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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 추억의 게임기가 돌아왔다

조회수 2019. 3. 22.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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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 추억의 게임들

최근 추억 마케팅에 게임기 업계가 제대로 맛이 들렸다. 비디오 게임이 태동하던 그때 그 시절 게임기들이 당시 디자인과 수록 게임을 원본 그대로 품은 채 재출시되고 있다. 사람들은 조잡한 그래픽과 단순한 조작, 현재와 비교하면 수월한 난이도의 게임들에 열광한다. 게임기 업계들이 추억 마케팅을 활용해 과거 제품을 재출시한 사례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마리오, 메가맨 다시 즐길 수 있다고? ... 1983 닌텐도 패미컴 재출시

지난 2016년 7월 14일, 닌텐도는 고전게임 팬들을 위해 일명 '패미컴'으로 불리는 '패밀리 컴퓨터'를 'NES 클래식 에디션(NES Classic Edition)'이란 이름으로 재발매했다. 사이즈를 한 손에 잡을 수 있을 정도로 60%가량 축소한 것을 제외하면 외견상 거의 똑같다. 1983년 7월 15일 일본에 첫 출시됐던 패미컴은 닌텐도 최초의 카트리지 교환식 비디오 게임기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현대전자가 판권을 갖고 '현대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바 있다. 패미컴은 동키콩, 뽀빠이 3, 젤다의 전설 등 유명 오리지널 게임을 구동할 수 있었으며, 1985년 출시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전 세계에 패미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닌텐도 패밀리 컴퓨터 오리지널(좌)과 새롭게 출시된 클래식 에디션(우). 위 이미지 디자인은 모두 북미, 유럽, 한국 출시 버전이다. 일본 출시 버전은 외관이 다르다)

NES 클래식 에디션에는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 팩맨 등 80년대 전 세계 소년들의 여가 시간을 함께 했던 유명 게임 30종이 동봉돼 있다. HDMI 출력에 대응하며 Wii 리모트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다만 메모리 카드 슬롯이 없고, 온라인 네트워크 기능도 없다. 또 오리지널 게임기와 달리 카트리지 슬롯이 없어 팩을 끼울 수도 없다. 때문에 기존에 탑재된 30종 외에는 게임을 즐길 수가 없다. 컨트롤러가 1개만 제공돼, 두 명이서 같이 게임을 즐기려면 컨트롤러 1개를 따로 구매해야 하기도 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NES 클래식 에디션은 2016년 7월 발매 이후 12월까지 무려 20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다.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NES 클래식 에디션에서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오리지널 게임 30종 중 일부

NES 클래식 에디션의 성공에 힘입어 닌텐도는 2017년 9월 29일(현지시간) 북미에서 최초로 '슈퍼 패미컴'을 미니 사이즈로 재출시했다. 출시명은 '닌텐도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 기존 패미컴의 후속작으로 1990년 11월 21일 일본에 최초 발매된 슈퍼 패미컴은 한국에서는 1992년 현대전자가 '현대 슈퍼컴보이' 이름으로 발매한 제품이다. 이 기기가 구동한 대표 게임으로는 '스트리트 파이터 2'가 있다.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 역시 HDMI 출력, Wii 리모트와 연결을 지원하며, 이번에는 컨트롤러를 2개 동봉해 유저들의 만족도를 늘렸다. 그 외에 NES 클래식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카트리지 슬롯이 없고 온라인 네트워크 기능이 없어, 자체 내장된 게임만 플레이 가능하다.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은 록맨 X, 성검전설 2, 슈퍼 마리오 월드, 마리오 카트 등 총 21종의 게임을 제공한다. 과거 원래 슈퍼 패미컴 게임으로 수록될 예정이었다가 개발이 취소돼 출시되지 않은 '스타폭스 2'도 정식 게임으로 새롭게 수록되어 있다.

출처: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20종)

상식적으로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업데이트도 불가능한 옛날 게임기를 따로 구매한다는 사실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추억의 힘이란 무섭다. 슈퍼 패미컴 클래식 에디션 역시 발매 이후 2018년 2월까지 전 세계 총 4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성공을 거뒀다. 닌텐도의 향수 마케팅이 연달아 적중한 것이다.

