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인터비즈

광고에서 욱일기 쓰는 유니클로 근황 (feat.잘나감)

271,906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국내 SPA(special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시장은 패션시장 전체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10년 간 5000억 원에서 올해 3조 7000억 원 수준까지 빠르게 성장한 시장이다. 경쟁 중인 SPA 브랜드도 크게 늘었다. 국내 브랜드로는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가 탑3을 이루고, 유니클로, H&M, ZARA, GAP 등의 브랜드 정도가 인지도 있는 해외 브랜드다.


치열한 시장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가장 크게 웃고 있는 업체는 단연 유니클로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진출 10년 만에 패션업체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최초로 1조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4년 연속 1조 매출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가장 최근 연매출 기록(2017년 9월~2018년 8월)도 1조 3732억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2016년 대비 32.7% 상승한 234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로 따졌을 때 이랜드그룹, 삼성물산 패션부문, LF에 이은 패션업계 전체 4위 규모다. 이중에도 단일 브랜드로만 1조 원을 넘긴 것은 유니클로가 유일하다. 유독 유니클로만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의 SPA 시장 1위 업체...생산량 90% 이상 판매 저력

패션업계에선 유니클로가 국내서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했을 당시 대부분 저가전략이 주효했다는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이를 알고도 따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니클로 저가 전략의 기반은 기획력과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에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획력. 유니클로는 상품 기획을 2~3년전부터 정밀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행할 만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기본형'으로 불리는 라이프스타일 의류 등을 중심으로 스테디셀러를 기획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예컨대 내복류를 2003년부터 ‘히트텍’이라고 이름 붙이고 판매하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히트텍은 2008년 처음 출시된 이후 2017년 기준 세계 시장에서 누적판매 10억장을 달성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한국 시장에서도 10년 간 약 4000만 장을 팔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출처유니클로 히트텍 CF 캡처

히트텍 이전만 하더라도 겨울철 내의는 원래 젊은 소비자 층에겐 '내복'이라는, 두껍고 디자인 감각은 떨어지는 아이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소재 회사 도레이와 협력과 오랜 개발 과정을 거쳐 이를 얇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히트텍을 만들기까지 유니클로가 버린 시제품만 1만 벌에 이른다. 여기에 유니클로는 패션 측면에서 설득력을 입혔다. 여려겹 겹쳐입어도 불편하지 않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다른 옷과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옷이라는 인상을 줬다. 품질을 바탕으로 적절한 기획이 붙은 것이다. 유니클로는 이처럼 치밀한 시장조사와 오랜 연구를 거쳐 설득력있는 제품을 내놓는다.


이처럼 탁월한 기획력 덕분에 유니클로 의류 제품들은 생산량의 90%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SPA 업체들은 70% 수준이다.


히트텍 이전엔 1990년대 후리스가 이와 같은 기획과 소재 협력을 통해 생산한 베스트셀러였다. 이후로도 2004년엔 냉감 소재로 만든 속옷 에어리즘과 2009년 초경량 울트라라이트패딩이 잇따라 히트했다. 이렇게 유니클로가 기획하는 제품들은 의복의 기능에 집중하면서도 스타일을 해치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 의류에 집중하는 점이 특징이다. 스테디셀러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유니클로가 히트작을 내놓을 때마다 국내 업체들은 비슷한 미투제품을 양산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좀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질 못한다. 기본적으로 업체의 DNA도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른 소재 회사엔 품질을 맡기고, 패션업체에선 디자인만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잘 안 된다. 한국에도 소재 기업들도 있으나 주로 그룹사 경쟁관계 등이라는 이유로 협력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하지 않다. 대기업 계열 패션회사들은 분업 보다는 총괄의 기능이 더 강하다.


