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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또 시장 절대 강자 풀무원... 비결은 오감 디자인

어떻게 나또 특유의 거부감 없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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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으로 유명한 나또는 일본에서 대중화된 식품이지만, 한국에선 마니아층만 찾는 음식이었다. 특유의 냄새와 끈적이는 촉감 때문에 거부감을 가졌던 것. 이를 극복해 나또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기업이 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나또를 양산하기 시작한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나또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아 이들의 '감각적' 반응을 제품과 디자인에 녹여냈다. 


나또는 이제 막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300억 원 수준으로 2조 원 시장인 일본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최근 3년 새 연평균 성장률이 20%가 넘을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대상FNF,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등의 식품 기업들이 나또 시장에 진출했지만, 풀무원은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절대 강자다. 풀무원이 나또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출처풀무원

콩의 선별부터 소스까지... 나또 특유의 거부감 줄이기 위한 노력

출처풀무원

풀무원은 일본 나또를 모델로 삼았지만 나또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의 감각적 반응을 무엇보다 중시했다. 가장 먼저 나또 특유의 냄새를 최소화해야 했다. 나또 냄새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 소비자들은 낯선 냄새에 거부감부터 느꼈다. 풀무원은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수백 개의 나또균 중 가장 냄새가 안 나는 균을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나또균 냄새는 최소화하는 한편 나또에 뿌리는 소스의 향은 더 강하게 만들었다. 나또 용기에 들어있는 가쓰오 간장소스 향은 일반적으로 우동 등에 사용되는 가쓰오 소스보다 향이 더 강하다. 나또 자체의 낯선 냄새를 상쇄하고 나또를 처음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시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풀무원은 와사비, 유자 소스, 흑초 콜라겐 소스 나또 등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있다. 최근엔 버터의 고소한 냄새를 살린 어린이용 제품 '꼬마나또'도 출시하며 중장년층 위주의 타깃을 젊은 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출처풀무원

식품의 색깔은 맛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데 영향을 미친다. 풀무원은 삶았을 때 콩이 최대한 노랗게 보이는 콩을 선별하고 있다. 사람들은 콩 식품이라 하면 두부처럼 맑은 색깔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소스의 색깔도 최적의 채도로 맞춘다. 예로 겨자 소스의 경우 너무 노란색이면 소비자에게 인공적인 느낌을, 색깔이 너무 옅으면 재료를 너무 조금 넣었다는 오해를 줄 수 있어서다.


소스가 담기는 비닐 필름이 초록색인 데에도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초록색 와사비가 갈색 와사비보다 더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갈색빛 와사비를 보고 상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와사비는 재료 특성상 빛과 산소를 만나면 산화돼 옅은 갈색빛을 띤다. 하지만 소스에 초록색 색소 첨가물을 넣을 순 없었다. 풀무원은 합성 착향료, 합성 보존료, 합성 감미료를 넣는 것을 회사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다. 결국 대안으로 소스 필름을 초록색으로 인쇄해 빛에 의한 산화도 일부 방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줬다. 

섞어 먹는 나또 특성 살리고 불편함까지 해소한 포장 용기 디자인?

제품은 물론 포장 용기에도 공을 들였다. 풀무원 나또 용기의 안쪽 네 면에는 나또 콩의 크기와 거의 딱 맞는 약 0.5mm 폭의 골이 7개씩 패여 있다. 일본 나또 용기에는 없는 골이다. 콩이 골과 맞물리면서 잘 섞이도록 일부러 크기를 맞춘 것이다.


나또는 실 같은 끈끈한 점액(나또끼나제)이 생기도록 충분히 저어 기호에 따라 소스를 섞어 먹는 음식이다. 소비자들은 시각적으로 점액이 얼마나 많은지, 끈기가 얼마나 끈끈한지를 보면서 나또끼나제의 함량과 효능을 판단하게 된다. 나또끼나제, 즉 실이 많아 보이려면 일단 많이, 잘 저어야 한다. 나또가 처음인 한국인들은 나또를 젓는 데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콩과 비슷한 크기의 골이 맞물리면 접촉면이 늘어나 훨씬 잘 섞일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은 시각적으로 실의 힘을 확인하면서 제품의 효능을 우수하게 판단한다. 브랜드명이기도 한 '살아 있는 실의 힘'을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속 비닐 포장(좌)을 플라스틱 재질의 이너 트레이(우)로 교체)

출처풀무원

골 디자인은 청각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용기의 골을 따라 콩을 젓다 보면 '돌돌돌돌' 하는 소리가 난다. 이런 소리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콩이 잘 섞이고 있다고 느끼게 하면서, 콩을 젓는 행위에 익숙해지도록 돕는다. 나또를 먹어보지 않은 한국인들이 나또의 품질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나또를 평가하는 기준인 '실의 힘'을 시각, 청각적으로 손쉽게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최근 풀무원은 나또 전용 용기 안에 나또를 덮었던 얇은 비닐을 플라스틱 재질의 별도 속뚜껑으로 교체했다. 일명 이너 트레이다. 기존 비닐 포장은 벗겨내면 콩이 달라붙어 일일이 떼어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 이너 트레이는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아 편리하다. 사람들이 나또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끈적이는 촉감이다. 손에 묻었을 때 미끈미끈한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너 트레이는 나또가 손에 묻는 것을 최소화해준다.  


풀무원은 감각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나또의 효능과 맛을 소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 소비자들이 나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마니아의 취향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냄새가 강한' 나또도 출시할 계획이다. 


미각은 오감 중에서 취약하고 다른 감각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하다. 음식을 직접 보거나 냄새를 맡지 않으면 감자와 사과, 레드 와인과 커피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무리 몸에 좋은 맛, 좋은 음식이라 해도 감각적으로 불쾌함을 준다면 소비자들은 찾지 않을 것이다. 풀무원의 나또사례는 식품업이나 관련 기업이 미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맛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56호
필자 배미정 동아일보 기자

인터비즈 문채영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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