철권3 한 판..? 1994 SONY 플레이스테이션 재출시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플스 1'이 돌아온다!)

닌텐도가 추억의 게임기 재발매로 큰 성과를 얻자 소니(SONY)의 플레이스테이션도 급하게 대열에 합류했다. 오는 12월 3일, 플레이스테이션 출시 24주년을 기념해 '플레이스테이션 1(이하 플스 1)'이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PlayStation Classic)'이란 이름으로 한정 발매 했다.


1994년 12월 3일 일본에서 처음 출시됐던 플스 1은 게임기 중 최초로 1억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역사적 제품이다. 이번에 재발매되는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은 오리지널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사이즈를 45% 줄인 미니 모델이며, 제품 상자까지 유사하게 디자인했다. 구성품으로는 외부 디스플레이에 연결하기 위한 HDMI 케이블, 전원 공급용 USB 케이블과 2개의 오리지널 컨트롤러가 동봉돼 있다. 컨트롤러 역시 '듀얼쇼크'로 불리는 진동 효과가 없는 초기 제품 그대로다.

게임기 안에는 총 20개의 플스 1 전용 게임이 내장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은 총 5가지로, 각각 <철권 3>, <와일드 암즈>, <파이널 판타지 7>, <점핑 플래시!>, <R4 릿지 레이서 타입 4> 등이다. 나머지 미공개된 15개 게임은 출시 국가 및 지역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고 한다.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추억의 철권 3을 다시 즐길 수 있다

사실 플레이스테이션은 과거부터 '추억 마케팅'을 잘 활용하던 브랜드다. 플레이스테이션 4를 발매했을 당시에도 '20여 년간 우리와 인생을 함께해 온 게임기'라는 콘셉트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물론 이는 모두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업계 최고 게임기 중 하나라는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브랜드 신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구점 앞 오락실 게임기를 집으로... 네오지오mini

NEOGEO가 뭔지 몰라도, SNK가 무슨 뜻인지 몰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저 글자들을 마주한 적이 있을 터다. 오락실, 혹은 문구점 앞에 쭈구려 앉은 채로. 이제 다시 한 번 저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는 집에서, 똑같은 오락실 게임기판과 함께 말이다.

출처: 네오지오
(어딘지 익숙한 화면)

SNK는 1990년대 업소용(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일약 최강자로 군림했던 일본의 게임 개발사다. 그리고 네오지오(NEOGEO)는 마치 가정용 게임기처럼 소프트웨어 카트리지만 교체해 운용할 수 있는 업소용 게임 기판 플랫폼을 말한다. SNK와 네오지오 플랫폼은 특히나 대전 격투 액션 장르에서 강세를 보였다. '아랑전설', '용호의 권', '사무라이 쇼다운', 그리고 가장 유명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등이 대표작이다.


(참조 기사 - <브랜드 흥망사> ‘한 우물’만 파야 했을까? 90년대 격투게임 지존, ‘SNK’)

그 SNK가 2018년 7월 24일,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네오지오 미니(NEOGEO mini)'를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9월 20일부터 온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네오지오 미니에는 3.5인치 LCD 모니터가 자체 탑재되어 있으며, 어린 시절 오락실마다 놓여 있던 업소용 게임 기기를 그대로 축소시킨 디자인을 하고 있다.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무게는 390g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조이스틱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지 않나 싶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다.

출처: snk 공식 홈페이지
(네오지오 mini 디자인과 크기)

하지만 게임 컨트롤러를 따로 연결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게 게임할 수도 있다. 컨트롤러는 2개까지 연결할 수 있어 친구와 대전도 가능하다. 또한 HDMI 단자가 있어 TV나 모니터 스크린과 연결해 큰 화면으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연결을 시켜주는 HDMI 케이블과 게임 컨트롤러는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아 별도 구매해야 한다. 전원은 USB C타입 단자를 연결해 켤 수 있다. 이동식 보조 배터리를 사용해도 전원을 킬 수 있다.


수록되어 있는 게임 수는 40주년을 기념한 듯 딱 40 개다. 게임을 새롭게 추가할 수는 없다. 아시아판과 국제(International)판이 따로 출시되는데, 각각 수록된 게임이 다르다. 아시아판은 좀 더 격투 게임 위주, 국제판은 슈팅 액션 게임 위주다. 한국 출시 버전은 물론 아시아판이다.


