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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

"경북 사투리가 왜 너희들 거야"...영국 버버리와 안동 버버리의 소송전

글로벌 기업과 국내 브랜드의 법적 공방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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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저작권 및 특허 분쟁은 삼성과 애플과의 법정공방처럼 대기업 간의 사례에 주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그러나 정작 대기업의 무차별 소송이 겁나는 쪽은 작은 기업이나 공공사업 등이다. 로얄티를 요구할 때도 있고, 경쟁사의 성장을 막으려는 소송도 숱하다. 대기업이 상표권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소송을 이용하기도 한다. 반면 국내 업체에서 이슈몰이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패러디를 한 경우도 적지 않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한국 캐릭터, 상품 등이 소송전에 휘말린 사례를 모아봤다.  

"호돌이는 사실 뚱뚱이입니다" 미국 켈로그사와 호돌이 표절 논란

(미국 켈로그사는 서울 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오른쪽)가 자사 캐릭터인 토니 주니어(왼쪽)를 모방했다는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 측에 캐릭터 사용중단을 요청했다. 토니주니어는 켈로그의 메인 캐릭터인 토니더타이거의 아들이라는 컨셉이다.)

출처각사 홈페이지 및 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올림픽의 공식마스코트인 호돌이는 1983년 디자인 공모를 거쳐 선정됐다. 2008년 미국의 팝 아트 예술가 피터 하틀라웁이 예술성과 친근성을 기준으로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를 평가했는데 호돌이는 이중 3위를 차지했을 만큼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는 왜 호돌이가 머리에 '뚫어뻥'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

이런 호돌이도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로 쓰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바로 미국의 시리얼 제조업체인 켈로그사가 자사의 호랑이 캐릭터와 호돌이가 유사하다는 이유를 들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마스코트 사용중단을 요청했던 것. 1970년대 광고용 만화 캐릭터인 토니주니어('호랑이 힘이 솟아나요'로 유명한 토니더타이거의 아들이라는 컨셉이다)와 포즈 등이 유사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켈로그사의 대표 캐릭터인 토니더타이거. 호돌이와 표절 논란이 불거진 토니 주니어의 아버지라는 게 공식 설정이다.)

출처켈로그 홈페이지

논란이 커질 조짐이 보이자 박세직 당시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켈로그사 회장과 직접 점심약속을 잡아 담판을 지었다. 박 전 위원장은 "켈로그 호랑이는 운동을 많이 해서 날씬하지만 호돌이는 뚱뚱하지 않느냐"며 다른 캐릭터(돼랑이?)라고 설득해야만 했다. 당시 켈로그사는 국내 시리얼 분야 라이벌 업체가 만약 IOC와 계약을 맺고 호돌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알려진다. 결국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국내 시리얼 업체(커피믹스 만드는 그 회사)가 호돌이 캐릭터를 쓰는 것을 금지한다는 약속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켈로그와 신경전 그 이후...극한직업 호돌이 편

(캬 주모!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은 수상에서도 치러졌다. 개막식 당시 보여준 호돌이의 호쾌한 수상스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캡쳐본

(호돌이 공익근무 시절?1987년 서울시청 앞에서 호돌이가 올림픽기와 국기를 일일이 올리고 있다.(좌), 서울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호돌이가 시내에서 택시운전 계도 운동을 펼치고 있다.(우))

출처국가기록원,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북 사투리가 왜 니네 회사 거예요?" 영국 버버리와 안동 버버리 분쟁

(체크무늬로 유명한 영국의 의류 브랜드 버버리)

출처버버리코리아

경북 안동의 작은 떡가게인 버버리찰떡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영국 버버리와 상표분쟁을 겪었다. 사연은 이렇다. 버버리찰떡은 2013년 2월 '버버리 단팥빵'을 출시하면서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했다. 버버리는 벙어리라는 뜻의 경북 사투리다. 버버리찰떡은 이를 먹으면 말을 잊을 정도로 맛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버리찰떡을 이어가는 한 업체가 단팥빵 브랜드를 새로 출시하자 영국 의류업체인 버버리는 이의를 제기했고, 특허신청이 거절됐다. 이에 버버리찰떡은 바로 특허심판원에 '상표등록 출원 거절 결정 불복' 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른다. 글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순 우리말을 지역 특산품에 쓰지 못하게 막는 것은 글로벌 기업의 횡포라는 반발이었다. 

