서 끝까지 봤다" "진짜 출시해달라" 등의 댓글로 호응을 보냈다.

출처: 제주항공

티몬은 '마트를 더욱 마트답게'란 슬로건 하에 슈퍼 시식카와 시식 드론을 선보였다. 고객 집 앞에 직접 찾아가 트랜스포밍 조리대를 세우고 음식을 조리해 나눠주거나 드론이 출동해 베란다에서 고객에게 음식을 먹여주는 서비스다. 티몬은 "슈퍼시식카는 전국의 마트보다 많으며, 마트에 갈 이유를 한 가지 더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출처: 티몬 유튜브 캡쳐 및 편집

잘 만든 만우절 이벤트는 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을 즐겁게 함으로써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번엔 어떤 기업이 만우절에 사람들을 즐겁게 할까.

인터비즈 임혜민,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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