또한 한국 패션분야 대기업들은 공급망 관리를 통한 가격 혁신 보다는 거품 가격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해온 게 오랜 관행이었다. 이른바 가격을 처음부터 부풀린 뒤 높은 할인율을 줘서 판매하는 수법인 업태그가 공공연하게 이뤄져왔다. 백화점이나 대리점에서 정가에 팔리지 않는 경우, 아울렛과 홈쇼핑 등 2차 시장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소비시장이 형성된 탓이다. 이런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재고 관리에도 소홀했다. 유니클로가 등장 초기부터 센세이셔넬했던 이유는 가격을 빠르게 조정해서라도 재고를 남기지 않는 전략이 워낙 신선했던 것도 원인이다. 거품 가격이 없다는 인상을 주는 데 성공했다.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출처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유니클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엔 시장 진입 초기부터 롯데그룹의 유통망과 손잡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유니클로는 초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영업을 시작해 현재는 국내 187개 매장을 보유하게 되었다. SPA 산업은 자체 유통망의 규모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제휴 덕분에 후발주자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유통망을 확보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위기에 빠진 '에잇세컨즈', 맹추격 하는 '스파오'... 희비 엇갈리는 국내 SPA 업체들

한편 SPA 업계 1위 유니클로를 추격하는 국내 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스파오'는 웃었다. 이랜드그룹에서 운영하는 국내 SPA 스파오는 매출 기준으로 유니클로, ZARA, H&M에 이어 4위, 국내 업체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2009년 출시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은 3200억 원, 영업이익은 200억 원을 달성하며 앞선 업체들을 바짝 추격 중이다. 이는 맨투맨·트레이닝복 같은 기본 아이템과 '짱구 파자마' 등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 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와는 격차가 크긴 하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이와는 달리 국내 SPA '에잇세컨즈'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지난해 매출은 1800억원으로 수년 째 비슷한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었으며, 영업이익은 2017년 반짝 흑자를 제외하고는 2015년부터 적자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기업 삼성물산이 저가 브랜드 운영 노하우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패션 브랜드 라인은 빈폴, 갤럭시, 구호 등 비교적 고가 라인이다. 에잇세컨즈가 유일한 저가 포지션이었다. 그럼에도 에잇세컨즈는 2012년 런칭 초기 다른 고가 라인과 마찬가지로 유명 연예인인 지드래곤을 통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대체로 고가 브랜드는 패션 아이콘, SPA브랜드 등 저가 브랜드는 친숙한 이미지의 연예인인 모델을 쓴다. 저변을 넓히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 그러나 지드래곤 기용은 결국 실패했다는 분석이 언론 등을 통해 나왔다. 초창기 지드래곤이 입은 옷 등은 유행했지만, 그 이상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고가라인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 삼성물산의 시행착오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랜드와 같은 과감한 저가 유통망 공세도 어려웠다. 반면 경쟁사인 이랜드그룹은 스파오, 미쏘, 슈펜 등 다양한 컨셉의 SPA를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이마트라는 유통 채널까지 적극 활용해 이마트 자체 SPA 데이즈까지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이는 유니클로가 초기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빠르게 확장했던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에잇세컨즈 로고 (좌) / 최근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우))

크게 염두에 두고 있던 중국 시장 진출도 실패했다. 에잇세컨즈의 이름 부터 숫자 '8('八'의 발음이 돈을 벌다라는 의미의 '發'과 유사)'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염두에 둔 브랜드였다. 2016년에 중국에 진출한 뒤 아시아 스타 지드래곤과의 콜라보 제품도 출시 했으나 사드 여파로 입은 타격을 회복하지 못하며 2년 만인 올해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최근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해석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SPA인 '탑텐'은 모회사 신성통상의 부침을 털어내고 지난해 '평창롱패딩'으로 모았던 관심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탑텐을 운영중인 신성통상은 2017년 영업이익이 400억 원에서 190억 원으로 전년대비 105% 급감했다. 2018년 들어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2016년 대비 절반 정도 수준이다.


그 사이 탑텐은 매장 수를 2015년 85개에서 올해 164개로 늘리고 매출도 지난해 23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작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단 겨울철 롱패딩이 해가 지나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평창롱패딩'으로 입었던 겨울 특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과 키즈 부문의 순항이 희소식이다.


세계적으로도 패션 시장은 명품과 중저가 SPA로 양극화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탓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욱 합리적이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추세다. 2017년 패션 시장 전체 규모는 1.6% 감소한 반면 SPA 시장은 5.7% 증가했다. 각 SPA 업체들에게는 기회이면서도 타 업체와의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인터비즈 오종택 임현석
inter-biz@naver.com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