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아닙니다'..남은 음식 팔아 돈 버는 회사들

조회수 2018. 11. 29. 18: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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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음식의 3분의 1이 버려진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 달러(한화 1137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0년에는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양이 전 세계적으로 1초에 66톤, 1년이면 무려 21억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대로 된 조치가 없으면 머지않아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 이러한 식품자원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기업들이 있다.

작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

출처: 올리오 인스타그램
(올리오의 공동창립자(오른쪽))
휴가를 떠나거나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할 때마다 남은 음식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으신지? 영국의 올리오(Olio)는 이러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식재료 거래 앱이다. 이용자들은 간단히 사진과 설명, 픽업이 가능한 시간대와 장소를 포스팅해 필요한 사람에게 식품을 전달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모든 거래가 무료 혹은 기부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남는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대신 실제 먹을 것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와 식량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게 올리오의 취지다.  

쓰레기통에 버려질 뻔한 음식들...생각을 바꾸자 '돈'이 됐다

출처: 카르마 페이스북,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를 해결하면서 돈도 버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 푸드테크 스타트업 카르마(Karma)다. 카르마는 지역 내 음식점 및 카페에서 남은 음식을 소비자들에게 중개하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식당에서 판매하고 남은 잉여 식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다소 생소한 이 사업 모델은 출시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1500여개의 업체, 35만 명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며 급성장 중이다. 올 2월부터는 영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저 업체들이 식당에서 판매하고 남은 음식들을 앱 상에 등록한다. 업체들은 무료로 메뉴와 가격 정보를 등록할 수 있고,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일정 수수료를 카르마에 지급한다. 이렇게 판매 식품이 등록되면 카르마는 스마트폰 앱 이용자의 현재 위치에 기반해 주변 어느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지 푸시 알림을 보낸다. 만약 구매를 원하는 음식이 있다면 앱 상에서 간단하게 결제를 마친 뒤, 직접 해당 식당에 들러 음식을 가져가거나 배달을 받으면 된다. 이때 음식 값은 정상가의 절반 정도로 책정된다.  


카르마는 지금까지 해당 앱을 통해 절약한 음식이 175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판매자(식당)는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좋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카르마는 이러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그 수익성과 성장세를 인정받아 최근 여러 벤처캐피탈로부터 1200만 달러(한화 약 136억) 가량을 투자받기도 했다. 카르마의 운영진은 앞으로 회사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용자와 기업의 습관을 분석하고, 잉여 식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을 추적하는 등 좀 더 다양한 사업 방침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투굿투고 홈페이지

덴마크 기업 '투굿투고(Too Good To Go)' 역시 카르마와 비슷한 구조의 사업 모델(소비자와 남은 음식을 연결해 음식물 쓰레기 감소 추구)을 가지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투굿투고의 경우 음식점의 남은 음식 중개뿐만 아니라 라벨이나 포장 결함으로 판매하지 못한 주류, 제때 팔지 못한 꽃과 식물도 거래 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음식물 포장에 있어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가방, 대나무로 만든 포장용기를 제공하며 또 다른 쓰레기의 생성을 방지한다.

출처: 라스트오더 페이스북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오경석 대표가 지난 8월 창업한 (주)미로의 '라스트오더'는 폐점 시간이 다 돼 남은 음식을 '떨이'로 내놓는 동네 음식점과 손님들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해당 앱을 이용하면 우리 동네의 마감할인 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오 대표는 지난해 무작정 떠났던 유럽 여행에서 앞서 소개된 투굿투고라는 앱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경험이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앱을 통해 편리하고 저렴하게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취지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소비자들은 퇴근길에 그날 만든 음식을 값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좋아했고, 동네 음식점들의 경우 추가 매출 기회를 얻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식자재 재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줄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덕분에 라스트오더는 출시 한 달 만에 월 거래 1500건, 재구매율 50%를 달성했다. 오 대표는 현재 관악구, 마포구, 동작구 3개 지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라스트오더를 내년 상반기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연간 8000억 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해도 2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소리다. 식품산업과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사업은 이러한 식량자원 낭비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 참고 자료 

- 'A startup that came up with a clever way of cutting food waste has raised $12 million', <Business Insider>, August 2018. 

- 'Karma: The App Fighting (And Making Headway) In The Battle Of Food Waste', <Forbes>, September 2018. 

- 'Olio, the app that lets you share unwanted food items with your neighbours, picks up£6M Series A', <Techcrunch>, July 2018. 

- 'This new 'Seamless for food waste' lets you buy restaurants' surplus for around $3', <Business Insider>, August 2016. 

인터비즈 임유진, 이방실
inter-biz@naver.com 

* 표지 이미지 출처: 카르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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