아시아판에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03까지를 비롯해, 사무라이 쇼다운, 용호의 권 등 인기 격투 게임들이 수록되어 있다. 격투 게임 뿐 아니라 메탈슬러그 시리즈 등 추억의 오락실 슈팅 액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일본 자국을 비롯해 해외 소비자들의 호응도 상당히 좋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6월 22일부터 진행된 예약판매 시작 1시간 반만에 조기 품절이 됐다. 7월 24일 공식 판매를 앞두고 22일 실시했던 사전 판매 때에도 준비했던 5000대가 개시 직후 빠르게 매진됐다.

미국에서도 역시 아마존 판매 개시 직후 품절이 됐다. 현재 국제판은 10월 15일(북미 현지시간)에야 새롭게 아마존에 입고된다고 한다.

1996 다마고치, 1998 디지몬 펜들럼 재출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생들은 누구나 한 번쯤 조그만 알 속에서 작고 귀여운 디지털 동물을 키워본 기억이 있을 터다. 바로 다마고치다. 지난 2017년 4월, 일본의 유명 게임 및 완구 업체 반다이(BANDAI)는 출시 21주년을 맞아 다마고치를 1996년 버전으로 재발매했다. 알에서 깨어난 동물 캐릭터를 육성하는 미니 게임기인 다마고치는 1996년 첫 발매 이후 1999년까지 무려 4000만 개의 판매고를 올린 '신드롬'적 게임기였다.

출처: 반다이 공식 홈페이지
(초창기 다마고치)

오리지널 다마고치 재발매에 대한 반응이 만족스러웠던 것일까? 지난 9월 10일, 반다이는 올해에도 역시 '다마고치 오리지널'을 추가로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반다이는 오리지널 다마고치뿐 아니라, 또 다른 '변종 다마고치'에 대한 향수도 놓치지 않았다. 2017년 4월 '디지털 몬스터 다마고치'를 재발매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디지털 몬스터 이후 버전인 '디지몬 펜들럼'을 재출시 했다.

출처: 반다이몰
(발매 20주년 기념으로 재출시된 디지몬 펜들럼)

1997년 6월 발매된 '디지털 몬스터'는 그 유명한 만화영화 디지몬 시리즈의 시초다. 벽돌 모양 다마고치 안에서 괴물을 키워 진화시키는 콘셉트였던 디지털 몬스터는 발매 이후 약 80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1998년에는 게임기 안에 진자를 넣어 흔들어 키우는 콘셉트의 '디지몬 펜들럼'을 출시해 또 한 번 흥행을 이어갔고, 이후 1999년 '디지몬 어드벤처'로 애니메이션화되며 세계적인 문화 현상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디지몬' 만화영화 시리즈의 성공은 2차 창작물이 원전을 완전히 넘어선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추억 마케팅은 왜 먹힐까? 추억은 본디 아름답기 때문

기억은 미화된다는 말이 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항상 부정적 정서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고, 그에 따라 과거를 추억할 때는 대부분 긍정적인 인상만을 떠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왜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에게 불합리한 이유로 '빠따'를 맞았던 추억을 상기하면서도, "그땐 그렇게 맞았었지"하며 껄껄 웃고는 그리운 듯 그 시절을 회상하지 않는가?

출처: 영화 <친구> 중 캡처
"껄껄"

추억 마케팅이 먹히는 이유도 '자동 기억 미화'에 기인한다. 과거 유행했던, 그리고 애용했던 제품을 다시 마주하기만 해도 우리는 그 옛날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했던 것' 같은 미화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낀다.


바로 그 기분, 해당 브랜드와 함께 했던 멋진 추억은 그 브랜드의 현재 인상에도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나이 들어 해당 브랜드를 떠나거나 잊었던 소비자들을 다시 돌아오게끔 한다. 과거를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대 소비자들에게는 호기심과 '경험한 적 없는 것에 대한 원인 모를 향수'를 유도해 관심을 환기시킨다.


이렇게 추억 마케팅은 얼핏 특정 세대만을 겨냥한 '이벤트성' 행사인듯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 충성도를 한층 넓고 깊이 제고시킬 수 있는 유용한 경영 전략이다.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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