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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예물은 뭐가 다를까? 시계는 2억이라던데..

조회수 2019. 3. 6. 1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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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윤식당2

배우 윤여정이 식당을 운영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착용해 화제가 되었던 네잎클로버 모양 귀고리가 있다.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알함브라 귀고리다. 브랜드 이름은 몰라도 그 디자인은 누구나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알함브라 디자인은 출시된 지 50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클래식이다. 명품 중의 명품, 하이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100년 넘게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온 비결은 무엇일까.

왕실의 보석, 반클리프 앤 아펠

출처: 반클리프 아펠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에스텔 아펠(좌), 알함브라 목걸이를 착용한 그레이스 켈리(우)

반클리프 아펠은 프랑스의 까르띠에와 쇼메, 이탈리아의 불가리, 뉴욕의 티파니앤코와 함께 세계 5대 하이주얼리 중 하나로 꼽힌다. 반클리프 아펠은 두 보석 가문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보석공의 아들 ‘알프레드 반클리프’와 보석 딜러의 딸 ‘에스텔 아펠’이 결혼하면서 1906년에 반클리프 아펠 메종을 설립하고 방돔 광장에 부티크를 오픈했다.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 덕분인지, 반클리프 아펠의 브랜드 철학은 '진실한 사랑'이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프랑스 방돔 광장에 자리한 반클리프 앤 아펠 부티크의 과거와 현재 모습)

반클리프 아펠은 전 세계 왕실이나 상류층, 셀럽의 맞춤형 주얼리를 제작하며 성장했다. 1956년 할리우드 배우에서 모나코 여왕이 된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 예물 세트를 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나코 왕 레니에 3세의 주문으로 세 줄의 진주 목걸이를 다이아몬드 클립으로 고정한 목걸이 세트를 만들었다. 이후에 반클리프 앤 아펠은 모나코의 ‘왕실 공식 보석상’으로 인정받으며 유명세를 탔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 예물 세트(좌)와 파라 팔레비의 왕관(우))

1966년에는 이란 팔레비 왕조의 왕비 파라 팔레비의 즉위식에 쓰인 왕관을 제작했다. 왕관은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루비 등 1541개의 보석으로 장식됐다. '왕실의 보석'으로서의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된 반클리프 아펠은 이후에도 최상급 원석과 세공 기술로 프랑스 상류 사회에서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제품 넘어 작품으로, 이야기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은 스토리가 있는 컬렉션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 가치를 구현한다. 각각의 제품이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제품이 모여 만든 컬렉션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앤 아펠이 구성한 동화의 일부(좌), 샤또 앙샹떼 클립(우))

동화 속 이야기 클립 컬렉션은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작품 "당나귀 가죽(Peau d'Âne)"을 반클리프 아펠만의 서사로 재탄생시킨 컬렉션이다. '샤또 앙샹떼 클립'은 동화 속 공주가 사는 아름다운 성으로, '로브 컬러 뒤 라 륀느 클립'은 공주가 입은 드레스의 형상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포레 메르베이으 클립'은 동화 속 배경이 되는 숲의 모습이다. 이렇게 각각의 제품이 한 편의 동화로 연결된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로브 컬러 뒤 라륀느 클립(좌), 포레 메르베이으 클립(우))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계 컬렉션은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며 화제를 모았다.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시계에서 연인은 '퐁 데 자르 다리' 위에서 만나고 헤어진다. 양산을 쓴 여성은 시(時)를, 등 뒤에 장미꽃을 든 남성은 분(分)을 가리킨다. 두 사람은 하루에 두 번, 정오와 자정에 다리 가운데서 만나 1분 동안 짧은 입맞춤을 하고 헤어진다. 가격은 2억 3000만 원에 달한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시계)

후속작 '포에틱 위시'에서 스토리가 이어진다. 결국 헤어진 연인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서로를 그리워한다. '포에틱 위시'는 두 가지 모델로 선보였다. ‘레이디아펠 포에틱 위시’는 여자가 낮에 에펠탑 위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본다. ‘미드나잇 포에틱 위시’는 남자가 저녁에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에펠탑을 올려다본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포에틱 위시'(좌), '미드나잇 포에틱 위시'(우))

반클리프 아펠은 이렇듯 제품의 예술성을 강조한 스토리를 창조한다. '제품을 넘어 작품을 만든다'는 독자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위해서다. 자신들의 제품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하는데, 관계자는 “(우리 제품을)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작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전시회를 연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클리프 아펠은 과시의 목적을 넘어 감상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브랜드와 제품이 담고 있는 스토리가 가치 소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덕분에 컬렉터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전시회와 보석 학교로 대중에게 다가서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레꼴의 강의 진행 모습)

반클리프 아펠은 브랜드 가치를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2012년에는 프랑스 방돔 광장에 보석 학교 '레꼴(L’Ecole)'을 열었다. 아마추어부터 전문가까지 폭넓은 대상에게 하이 주얼리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주얼리의 역사, 디자인, 원석, 장인 정신 등 하이 주얼리에 관련한 다양한 강의를 제공한다.

출처: 반클리프 아펠
(라크 드 노아 포스터)

2018년 4월 한국에서는 '라크 드 노아( L’Arche de Noé·노아의 방주)' 전시회를 열었다. 노아의 방주 테마로 제작한 클립 컬렉션을 대중에 선보이기 위함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회장 니콜라 보스(Nicolas Bos)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하이 주얼리 세계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길 바란다."는 취지를 밝혔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들도 쉽게 유행에 휩쓸리는 요즘, 반클리프 아펠의 브랜드 가치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이유다.

인터비즈 임혜민,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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