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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제친 가전업계 1위가 OOO이라고??

조회수 2019. 2. 16. 2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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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중국 경영자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1985년 35세의 젊은 나이로 '칭다오 냉장고 공장'의 지배인이 된 장 루이민의 이야기다. 당시 칭다오 냉장고 공장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렸다. 제품의 형편없는 품질과 부실한 경영 상태가 원인이었다. 1년간 공장장은 세 번이나 바뀌었고,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느 날 제품 하자로 인한 소비자의 항의 전화를 받은 그는 회사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전 직원을 창고로 불러 모은 뒤 쇠망치로 냉장고 76대를 박살 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 사건은 회사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출처: 위키피디아

그로부터 30여 년 뒤 작은 냉장고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백색가전 업체 '하이얼(Haier)'로 거듭났다. 전체 가전 시장에서 하이얼의 점유율은 10.5%로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419억 위안 (한화 약 40조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이얼의 성공 이유를 장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그 시작은 '따라하기'?

출처: 하이얼 페이스북

장 루이민 회장이 처음 지배인으로 부임했을 당시 하이얼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해 아주 뒤처진 회사였다. 회사의 규모도 작을뿐더러 해외 인지도도 매우 낮았다. 그는 유명 기업들과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장 회장은 항상 해외 진출에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선진국에 먼저 진출한 후 개도국에 진출하는 전략을 택했다.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자사의 성과와 약점을 분석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가령 GE의 '6시그마 경영'을 도입한 점이 그렇다. 6시그마란 GE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 거래 및 공정 과정 전 분야에서 품질을 측정, 분석하고 향상시켜 불량을 99.9% 제거하는 품질 향상 운동이다. 하이얼은 GE그룹이 시작한 6시그마 경영을 모델로 삼아 업무를 개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세계 유수의 가전 메이커 제품의 장·단점을 벤치마킹하며 제품 경쟁력을 키운 하이얼은 무사히 세계 가전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스스로를 극복하라"

많은 경영학자들이 하이얼만큼 변화에 적극적인 기업은 없다고 평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대기업들이 경직된 구조로 인해 변화에 도전하기를 꺼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하이얼에 변화는 필수적인 것이었다고 말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의 경계선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고객 주문을 직원들과 직접 연결하는 방법이었다. 개별 고객의 요구에 맞추려면 고객과 직원이 직접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구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했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장 회장은 먼저 기존의 중간관리층을 없앴다. 급기야 2013년과 2014년에는 전체 직원의 30%에 달하는 2만 6천명을 '해고(?)'했다. 그런데 이들을 모두 회사 밖으로 내보낸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창업을 하도록 했다. 기업이 오래 운영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중간관리층을 없애 조직 구조를 수평화하고, 이들이 회사 내부에 수많은 벤처 회사를 만들도록 회사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즉 회사가 일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면서 기술, 자본, 인력 등을 제공하고, 아이디어 발의부터 경영 전반은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꾸려가는 식이다. 하이얼은 이러한 조직 개편 운동을 ‘샤오웨이(小微, 매우 작음) 운동’이라 부른다.


현재 하이얼에는 200개 이상의 샤오웨이 회사들이 운영 중이다. 이 중 연 매출 1억 위안(한화 162억 500만 원) 이상인 기업만 100여 개다. 대표적으로 게임 전용 노트북을 만드는 ‘레이션(雷神)’이 있다. 4명의 PC 사업부 직원들이 모여 만든 이 기업은 2014년 이미 2억 5000만 위안(한화 405억 1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조직 구조가 수평적이고 독립적인 커뮤니티 형태로 변화하면서 성과 평가 및 보상 체계도 바뀌었다. 하이얼은 나이나 직급과 상관없이 고객을 유치한 실적과 그 결과물대로 봉급을 주고 승진을 시킨다. 철저한 성과·능력주의다. 일을 끝내기만 하면 보상을 받았던 과거와는 다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대규모 변화는 직원들의 불평을 야기할 수 있다. 업무 프로세스, 보고 체계, 성과평가, 내부 경쟁과 같이 그들에게 익숙했던 문화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직원들은 그저 시키는 일만 하면 됐다면, 이제부터는 본인들의 비즈니스를 직접 운영해 성과를 내야 한다. 완전히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직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이얼의 플랫폼 전략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메릴랜드대 스미스경영 대학원의 아닐 K. 굽타 교수는 회사가 그렇게 작은 조직 단위로 분할될 경우 주요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평균 30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샤오웨이 경영체에서는 지금의 하이얼을 있게 한 회사의 R&D 기술, 거대 규모의 공장, 광대한 물류 네트워크, 훌륭한 AS와 같은 요소들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출처: 하얼빈 페이스북

그러나 장 회장에게 조직의 변화와 실패는 필연적이다. 조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 실패했다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 조직 전체가 무너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반면 오래된 고정관념과 굳어진 패턴을 깨뜨리는 혁신은 조직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이를 위해 장 회장은 지금껏 경쟁이나 기술 등 외부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전에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왔다. 회사를 세분화하고, 경직된 조직구조와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없앴으며, '고객과 더 가까이'하는 경영모델을 발전시켰다.


장 회장은 "과거 하이얼이 한 대의 항공모함이었다면 지금은 여러 척의 배로 이뤄진 함대에 가깝다"고 말한다. 운영하고 관리해야 할 조직도, 그의 비전을 이해하고 설득시켜야 할 직원도 늘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스스로를 극복하라"는 장 회장의 경영철학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작고 보잘것없었던 냉장고 공장을 세계 1위 업체로 키워낸 지금도, 그의 혁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01호
필자 닐리마 마하잔

인터비즈 임유진, 이방실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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