(버버리 단팥빵과 패션 브랜드 버버리를 혼동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출처버버리코리아(좌), 경상북도 홈페이지

결국 법원은 버버리찰떡의 손을 들어준다. 버버리 상표를 단팥빵에 사용하더라도 수요자들이 영국의 버버리 상표와는 혼동할 염려가 없다는 이유였다.

"애플이 또..." 한국 스타트업 이플 완승으로 끝난 애플과의 상표권 분쟁

(한국의 스타트업인 스마트비투엠의 명함 스캐너)

출처스마트비투엠

2013년 창업한 스마트비투엠은 명함을 스캔하면 명함 속 문자가 모두 저장되는 스캐너를 개발했다. 이를 이플이라고 이름 지은 이 회사 측은 2015년 상표권 등록을 했으나, 아이폰으로 유명한 글로벌 업체인 애플(Apple)이 이의 신청을 하면서 상표 분쟁이 시작됐다. 당시 스마트비투엠 측은 '이플'이 '일렉트로닉(electronic)', 무언가를 가능하게 한다는 뜻의 영단어(enable)를 조합한 'ee'와 사람을 의미하는 '피플(people)'을 조합한 합성어라고 설명했다.

출처동아일보 DB

이와 같은 특허 분쟁이 붙을 경우 특허청은 상표를 외관, 관념, 호칭 세 측면에서 유사성 여부를 판단한다. 상표 외관이나 관념상으로 같은 상표로 보기 어려워 보였다. 문제는 호칭이었다. 당시 분쟁에서 스마트비투엠 측은 미국인들은 ee를 보통 '이' 발음하지 '애'로 발음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덕분에 결국 거대기업의 으름장에도 상표를 지켜낼 수 있었다.


애플은 20여 전에도 디자인 유사성을 들어 국내 중견기업을 압박하기도 했다. 1999년 삼보컴퓨터는 코리아데이타시스템(KDS)과 미국 내 합작사인 이머신즈(emachines)를 설립하고 저가 컴퓨터 판매에 나섰다. 당시엔 미국 내 PC점유율이 10%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애플은 삼보 이머신즈가 자사의 컴퓨터 브랜드인 아이맥의 디자인을 표절했다며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삼보컴퓨터 측은 운영체제가 다르고, 저가 시장을 노리는 이원과 고급품 수요인 아이맥과의 가격대도 다르다고 항변했다. 반투명 디자인은 당시 PC시장의 트렌드라는 점을 삼보컴퓨터 측은 강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디자인 유사성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훗날 삼성 스마트폰으과의 분쟁으로 이어진다.  

(삼보 이머신즈 이원(좌)과 애플의 아이맥(우))

출처온라인 컴퓨터샵 캡쳐

에르메스 호텔? 아웃백 러브호텔? 대놓고 패러디는 철퇴

(세계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로고(좌)와 이를 패러디한 러브호텔 로고(우))

전북 전주의 무인숙박시설 아웃백 무인텔은 건물 외벽과 세면도구 등에 글로벌 레스토랑 체인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로고와 비슷한 상표를 붙여서 운영했다. 2015년 이를 알게 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측은 “퇴폐적인 러브호텔에 비슷한 상표를 사용해 상표의 식별력과 명성을 해쳤다”며 해당 숙박시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결국 숙박업체가 상표를 모두 떼고 총 6000만원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외식업체가 국내에서 20여년 간 영업해 인지도를 쌓았고 소비자들에겐 이 상표가 해당 업체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지칭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숙박시설의 상표는 외식업체의 것과 글자 배치와 그림 형상 등이 상당히 유사하다"며 "나체 여인을 형상화한 도안 등을 고려하면 해당 무인텔이 이 상표를 사용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광고를 통해 쌓아온 패밀리 레스토랑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유명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국내 호텔이 자사 상표명을 도용했다고 문제 삼은 적이 있다. 2005년 부산의 한 호텔은 에르메스와 영문이 동일한 '헤르메스 호텔'이라는 명칭을 특허청에 상표출원 했지만 결국 거절 당했다. 여기에 에르메스 측의 한국 법률 업무를 대행하던 로펌 김앤장이 상호변경을 요구하자, 호텔 측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기 전에 상호 변경을 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하고 이를 호메르스로 바꾸었다. 이보다 앞서 2004년엔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 인근의 한 호텔도 법적 분쟁 소지 때문에 '헤르메스 호텔'에서 '제우메스 호텔'로 상호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비즈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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