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면 '뺏어 입으라'는 이 청바지 회사는 무엇?

조회수 2019. 1. 29. 17: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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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청바지 얻고 싶은 사람~

리바이스(Levi's) 청바지를 공짜로 얻는 법? 간단합니다.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있는 모델들을 1) 찾고, 2) 뺏어 입으면 됩니다. 모델들의 위치는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가장 먼저 찾아서 잡기만 하면 됩니다. 바로 리바이스가 2009년 연 아이스파이(ISPY) 캠페인의 이야기입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 포켓몬고(PokemonGO)보다도 수 년 앞선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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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 아이스파이는 호주 내 시드니, 멜버른에서 열렸습니다. 트위터를 이용한 술래잡기라 할 수 있는데요. 모델들은 자신의 위치 정보를 계속해서 SNS로 노출시키고, 잡힐 때까지 트위터 사용자들과 소통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팔로워들이 모델들을 발견하면, "혹시 입고 계신 옷 리바이스 건가요?(Are those levis?)"라고 묻습니다. 그럼 모델들은 입고 있던 청바지를 벗어 자신을 찾은 팔로워에게 줍니다. 간단한 방식이죠. 이 캠페인에는 30만 명이 참여했고, 이후 리바이스 트위터 팔로워 수도 1450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후 해외 수많은 언론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죠.

출처: 리바이스 코리아

인기에 힘입어 2011년 한국에서도 아이스파이 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한국 신세계 강남점가 영등포점에서 진행되었고, 방식은 호주와 같았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는 모델들은 사용자들이 '찾았다'라고 SNS에 흔적을 남기면 청바지를 바로 벗어줬습니다. 리바이스의 아이스파이 캠페인은 잡고 잡히는 술래잡기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참여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성공적으로 유도한 사례입니다.

출처: 리바이스 코리아 트위터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2014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캠페인이 진행되었습니다.)

혼자서는 못 뽑는 코카콜라

출처: 코카콜라
(1병 가격에 2병(2 for 1)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0년 7월 20일 아르헨티나의 우정의 날(El Dia del Amigo)을 기념한 코카콜라의 우정 머신(friendship machine) 캠페인은 참가자들의 협동을 요구했습니다. 일단 이 자판기는 콜라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줍니다. 그런데 혼자는 못 뽑는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자판기의 길이는 무려 3.5m. 절대 혼자서는 동전을 넣는 입구까지 손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콜라를 사려면 주변 사람과 협동해서 무등을 하거나 인간 탑을 쌓아 콜라를 뽑아야 했습니다.

출처: 코카콜라 유튜브 캡처

다소 귀찮을 법도 하지만 사람들은 친구들과 모여 마치 게임을 하듯이 코카콜라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는 방식은 익숙한 과정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색다른 즐거움'이 소비자들을 움직인 것입니다. 캠페인이 진행된 9시간 동안 한 대의 자판기 당 약 800개 코카콜라 판매됐습니다. 이는 일반 자판기 판매 대비 1075%나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즐거움'을 발견한다면 때론 귀찮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코카콜라가 보여줬습니다. 근처에 이런 자판기 한 대 있으면 함께 도전해 볼 것 같지 않으신가요?

디진다돈까스, 피똥을 싸도 먹는 이유

출처: 트위터 캡처

'5분 안에 대왕덮밥 먹기'나 너무 매워 죽음의 돈까스라 불리는 신림동의 디진다돈까스같이 '극도로 매운 음식 먹기' 등 여러 푸드 챌린지로 홍보를 하는 음식점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배 터지게 먹는 것이 사실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항상 푸드파이터처럼 도전할까요? 푸드 챌린지를 여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이른바 '도장 깨기'를 하시는 분들도 많죠.

출처: 유튜버 프란 채널 캡처

단지 많이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위의 사진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목록'에 들고 싶어서 아닐까요? 온라인 게임에서 랭킹을 올리듯이 남들이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싶은 욕구가 우리를 이 무리한 도전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많은 음식점 사장님들은 잘 이해하고, 그것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인스타그램

위의 사례들처럼 사용자들에게 미션을 주고 달성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합니다. 경쟁적 요소를 더해 소비자들이 직접 움직이게 하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게이미피케이션은 여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계단을 밟으면 비트박스 등 여러 소리가 나게 하는 방식으로 계단 이용을 권장하는 캠페인도 일종의 게이미피케이션이죠. 이 외에도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 스타벅스의 리워드 별 적립 등 다양합니다. 

출처: Flammable TV 유튜브
(계단에서 피아노 소리가 나게 하자 평소보다 66%나 더 많은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해서는 동기 유발, 재미, 보상, 규칙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성과를 줄 것인지 명확히 설정해야 하죠. 또한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창출해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우정의 날에 친구와 함께 힘을 합쳐 살 수 있었던 코카콜라는 그들의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코카콜라에 대한 친근함도 한 층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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