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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날수록 물건 가격 내려파는 회사, 이유는?

조회수 2018. 9. 26.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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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니커즈 페이스북
(땅콩이 들어간 스니커즈 초코바)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 (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미국의 식품업체 마즈(Mars)가 자사 초콜릿 브랜드인 스니커즈 광고에서 항상 사용하는 슬로건이다. 이 문구는 사람들이 배가 고프면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때때로는 화까지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6년 스니커즈는 이 같은 사실에 착안하여 기발한 캠페인을 기획했다. 캠페인 이름은 '헝거리듬(Hungerithm)'이었는데 배고픔을 뜻하는 헝거(hunger)와 알고리즘(algorithm)의 합성어였다. 도대체 무슨 캠페인이길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화날수록 스니커즈 가격은 내려간다?

출처: Ads of the World 공식 유튜브 캡처
(사람들이 분노하는 정도가 높아질수록 스니커즈의 가격은 하락한다)

정치인 스캔들, 사소한 논쟁거리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심지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날씨 때문에 우울하다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스니커즈는 이 점을 이용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 상태를 파악한 후 그에 맞게 초콜릿 가격을 조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공간에 분노가 가득해질수록 초콜릿 가격을 낮췄다. 짜증이 솟구치거나 우울할 때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 좋다는 이론에 착안한 것이었다.


캠페인은 호주 전역에 있는 630여 개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협업하여 5주 동안 진행됐다. 스니커즈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분석해 사람들의 기분을 측정했다. 분석 대상은 SNS뿐만 아니라 비디오 채널, 뉴스 등 다양했다. 스니커즈는 하루에 약 1만 4000여 개의 게시물을 분석했다. 사용된 통계 시스템은 반어법과 은어까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꽤 정밀한 분석이 가능했다.


당시 세븐일레븐에서는 약 1.5달러에 스니커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가격은 하루에 140번도 넘게 변동됐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 지루한 월요일 점심시간에는 가격이 1.15달러로 미세하게 하락했다. 그러나 충격적인 내용의 TV 프로그램이라도 방영되는 날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출처: 스니커즈 오스트레일리아 홈페이지
(이 바코드를 가지고 세븐일레븐에 가면 싼 가격으로 스니커즈를 사 먹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7>에서 등장인물에게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자 사람들은 트위터에 분노하는 글을 올렸고 그 덕에 스니커즈의 가격은 59센트로 하락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당시에는 대통령 후보)이 공화당 후보 지지를 받는 날에는 50센트까지 곤두박질친 적도 있었다.


헝거리듬에 참여하는 법, 즉 화가 날 때 저렴한 가격에 스니커즈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거나 바우처를 인쇄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스니커즈 홈페이지에서 'Get A SNICKERS' 버튼을 클릭한 뒤 바코드를 다운로드하기만 하면 됐다. 전국 세븐일레븐 어디서든 이 바코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싼 가격에 스니커즈를 살 수 있었다.

출처: 스니커즈 오스트레일리아 홈페이지
(소비자는 스니커즈 홈페이지에서 바코드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가까운 세븐일레븐 매장을 확인할 수 있다)

캠페인 기간 동안 헝거리듬은 전 세계 매체에 3000만 번 이상 노출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호주 현지 매출도 67%나 증가했다.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Adweek)는 “올해의 가장 멋진 온 오프라인 캠페인 중 하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7년에는 칸 국제 광고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니커즈의 마케팅 매니저인 르네 루잉턴(Renee Lewington)은 “힘들고 지칠 때 스니커즈가 항상 옆에 있다는 메시지가 고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거철같이 사회적 쟁점이 많을 시기에 헝거리듬을 진행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니커즈는 추후에 호주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도 헝거리듬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2017년에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헝거리듬 캠페인이 진행됐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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