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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으로 '이 것'까지 만드는 세상..도대체 왜?

조회수 2018. 10. 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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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똥으로 만드는 커피. 다들 들어보셨죠? 정확히는 사향고양이(인도네시아어로 루왁luwak)의 대변에서 채취한 커피 원두로 만드는 루왁커피를 말합니다. 원두 가격이 100g 당 10만~40만을 호가하며 한 잔에 3만~4만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사향고향이의 똥말고도 생각보다 여러 종류(?)의 똥들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아래 콘텐츠에서 4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루왁커피보다 비싼 코끼리똥 커피

출처: 블랙 아이보리 커피 페이스북

인도네시아에 고양이 똥으로 만든 루왁커피가 있다면, 태국에는 '코끼리똥 커피'으로 불리는 블랙 아이보리 커피(Black ivory coffee)가 있습니다. 루왁커피처럼 코끼리의 배설물에서 골라낸 원두로 만든 커피입니다. 코끼리똥 커피 한 잔의 가격은 5만~6만 원 사이로 루왁커피를 이기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꼽힙니다. 그러나 한 마리당 코끼리 사육 비용이 한 달 기준 약 1000달러(약 108만 원)가 들어가고, 33kg의 커피열매를 먹을 때 겨우 1kg의 블랙 아이보리 원두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태국은 본래 북부 고산지대에서 좋은 품질의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커피 재배에 최적의 기후와 토양을 지닌 이른바 '커피벨트(coffee belt)'에 속해있죠. 게다가 태국에는 코끼리까지 많으니, 코끼리똥 커피가 탄생할 만도 합니다. 해발 고도 1500m에서 자란 아라비카 원두를 먹은 코끼리의 똥 속 원두는 수작업으로 채집되고, 이후 건조 과정을 거쳐 '블랙 아이보리 원두'가 됩니다. 현재 코끼리똥 커피는 일반 카페에서는 마시기 어려우며, 태국과 몰디브 내 5성급 호텔 일부에 공급되고 있다고 하네요.

출처: 블랙 아이보리 커피 페이스북

염소똥으로 만든 아르간 오일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염소가 마치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모로코 남서부 지역의 염소들은 열매를 따먹기 위해 높이가 10m 정도 되는 아르간 나무에 오른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아르간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나무를 이동할 때마다 쫓아다니며, 염소들의 배설물을 줍는데요. 이 배설물 속 아르간 씨앗으로 '신이 선물한 황금 원액'이라 불리는 아르간 오일을 추출하는 것이죠.


해당 지역의 소수 민족인 '베르베르족'은 수 세기 동안 염소 배설물을 수거해 아르간 오일을 만들어왔는데요. 문제는 비타민 E가 풍부한 아르간 오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 100년간 아르간 숲의 3분의 1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르간 오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람들이 더 많은 염소들을 사들여 아르간 열매를 따먹게 했기 때문이죠. 디지털 뉴스국에 따르면 2003년 아르간 오일 사업은 벨기에로부터 1억3400만 디르함(약 174억 원)을 지원받아 3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으로 정작 아르간 나무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젠.... 사람 배설물까지? 인분으로 만든 인조고기

출처: 유튜브 캡처

어쩌면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할 엄청난 발명일 수 있습니다. 바로 2011년 일본의 생물학 연구팀이 개발한 인분을 재활용한 '인조고기'입니다. 오카야마 연구소의 미츠유키 이케다 교수는 "특수한 화학적 과정을 거쳐 인분에서 추출된 단백질을 스테이크 소스와 혼합해 인조고기(이른바 '똥 고기Turd Burger')를 만들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케다 박사에 따르면 해당 인조고기는 " 6단계의 화학적 과정을 거쳐 인체에 무해한 단백질로 이루어지며, 단백질 63%, 탄수화물 25%, 미네랄 9% 등이 함유되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식품"이라고 합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새로운' 고기가 지구의 환경 보호와 세계의 식량 및 기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불에 구우면 맛과 모양도 일반 소고기와 비슷하다고 하지만, 인분 고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쉽게 허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유튜브 캡처
(인조고기를 넣은 버거를 직접 시식하기도 한 미츠유키 이케다 교수)

처치 곤란이던 판다 똥, 휴지가 되다

출처: pixnio

영국 일간지 더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에서 멸종 위기 동물인 판다의 배설물로 만든 휴지가 곧 판매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 중국 쓰촨(四川)성에 위치한 한 기업이 판다보호연구센터와 협력해 판다의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만든 휴지를 상품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판다는 섬유질이 풍부한 대나무를 주식으로 먹는데요. 성인 판다의 하루 배설물은 10㎏에 달하며, 대나무 껍질을 먹고 난 후에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만 하루에 50㎏ 정도입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되는 셈이죠. 이러한 환경 문제에 더불어 판다의 소화기관을 거친 대나무는 제지 과정에 필요한 과당 제거 작업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판다똥 휴지가 개발된 것입니다. 처치 곤란이었던 판다 똥도 치우고, 환경 보호 효과도 있으니 일석이조의 제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판다의 배설물은 저온 살균과 박테리아 분석 등 완벽한 위생 과정을 거쳐 제지로 만들어지며, '판다 푸'(panda poo)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가격은 1상자에 6.36달러(약 7000원) 선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출처: 플리커, BY-SA
(철창 속에 갇힌 사향고양이. 잡식동물인 사향고양이에게 커피 열매만 먹여 영양실조 및 카페인 중독에 빠지게 한다.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이러한 동물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 똥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동물의 배설물 속 열매 찌꺼기나 씨앗을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분고기'나 '판다똥 휴지'처럼 점차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는데요. 먼저 배설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처리했다 하더라도 역시 소비자들에게 '똥'은 '똥'이기 때문이죠. 


환경 및 동물 보호 문제도 중요합니다. 루왁커피의 경우 사향고양이 학대 문제는 여전합니다. 또한, 더 많은 아르간 오일을 생산하기 위해 염소를 더 많이 사들여 오히려 아르간 오일이 죽어가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죠. 제품의 '희소성'을 쫓는 소비자들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고통받는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는 '똥 비즈니스'가 더 많이 나타나길 기대해봅니다.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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