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비즈

"저거 협찬아냐?" 연예인들이 입고 들고 바르는 것들을 볼 때 대중은 의심을 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연예인의 이미지를 자사 제품에 투영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모델비를 쓰고, PPL 광고(간접광고)를 한다. 하지만 때때로 돈 한푼 안 쓰고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두는 '천운'을 만나기도 한다. 1월달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다우니 어도러블' 사태도 그 중 하나다.

방탄소년단(BTS)은 평소 팬들과 자주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20일도 평범한 소통의 자리였다. BTS 멤버 정국은 공식 카페 채팅에서 "섬유유연제로 무엇을 쓰느냐"는 질문을 받자 "다우니 어도러블"이라고 답했다. 이후 아미(BTS 팬클럽)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팬들의 구매 인증이 이어지면서 쿠팡, 11번가, 위메프 등에서 다우니 품절대란이 일어났다.

한 업체는 "예상치 못한 상품 주문 폭주로 두 달치 판매수량이 하루 만에 판매됐다. 22일 오후 2시 이후 갑작스런 주문량 증가를 뒤늦게 인지해 품절처리를 시작했으나 그 과정에서 업체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주문 건이 인입되었다"고 사과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정국은 자신의 SNS에 '아미들... 저 섬유 유연제 거의 다 써서 사야 되는데... 다 품절#대단해아미'라는 트윗을 올렸다. 팬들은 이 글을 리트윗하며 "빨래요정 정국♥ 섬유유연제 광고 가즈아~"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윤아가 이상순, 이효리 부부에게 선물한 와플기계도 히트를 쳤다. 윤아가 민박객들을 위해 와플을 만드는 장면에서 잠깐 노출됐을 뿐인데, 방송된지 하루 만에 전국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PPL 아니야? 너무 티 난다" 등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논란은 '효리네 민박2 미공개 영상'에서 윤아가 촬영 전 직접 와플 기계를 구매하는 장면에 방영되면서 잠잠해졌다.

지난해 2월 방송 당시 업체가 4월은 돼야 재입고가 가능하다고 밝히자 일부 네티즌들은 해외 직구로 눈을 돌렸다. 직구 방법 등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인기는 쉬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더불어 개그맨 박준형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아내가 방송을 보고 윤아 와플 기계를 직구했다는 에피소드를 꺼낸 것이 기사화되면서 회사는 또 한번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2014년 말, 걸그룹 에이핑크의 기획사는 'LUV'의 안무 영상을 올렸다. 노래를 홍보하려는 목적이었겠지만 대중의 관심은 다른 곳에 집중됐다. 바로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이 입은 아이다스 레깅스. 이후 해당 레깅스는 입소문을 타고 '손나은 레깅스'로 불리며 완판되었다.

'레깅스 여신' '인간 아디다스'란 별명을 얻은 손나은은 2017년 아디다스 모델로 발탁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인생술집'은 출연진이 진짜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쉽게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부담스럽기 마련. 하지만 가수 홍진영의 얼굴은 끄덕없었다. 술 때문에 목은 새빨개졌음에도 얼굴 만큼은 처음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방송이 나간 후 SNS에는 '어떤 파운데이션을 쓰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홍진영은 팬들을 위해 유튜브에 '인생 술집에서 화제가 된 홍진영의 인생 파데(파운데이션) 비법 공개'란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본인의 화장품을 공개했다. 홍진영이 '미네랄바이오의 BB크림'을 소개한지 10분만에 제조사 공식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해당 제품은 주문량 급증으로 일시품절됐다.

이후 홍진영은 본인이 기획, 연구, 개발 등 상품 제작과정 전반에 참여한 화장품 '홍샷'을 2018년 7월 직접 론칭했다. 해당 제품은 론칭 당시 1만 세트가 조기 품절되면서 주문 금액이 약 10억 원을 달성하는 완판을 기록해 큰 화제를 일으켰다. '뜻밖의 PPL'을 넘어 '뜻밖의 CEO'의 길까지 걷게 된 홍진영의 브랜드 '홍샷'은 지난 11월 롯데면세점에 입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