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귀찮은 日, 차도 빌리고 집도 빌리고 '이것'까지 빌린다?

조회수 2018. 9. 19.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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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다보면 만사가 귀찮아질 때가 있다. 머리를 써가며 비싼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지도 않고, 골치 아픈 인간관계를 관리하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이 귀찮은 일을 도와주거나 대신해줄 이들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귀찮은 일을 극단적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하면서 이들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역시 탄생했다고 한다.

귀찮음에도 종류가 있다? 셰어러, 러셔, 솔리스트!

출처: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 캡처
('귀차니즘'을 논할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이다.)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비즈니스는 이른바 '귀차니즘'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우선 '셰어러(Sharer)'라는 이름을 가진 소비자들은 물건을 소유한 뒤 계속 그것을 관리해야 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러셔(Rusher)'는 무엇인가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일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며, 솔리스트(Solist)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지속하는 것을 귀찮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가 생각하는 귀찮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 신소비자들이다. 

일본의 귀차니스트를 사로잡은 유망 아이템

① 집, 자동차 … 강아지까지 빌려드립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새로운 소비자 집단의 니즈를 포착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성장한 분야는 셰어링 서비스다. 주택이나 자동차 등 필수재라고 생각했던 물건들은 이제 무리해서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려는 경향이 커졌다. 특히 일본 내 자동차 셰어링 사업은 2017년 3월 기준 약 109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3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셰어링 서비스는 지금까지는 공유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도쿄에서는 '펫 셰어링 서비스'까지 등장해 1시간에 3600엔(약 3만5000원)의 가격에 애완동물을 대여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사물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니즈도 있다. 이들은 대행 사이트를 통해 퍼즐을 대신 맞춰줄 사람, 피겨 및 조립식 장난감을 대신 조립해줄 사람, RPG 게임을 대신해줄 사람 등을 찾기도 한다. 대표적인 대행 사이트로는 '란사즈'가 있다. 란사즈는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crowd+outsourcing, 대중의 참여를 통해 솔루션을 찾는 방법) 플랫폼으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인력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람을 바로 매칭시켜주는 사이트다. 2008년 개설 이래 2018년 4월까지 의뢰 건수가 193만 건을 돌파했으며 의뢰 총액은 약 2019억 엔(약 1조 9600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② 효율적으로 빨리빨리... 단편 콘텐츠부터 체육관까지

어떤 일이든 효율적으로 단시간에 처리하기를 원하는 러셔 소비자들은 콘텐츠 소비나 운동 마저도 짧고 굵게 하고 싶어한다.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15분 분량의 웹드라마, 1000자 분량의 인터넷소설, 20분 동안 근력운동을 끝낼 수 있는 체육관 등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결혼식 전문 업체인 '와타베 웨딩'에서는 드라이브스루로 결혼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출처: X body 공식 페이스북
(EMS 트레이닝)

러셔들을 위한 체육관 중 하나인 X body는 20분으로 6시간의 운동 효과를 내는 EMS 트레이닝(Electric Muscle Stimulation)으로 유명하다. 운동시 신체 곳곳에 약한 전기 자극을 줘서 평소에 비해 운동 효과를 높여주는 운동 방법이다. 몸을 단련하고 싶지만 오랜 시간 운동하기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은 X body 등을 통해 단시간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

③ 귀찮은 약속 따윈 필요없다. 솔로가 모여 함께, 즐겁게!

마지막으로, 솔리스트를 위해 혼자 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1인 술자리' 전문 술집이 전국에 2900개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1인석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에 그쳤던 기존의 '1인 노래방', '1인 고깃집' 등에서 발전한 형태로, 친구들과 스케줄을 조정할 필요 없이 그 순간 그 장소에 있는 새로운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혼술 전문 이자카야 '호로요이당'이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기술 발전에 따라 일본의 귀차니스트들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앞으로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할 수 있다는 점도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인터비즈 박근하
inter-biz@naver.com

* 이 글은 KOTRA 해외시장뉴스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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