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까르푸는 망했는데 '코스트코'는 어떻게 성공했나?

조회수 2019. 1. 31.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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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무덤에서 최고 매출 내는 코스트코의 성공 전략
출처: flickr

한국은 글로벌 유통업 강자인 월마트, 까르푸조차 기를 펴지 못 한 시장이다. 월마트는 9년, 까르푸는 10년 만에 초라하게 퇴장했고, 이 일로 한국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이들의 한국 진출 실패 요인으로 영업 방식의 '현지화 실패'를 꼽는 분석이 많다. 한국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94년 한국에 처음 진출해 본사 영업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코스트코(Costco Wholesale)다.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2015년 약 3조 2000억 원, 2016년 약 3조 5000억 원, 2017년에는 약 3조 8000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15개의 매장 중 서울 양재점은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중 최고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유통체의 무덤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코스트코의 전략은 무엇일까. 

출처: flickr
(코스트코 내부 모습. 창고형 매장 형태를 하고 있다)

① 낮은 마진율

코스트코는 대용량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결은 낮은 마진율에 있다. 국내 백화점이 약 30%~50%, 대형 마트가 30% 정도인 반면 코스트코의 마진율은 15% 이하로 제한돼 있다. 코스트코의 창업자 짐 시네갈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15%의 마진율이 돈을 벌기에도, 고객이 돈을 쓰기에도 가장 적당한 비율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아무리 잘 팔리는 제품이라도 마진율 15%를 넘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는다.


재고로 보관하는 물품도 4000여 종류밖에 되지 않는다. 월마트가 약 15만 종류의 재고를 쌓아두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양이다. 대신 질 좋은 제품만을 취급한다. 코스트코의 신념은 저급한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 그래서 선택의 폭이 줄어들더라도 좋은 제품을 다량으로 구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전략을 펼친다.  


② 1국가 1카드 

코스트코는 한 국가에서 오직 한 카드사와만 계약을 체결한다. 그래서 고객들은 지정된 카드사의 카드 또는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다. 지불 방식 제한이라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형마트, 백화점은 여러 카드사와 계약을 맺는다. 결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소비자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경우 평균적으로 매출의 1.5%에 달하는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코스트코가 한 카드사와만 계약을 맺는 이유다. 독점계약의 조건으로 수수료를 낮춰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코스트코가 독점계약을 체결한 삼성카드에 지불한 수수료는 매출의 약 0.7% 정도다.  

출처: 코스트코코리아 페이스북

③ 회원제

소비자에 제한이 없는 일반 유통 마트와는 달리,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만 코스트코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가와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국내 연회비는 3만 8500 원이다(일반 골드스타 회원권 기준). 회원 수는 국내 100만 명, 전 세계 9천200만 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를 제한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코스트코는 주기적으로 매장을 찾는 주 고객층을 확보해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해 6월 기준 코스트코의 회원 갱신율은 90%를 웃돈다. 일단 회원이 되면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④ 환불제 

환불제도도 독특하다. 코스트코는 고객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100% 환불해주는 상품보증제를 시행 중이다. 노트북, 카메라 등 몇 가지 전자 기기를 제외하고서는 구입 날짜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별다른 질문 없이 유연하게 진행되는 환불 절차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코스트코만의 전략이다. 코스트코의 조건 없는 환불의 일례로, 작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트리를 구매한 한 고객이 크리스마스 이후 '나무가 시들었다'며 환불을 받은 것이 알려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코스트코가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듯하다. 국내에 출범한지 24년 만에 매장을 15개까지 늘렸다. 매출도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이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 유통 업체도 이를 인식한 듯, 코스트코의 창고형 매장과 비슷한 형태의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스페셜' 등을 출점했다.

출처: 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

코스트코의 영향력은 유통업 뿐이 아니었다. 18년간 삼성카드와 독점계약을 맺고 있었던 코스트코코리아가 지난 8월 현대카드와 새로이 계약을 체결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로써 현대카드는 내년 5월부터 10년 동안 코스트코를 독점하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카드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내 코스트코 회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삼성카드의 고객 일부가 현대 카드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터비즈 최예지,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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